모유수유가 잘 안 될 때 흔히 원인으로 지목되는 아기의 설소대 단축증이 미국에서 실제보다 많이 진단되고 수술도 필요 이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P 통신에 따르면 미국소아과학회(AAP)는 2024년 7월 낸 보고서에서 혀 밑 조직을 가위나 레이저로 잘라내는 설소대 수술이 '거의 유행병' 수준으로 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혀 밑 짧아 못 먹는다"는 진단, 절반은 빗나갔다
설소대 단축증은 혀 밑과 입안 바닥을 잇는 얇은 막이 짧아 혀를 충분히 내밀거나 들어올리지 못하는 선천적 구조를 말합니다. 혀로 유두를 제대로 물지 못해 모유수유가 아프고 힘들어지는 원인으로 꼽힙니다.
보고서를 함께 쓴 콜로라도의 소아과 전문의 마야 부닉(Maya Bunik)은 "거의 유행병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에서 해마다 이 수술을 받는 아기가 1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통계조차 없습니다. 보고서가 인용한 연구에 따르면 설소대 단축증의 특징을 보이는 아기 중 실제로 모유수유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는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진단 기준도 치료법 합의도 없다
설소대 진단은 전 세계에서 늘고 있지만 통일된 진단 기준이나 치료 합의는 없습니다. 2020년 미국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학회는 일부 지역에서 설소대가 과잉진단되고 있고 레이저 시술이 다른 방법보다 낫다는 근거도 부족하다는 성명을 냈습니다. 2021년 국제모유수유의학회도 치료 결정에는 높은 수준의 임상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국소아치과학회(AAPD)는 2022년 정책문에서 설소대가 있다고 모든 아기에게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며 여러 전문의가 함께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치과의사협회(ADA)는 AP의 질의에 이 정책문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치과의 레이저 시술, 1회 105만원
소아과 의사들은 모유수유에 어려움을 겪는 아기의 부모가 소아과보다 먼저 치과를 찾아 레이저로 설소대를 잘라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합니다. 비용은 750~800달러, 한국 돈으로 약 105만~112만원에 이릅니다.
콜로라도주 잉글우드에 사는 헤일리 브라운(33)은 조산으로 태어난 아들 샤일로가 모유를 잘 먹지 못하자 소셜미디어에서 알게 된 덴버의 한 치과를 찾았습니다. 치과는 샤일로에게 설소대와 입술소대(윗입술 안쪽 막)까지 진단하고 750달러짜리 레이저 시술을 했습니다. 수유는 바로 나아졌습니다. 그러나 둘째를 낳은 뒤 다른 전문가에게서 "가위로 간단히 잘랐어도 됐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브라운은 "치과로 바로 가기 전에 소아과 의사와 먼저 상담했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설소대 수술은 드물지 않습니다. 김남균 연세굿플란트치과의원 치과전문의는 설소대 수술의 건강보험 적용이 소아의 언어 발달·삼킴 장애나 성인의 발음 장애처럼 기능적 문제가 확인된 경우로 한정되며, 미용 목적이거나 증상이 없다면 비급여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소아과학회가 요구하는 방향도 진단명이 아니라 실제 기능 장애를 수술의 기준으로 삼으라는 것입니다. 다만 한국에서 미국처럼 진단 자체가 과도하다는 논쟁이 공식적으로 제기된 적은 아직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