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주가 치과의사가 부족한 지역을 위해 새로운 직업을 만들었습니다. 치과대학의 절반도 안 되는 3년 교육만 받아도 충전이나 발치 같은 기본 치료를 할 수 있는 '치과치료사'입니다.
AP 통신에 따르면 미시간주는 의사와 간호사, 치과의사 등 의료 인력이 전반적으로 부족해지자 여러 대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간호사에게 처방 권한을 넓혀 주거나 외국에서 학위를 딴 의사에게 임시 면허를 내주는 방안과 함께, 치과 분야에서는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 사이에 새로운 직업을 두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3년 교육받고 현장에 나선 첫 치과치료사
미시간주 첫 치과치료사는 데이나 오비입니다. 어린 쌍둥이를 키우던 30대 후반에 치과보조원에서 치과치료사로 진로를 바꿨고, 미시간 일차의료협회(Michigan Primary Care Association)의 장학금을 받아 워싱턴주에서 3년 과정을 마쳤습니다. 오비는 지난해 9월부터 어퍼반도의 지역보건소인 베이밀스 보건센터에서 저소득층과 무보험자를 진료하고 있습니다.
미시간주 의회는 2018년 이 직업을 법으로 승인했지만 시행 규칙을 만들고 저소득층 의료보장 제도인 메디케이드 수가 체계를 정비하는 데만 7년이 걸렸습니다. 치과치료사를 길러낼 정규 교육과정은 페리스주립대학교에 처음 생기지만 문을 열기까지는 아직 몇 년 더 걸립니다.
8년 교육에 빚 4억 원, 지방엔 가지 않는다
치과의사가 되려면 8년을 공부해야 하고 졸업할 때 학자금 빚이 평균 4억 원 안팎에 이릅니다. 미국 교육 통계 기관 에듀케이션데이터이니셔티브 집계 결과입니다. 오비는 "그렇게 큰 빚을 지고 졸업한 사람에게 쥐꼬리만한 월급을 주며 지방에서 일하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 결과 치과의사들은 벌이가 되는 도심 개원가로 몰리고, 인구가 적고 저소득층이 많은 지역은 치과의사를 구하기 어려운 상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찬반은 여전히 팽팽하다
미시간 일차의료협회에서 치과치료사 배치를 맡고 있는 미스티 데이비스는 "지역사회를 더 잘 돌보려면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미시간치과의사협회(Michigan Dental Association) 회장 셰리 뉴먼은 새 직업을 만들기보다 기존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를 더 많이 길러내고,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진로 홍보를 늘리는 편이 낫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의사와 치과의사 단체들은 '중간 단계' 직업이 늘어나면 환자가 누구에게 어떤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 헷갈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 사이의 중간 직업이 없습니다. 법으로 인정되는 직군은 이 둘뿐입니다. 다만 사정은 결이 다릅니다. 국내 치과 개원의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국내 치과 개원의의 77.4%가 지난해 채용 공고를 냈고, 인력난의 원인으로는 '치과위생사 부족'이 35.5%로 가장 많이 꼽혔습니다. 인력난 체감도는 10점 만점에 8.16점이었는데, 치과가 몰려 있는 수도권이 8.42점으로 지방(7.75점)보다 오히려 더 높았습니다. 치과의사가 모자란 미국과 달리 한국은 치과의사를 도와 진료를 보조할 치과위생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쪽에 가깝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