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하이오주에서는 아이가 자연스럽게 빠진 젖니가 오염물질 노출을 확인하는 자료로 쓰이고 있습니다.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연구진이 도로에 뿌려진 방사성 유전 폐수에 주민들이 얼마나 노출됐는지 알아보기 위해 아이들의 젖니와 어른의 발톱, 흙 시료를 기증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 조사는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환경역학자 아버 퀴스트 교수가 이끄는 탐색 연구로 리킹, 코쇼크턴, 애슈터뷸라 세 카운티(county·미국의 기초 행정구역) 주민을 대상으로 올여름 시작됐습니다.
도로에 뿌린 방사성 폐수
오하이오주 일부 지역에서는 40년 넘게 오일필드 브라인, 즉 원유와 가스를 뽑아 올릴 때 함께 올라오는 짠 폐수를 도로에 뿌려 왔습니다. 겨울철 결빙을 막고 먼지를 가라앉히는 용도입니다. 이 관행은 1985년부터 오하이오주에서 합법이었고 정유 업체 입장에서는 처리해야 할 폐기물을 관할 지자체에 무상으로 넘기는 셈이라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하이오주 천연자원부가 26개 카운티, 10개 지층에서 나온 107개 유정의 브라인을 조사한 결과 전부 환경으로 그냥 흘려보내기에는 너무 방사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브라인에 든 라듐은 화학적으로 칼슘과 성질이 비슷해 몸에 들어가면 뼈에 칼슘처럼 쌓입니다. 라듐이 붕괴하면서 만드는 라돈은 색도 냄새도 없는 기체로, 미국에서 폐암을 일으키는 원인 중 흡연에 이어 두 번째로 꼽힙니다. 지역 주민이자 브라인 살포 반대 운동을 벌여 온 재키 모건은 "빗물이 라듐을 사람들의 텃밭으로 씻어 내려 아이들이 먹는 채소를 기르는 땅에 스며들고 시냇물과 지하수로도 흘러간다"고 말했습니다.

젖니와 발톱이 남기는 기록

연구진이 모으는 시료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발톱을 기증하려면 최근 1년간 리킹 카운티에 살았어야 하고 젖니를 기증하려면 그 이가 자란 아이가 임신 2·3삼분기와 태어난 뒤 1년을 이 지역에서 보냈어야 합니다. 참여자에게는 기프트카드를 줍니다.
이 조건은 조사의 목표를 보여줍니다. 혈액검사는 최근 며칠에서 몇 주 사이의 노출만 드러내지만 치아는 만들어지는 그 시기에 몸에 들어온 물질을 조직 안에 남긴 채 자랍니다. 그래서 이미 빠진 젖니 하나가 태아기부터 영유아기까지 그 아이가 무엇에 노출됐는지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자료가 됩니다. 퀴스트 교수는 "이 프로젝트는 이번 여름에야 시작됐다"면서도 "사람들이 관심이 많고 궁금해한다"고 말했습니다.
멈춰 있는 금지 법안
브라인 살포를 막으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이를 금지하는 오하이오주 상원 법안 329호가 발의돼 지난 2월 상원 농업천연자원위원회에서 두 번째 청문회가 열렸지만 이후 별다른 진전이 없습니다. 모건은 이 법안을 만든 지역구 상원의원을 만나 "그가 시간을 충분히 내 우리 말을 듣고 질문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그랜빌 타운십은 이미 브라인 대신 물과 도로용 소금을 섞은 자체 제빙제로 바꿔 오염 물질 없이 도로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도로에 방사성 폐수를 뿌리는 이런 관행 자체가 없습니다. 국내 원유·가스 채굴 규모가 오하이오주와 비교할 정도가 아니고 제설에는 주로 소금과 염화칼슘을 씁니다. 다만 라돈은 한국에서도 낯선 물질이 아닙니다. 환경부의 실내공기질 관리법 시행규칙은 신축 공동주택의 실내 라돈 농도를 148Bq/㎥ 이하로 관리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는 어른이 사는 집의 공기 중 농도를 관리하는 기준이라 오하이오주처럼 태아기·영유아기 노출을 젖니로 되짚어 보는 조사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국내에서 아이들의 오염물질 노출을 다룬 조사는 대개 혈액이나 소변 검사로 이뤄지며 젖니를 이용해 노출 이력을 추적한 사례는 찾지 못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