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이 부러진 축구선수 두 명이 수술도, 치아를 철선으로 묶어 고정하는 치료도 받지 않은 채 머리에 쓰는 보호대 하나만으로 2026 월드컵 경기장에 돌아왔습니다.

AP 통신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수비수 슈테판 포슈와 잉글랜드 수비수 제드 스펜스는 대회 기간 내내 검은색 턱 보호대를 쓰고 그대로 뛰었습니다. 뒤통수와 정수리, 턱 아래를 끈으로 감싸 턱뼈를 받쳐주는 맞춤 제작 장치입니다.

수술 대신 보호대를 택한 선수들

스펜스는 토트넘 소속으로 뛴 프리미어리그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헤더 경합 중 팔꿈치에 맞아 턱이 부러졌습니다. 수술을 받으면 월드컵 출전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었기 때문에 그는 보호대를 택했습니다. 대회를 앞두고 그는 "불편하지만 다행히 저는 발로 축구를 하지 턱으로 하지는 않으니까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월드컵에서 잉글랜드가 치른 네 경기에 모두 출전했으며 콩고와의 32강전에는 선발로 나섰습니다.

포슈는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인 요르단전에서 상대 선수와 충돌해 턱을 다쳤습니다. 오스트리아는 그가 대회에서 완전히 빠질 것을 걱정했지만 포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두 차례 오가며 보호대를 맞춘 뒤 다음 경기인 아르헨티나전에 맞춰 돌아왔습니다.

코뼈 마스크와 다른 턱 보호대의 원리

선수가 다친 얼굴을 가리고 뛰는 일 자체는 드물지 않습니다. 킬리안 음바페는 2024년 유럽선수권 개막전에서 코뼈가 부러진 뒤 마스크를 쓰고 뛰었습니다. 전 체코 국가대표 골키퍼 페트르 체흐는 두개골 부상 이후 여러 해 동안 헬멧을 썼습니다. 코뼈나 광대뼈는 고정된 뼈라 겉에서 덮어 보호하면 되지만 아래턱은 말하고 씹을 때마다 움직이는 관절이라 같은 방식이 통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하악골(아래턱뼈) 골절은 보통 두 가지로 치료합니다. 금만 가고 뼈가 거의 벌어지지 않았다면 위아래 치아를 철선으로 묶어 고정합니다. 뼈가 많이 어긋났다면 뼈를 노출시켜 금속판과 나사로 고정하는 수술을 합니다. 두 방법 모두 뼈가 완전히 붙는 6~8주 동안 입을 크게 벌리거나 딱딱한 음식을 먹을 수 없습니다. 선수들이 쓴 보호대는 턱 안쪽을 묶는 대신 머리 바깥쪽에서 턱을 감싸 지지하는 방식이어서 발치나 수술 없이 빠르게 경기장으로 돌아갈 길을 열어줬습니다. 다만 턱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일상적인 저작이나 발음에는 여전히 제약이 따릅니다.

한국에서는 아직 낯선 선택

국내에서는 구강악안면외과가 하악골절을 전담하며 교통사고나 충돌처럼 뼈가 많이 어긋난 경우 대부분 금속판을 쓰는 수술로 고정합니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골절이라도 치아를 철선으로 묶는 고정 장치를 최대 4주 가까이 유지해야 하며 그동안은 운동은 물론 평소 식사도 쉽지 않습니다. 선수 개개인에게 맞춰 제작하는 외부형 턱 보호대는 아직 국내 병원이나 학교·실업 스포츠 현장에서는 널리 쓰이지 않는 장비입니다. 특수 제작 장비로 선수를 수술 없이 빠르게 복귀시키는 이번 방식은, 그래서 국내 스포츠 현장의 턱 부상 대응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뒤통수와 정수리, 턱 아래를 감싸는 끈으로 이루어진 검은색 보호대
축구 등 접촉이 많은 스포츠에서 턱뼈를 지지하도록 맞춤 제작하는 외부형 보호대를 보여주는 사진. AI 이미지
왼쪽은 하악골에 금속판을 고정한 단면도, 오른쪽은 머리와 턱을 감싸는 끈 보호대를 쓴 옆모습
금속판과 나사로 턱뼈를 고정하는 수술(왼쪽)과 머리 바깥쪽에서 턱을 감싸는 보호대 착용(오른쪽)의 차이를 비교한 그림. AI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