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치아를 씌우거나 때우기 위해 삭제하던 중 신경(치수)이 드러나 그 자리에서 처치를 받았습니다. 신경을 전부 제거하는 치료 대신 일부만 남기고 끝냈다는 설명을 들었는데, 영구치인데 이렇게 마무리해도 괜찮은지, 나중에 다시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지 걱정됩니다.

짧은 답변

치아머리 쪽(치관부) 신경만 제거하고 뿌리 쪽(치근부) 신경의 생활력을 유지하는 치료법이 실제로 있습니다. 치수절단술이라고 부르며 치근 발육이 끝난 성숙한 영구치에도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설명되어 있습니다. 다만 이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지는 노출 당시 출혈이 짧은 시간 안에 멎었는지, 노출 전에 신경 깊숙이 염증이 진행됐다는 신호가 없었는지에 따라 갈리고 치료 후에도 신경이 실제로 살아 있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뒤따릅니다.

왜 그런가요?

치수절단술은 신경의 어디까지 남기는 치료인가요

치아 속 신경 조직인 치수는 치아머리 쪽 넓은 공간을 채우는 치관부 치수와 뿌리 속 가는 관을 따라 이어지는 치근부 치수로 나뉩니다. 치수절단술은 치관부 치수만 제거하고 근관이 시작되는 입구 부위에 MTA 등 생체적합성 재료를 적용해 그 아래 치근부 치수의 생활력을 유지시키는 치료법입니다.

직접 치수복조, 치수절단술, 근관치료에서 남기거나 제거하는 치수 범위를 비교한 치아 단면도

직접 치수복조는 치수 전체를 그대로 남기고 노출 부위만 덮고, 치수절단술은 치관부 치수만 제거해 치근부 치수를 남기고, 근관치료는 치관부와 치근부 치수를 모두 제거합니다.

노출 부위가 아주 작고 자발통 없이 정상 생활력을 보이며 세척 후 10분 이내에 지혈이 되는 경우에는 노출 부위만 덮어 신경 전체를 그대로 유지하는 직접 치수복조술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치수절단술은 이보다 손상이 깊거나 넓다고 판단될 때 치관부 신경 전체를 근관 입구까지 걷어내고 그 아래만 살리는 방법입니다.

어떤 조건이 치료 범위를 가르나요

드러난 신경에 생긴 염증이 자극을 없애면 가라앉는 정도인지, 스스로 회복되지 않는 정도까지 진행된 상태인지에 따라 치료의 목표가 달라집니다. 자극원을 제거하면 회복될 수 있는 상태를 가역성 치수염이라고 하며 이 단계에서는 신경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향이 우선됩니다. 하지만 회복이 어려운 정도로 진행된 치수염이라면 치관부 신경 전체를 제거하는 치수절단술이 응급처치나 정식 치료로 쓰일 수 있습니다.

치료 중 신경이 드러나면 그 부위를 세척액으로 적신 상태에서 지혈이 얼마나 빨리 되는지를 확인합니다. 짧은 시간 안에 피가 멎으면 손상이 표면에 국한된 것으로 보고 노출 부위 표면 1~2mm만 제거하는 부분 치수절단술처럼 더 적게 걷어내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지혈이 오래 걸리면 염증이 신경 깊은 곳까지 진행된 것으로 보아 치관부 신경 전체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넘어갑니다. 노출된 원인도 영향을 줍니다. 외상처럼 갑자기 노출된 경우가 오래된 우식으로 서서히 신경까지 침범된 경우보다 예후가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치아의 치근 발육 상태도 치료 방법을 가릅니다. 치근 끝(치근단)이 아직 다 자라지 않은 미성숙 영구치라면 근관이 시작되는 치경부 위치까지 치관부 신경을 제거하는 방법이 전통적으로 쓰입니다. 남은 치근부 신경이 계속 상아질을 만들어 치근이 마저 자라도록 유도하려는 목적이 큽니다. 반면 치근 발육이 이미 끝난 성숙한 영구치에서는, 통증을 가라앉히는 응급처치나 회복이 어려운 정도로 진행된 치수염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치수절단술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치료 후에는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신경 일부를 남기는 치료를 받았다고 해서 그것으로 완전히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남은 치근부 신경이 이후에도 계속 살아 있는지는 시간을 두고 확인해야 합니다. 온도 검사 등으로 신경이 반응하는지 보고 방사선 사진으로 치근 주변에 새로운 변화가 없는지 살피는 경과 관찰이 뒤따릅니다. 재료를 덮은 자리 아래로 신경 조직이 스스로 상아질을 만들어 막는 상아질교가 형성되는 것이 좋은 신호로 여겨집니다.

반대로 남은 신경이 결국 치수괴사로 진행되면 그때는 근관치료로 넘어가게 됩니다. 또 하나 알아 둘 점은, 신경을 보존하는 재료를 덮은 자리 아래로 근관이 서서히 좁아지는 석회화가 진행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나중에 근관치료가 필요해지면 좁아진 근관을 찾는 일이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크라운이나 브릿지처럼 오래 유지해야 하는 보철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 점이 특히 중요합니다. 보철 전에 신경을 보존하는 치료를 하고 시간이 지난 뒤 근관치료가 필요해졌을 때 근관이 이미 심하게 석회화되어 있어 치료가 까다로웠던 임상 사례도 보고되어 있으니 신경 상태가 안정적인지 먼저 확인한 뒤 다음 단계를 진행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