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어린아이 입안에 물집이 여러 개 생기더니 터지면서 아프고 피가 나는 상처로 바뀌었습니다. 아파서 밥을 잘 먹으려 하지 않습니다. 헤르페스인지 궁금합니다.

짧은 답변

어린아이 입안 여러 곳에 물집이 생겼다가 터져 통증성 궤양으로 바뀌고 아파서 밥을 거부한다면 헤르페스 치은구내염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물집과 궤양의 모양만으로 이 병을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비슷하게 보이는 다른 구강 질환도 있어 어느 병인지는 진찰로 가려야 합니다. 특히 확인 없이 항생제부터 먹이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세균이 아니라 바이러스가 원인이면 항생제는 듣지 않고 오히려 병이 낫는 기간이 크게 길어질 수 있습니다.

왜 그런가요?

헤르페스 치은구내염이 보이는 전형적인 모습

입안 점막에 물집이 생겼다가 터져 통증성 궤양으로 바뀌는 세 단계를 보여주는 그림

헤르페스 치은구내염은 HSV-1(단순포진바이러스 1형)이라는 바이러스가 입안 점막에 처음 감염을 일으켜 생기는 질환입니다. 2~4세 무렵의 아이에게서 잘 나타납니다. 갑자기 고열이 나고 잇몸이 붉어지는 치은 발적이 함께 생기며 목 주변 림프절이 만져지기도 합니다. 이어서 볼 안쪽 점막, 혀, 입술, 입천장처럼 입안 여러 부위에 노랗거나 하얀 액체가 찬 작은 물집이 돋아납니다. 이 물집은 곧 터지고 지름 1~3mm 정도의 통증성 궤양으로 바뀝니다. 궤양이 입안 한두 곳이 아니라 여러 부위에 한꺼번에 생기기 때문에 씹고 삼킬 때마다 자극이 되어 아이가 먹는 것 자체를 힘들어하는 일이 흔합니다.

이번처럼 입안 여러 곳에 한꺼번에 궤양이 퍼지는 모습은 이 바이러스에 처음 감염되었을 때 주로 나타납니다. 이 바이러스는 이후 몸속 신경에 잠복해 있다가 나중에 다시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이때는 대개 입술 가장자리 한 곳에 물집이 생겼다가 터지고 딱지가 앉은 뒤 7~14일 안에 저절로 낫는 재발성 헤르페스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슷해 보이는 다른 구강 질환과 구별해야 하는 이유

헤르페스 치은구내염, 헤르페스 목구멍염, 급성 괴사성궤양성치은염에서 병이 생기는 위치가 서로 다름을 비교한 구강 내부 그림

입안에 물집과 궤양이 생기는 질환은 헤르페스 치은구내염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Coxsackievirus라는 다른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헤르페스 목구멍염(허판지나)도 발열과 함께 궤양을 만들지만 궤양이 입안 앞쪽이 아니라 연구개나 편도, 목젖처럼 목구멍 안쪽 깊은 곳에 몰려서 생긴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급성 괴사성궤양성치은염은 6~12세 아이에게 간혹 나타나고 청년기에 가장 흔합니다. 치아 사이 잇몸만 헐고 회백색 막이 덮이며 세균 감염으로 생기고 사람 간에 옮지 않는다는 점이 헤르페스 치은구내염과 다릅니다.

이런 질환들은 겉모습만으로 완전히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 궤양의 위치와 모양, 함께 나타나는 증상을 진찰로 살펴야 정확히 가려낼 수 있습니다. 헤르페스 치은구내염 자체도 혈청 속 바이러스 항체가 4배 이상 늘어난 것과 바이러스 배양 검사가 양성으로 나오는 것을 함께 확인해야 확진하므로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결론 내리기 어렵습니다.

항생제를 함부로 쓰면 안 되는 이유

헤르페스 치은구내염은 바이러스가 원인이라 세균을 겨냥하는 항생제로는 병의 원인을 없앨 수 없습니다. 페니실린 계열 항생제를 이런 경우에 쓰면 오히려 병이 낫는 기간이 크게 길어진다고 보고됩니다. 그래서 진찰 없이 항생제부터 먹이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의료진이 항바이러스 치료를 고려하기도 하지만 이는 진찰 후에 결정할 문제입니다. 아이가 이미 통증 때문에 먹는 것을 힘들어하고 있다면 통증을 줄이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돕는 것이 우선이며 구체적인 방법은 진료를 통해 안내받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