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넘어지거나 어딘가에 부딪힌 뒤로 앞니가 계속 욱신거리는데, 거울로 봐도 깨진 자리나 금이 간 흔적이 없고 손으로 흔들어 봐도 흔들리지 않아 병원에 가야 하는지 고민이라는 내용입니다.
짧은 답변
겉으로 깨진 자리나 흔들림이 없어도 부딪힌 뒤 통증이 남아 있다면 한 번은 검사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충격은 치아 자체가 아니라 치아를 붙잡고 있는 치주인대(치아와 뼈 사이를 잇는 섬유 조직)만 다치게 할 수 있고 이런 손상은 겉모습이나 흔들림보다 두드려 봤을 때의 민감한 반응으로 먼저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다만 신경(치수)이 살아 있는지는 검사 한 번으로 확정되지 않고 몇 주 간격으로 다시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런가요?
겉보기엔 멀쩡해도 치주인대는 다칠 수 있습니다

치아에 가해진 충격은 치아 표면이나 신경까지 닿지 않고도 치아를 지지하는 조직에만 손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치아의 위치가 변하지 않고 흔들림도 늘지 않았는데 두드릴 때(타진)만 유난히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진탕(치주인대의 경미한 손상)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진탕은 별도의 고정 장치 없이 안정을 취하는 것만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고 씹을 때 유독 세게 닿는 자리가 있으면 맞물리는 높이를 살짝 낮추는 정도로 통증을 줄입니다. 예후는 양호한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드릴 때 민감한 반응과 함께 치아가 이전보다 살짝 더 흔들리거나 잇몸 가장자리에서 출혈이 보인다면 아탈구(진탕보다 조금 더 진행된 치주인대 손상)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이 경우도 치아의 위치 자체는 바뀌지 않지만 흔들림이 심하면 짧은 기간 고정을 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으면 경과만 지켜봅니다.
두 경우 모두 겉으로 드러난 파절은 없다는 점이 같지만 흔들림과 잇몸 출혈 유무로 구분됩니다. 이미 깨진 자리가 눈에 보이는 경우를 확인하는 방법은 앞니 끝이 아주 조금 깨져도 치과에 가야 하나요?에서 다뤘습니다. 이 글에서는 파절 없이 통증만 남아 있는 상황을 다룹니다.
신경 검사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
치아가 살아 있는지 확인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전기치수검사(치아에 약한 전류를 흘려 신경의 반응을 보는 검사)입니다. 전류에 반응하면 신경이 살아 있다는 뜻이고 반응이 없으면 신경이 죽었다는 신호로 해석합니다. 다만 이 검사는 신경으로 가는 혈액 순환을 직접 재는 것이 아니라 신경의 감각 반응만 보는 방식이라 실제와 다른 결과, 즉 신경이 살아 있는데도 반응이 없거나 그 반대인 경우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온도 자극을 이용한 검사와 함께 결과를 맞춰 봐야 합니다.
부딪힌 직후에는 신경으로 가는 미세한 혈관이 일시적으로 손상되어 전기치수검사에 반응이 없게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반응만으로 곧바로 근관치료(치아 속 신경 조직을 제거하고 소독하는 치료)에 들어가지 않고 시간을 두고 다시 검사해 신경이 실제로 회복되는지를 지켜봅니다.
추적 관찰에서 확인하는 것들
겉보기에 멀쩡한 외상이라도 치료 후에는 전기치수검사와 두드려 보는 검사, 방사선 사진을 일정한 간격으로 반복해 치근 표면이 흡수되는지, 신경 상태가 달라지는지를 살핍니다. 흔들림이 함께 있었던 아탈구는 신경이 죽는 치수괴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되어 있습니다. 다만 같은 자료에는 이 빈도가 치아가 더 크게 밀려나거나 빠졌던 손상보다는 낮은 편이라는 설명도 함께 있어 흔들림이 있었다고 해서 신경이 곧 죽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한 번 검사에서 이상이 없었더라도 신경 생활력 검사를 반복해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신경이 죽은 것으로 확인되면 그때 근관치료를 진행합니다. 지금 통증이 있다고 해서 신경이 곧바로 죽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반대로 지금 통증이 없다고 해서 앞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