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충치 치료를 받은 뒤 치과에서 "레진으로 때웠습니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안내 자료에서는 "복합레진"이라는 말도 함께 쓰고 있었습니다. 레진과 복합레진이 같은 재료를 가리키는 말인지, 아니면 서로 다른 재료인지 궁금합니다.

짧은 답변

치과에서 흔히 쓰는 "레진"이라는 말은 대부분 "복합레진"을 줄여 부르는 이름입니다. 이를 직접 채워 넣는 충치 치료라면 레진과 복합레진은 같은 재료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레진"이라는 말이 복합레진으로 만든 다른 치료를 가리킬 때도 있습니다. 입 밖에서 만들어 붙이는 레진인레이나 보철물을 붙이는 레진시멘트가 그런 경우입니다. 이때는 재료를 만드는 과정과 쓰임이 달라지므로 모든 "레진"을 같은 치료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왜 그런가요?

복합레진은 무엇으로 만들어지나요

복합레진은 크게 두 가지 성분을 섞어 만듭니다. 하나는 빛을 받으면 액체에서 단단한 고체로 굳는 유기 물질입니다. 다른 하나는 잘게 부순 유리 입자 같은 무기 충전재(filler)입니다. 여기에 두 성분을 서로 붙여 주는 결합제와 굳는 반응을 시작시키는 개시제가 더해집니다.

충전재를 많이 섞을수록 강도와 마모에 견디는 힘이 좋아집니다. 최근 제품은 충전재 입자를 눈에 잘 띄지 않을 만큼 작게(0.4마이크로미터 미만) 만듭니다. 법랑질과 상아질에 대한 접착력이 좋아 거의 모든 치아 면에 쓸 수 있는 대표적인 재료로 자리 잡았습니다.

"레진"이 복합레진을 줄여 부르는 말이 된 이유

복합레진이 널리 쓰이기 전에는 치아를 채우는 재료로 아말감이 오래 쓰였습니다. 복합레진은 치아 표면에 직접 접착하는 방식이 도입되면서 아말감과 구분되는 새로운 시대를 연 재료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래서 진료실에서는 이 재료를 짧게 "레진"이라 부릅니다. 이 재료로 이를 채우는 치료도 "레진 치료"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레진"은 정식 이름이라기보다 복합레진을 가리키는 일상적인 줄임말에 가깝습니다.

이름은 비슷해도 다른 재료, 레진인레이와 레진시멘트

복합레진이라는 말이 붙었다고 해서 모두 같은 방식으로 쓰이는 것은 아닙니다.

레진인레이는 복합레진으로 만들지만 치아 안에서 바로 굳히지 않습니다. 입 밖에서 먼저 치아에 맞는 모양을 만들고 굳힌 뒤 치아에 붙이는 방식입니다. 입 밖에서 열과 압력을 더해 한 번 더 굳히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 결과 강도가 높아집니다. 굳으면서 부피가 줄어드는 수축도 치아가 아니라 재료 자체에서 대부분 일어납니다. 이 점에서 그 자리에서 바로 채워 굳히는 직접 레진 치료와는 만드는 과정도 치아에 가해지는 부담도 다릅니다.

레진시멘트는 쓰임이 아예 다릅니다. 충치로 생긴 구멍을 채우는 재료가 아니라 레진인레이나 도재로 만든 보철물을 치아 표면에 붙이는 접착제입니다. 같은 레진 계열 재료라도 충전재 비율을 낮춰 흐르는 성질을 높인 제품입니다. 채워서 형태를 만드는 복합레진과는 역할 자체가 다릅니다.

그러니 "레진"이라는 말만으로 어떤 재료나 치료인지 단정하기보다는 이를 직접 채우는 치료인지, 밖에서 만들어 붙이는 치료인지, 보철물을 붙이는 접착 과정인지 함께 확인하면 혼동을 줄일 수 있습니다.

치아 안에서 바로 채워 굳히는 방법과 미리 만든 조각을 붙이는 방법을 비교한 그림
치과에서 충치 부위를 메우는 두 가지 방식을 비교한 그림입니다. 왼쪽은 치아 안에서 바로 재료를 채워 굳히는 직접 수복이고 오른쪽은 밖에서 만든 조각을 붙이는 간접 수복입니다. 그림. AI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