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턱관절 부근이 욱신거리고 입을 크게 벌리기 어려운 상태가 며칠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치과에서 교합안정장치(스플린트: 위아래 치아 사이에 끼워 턱관절과 저작근의 부담을 줄이는 장치)를 만들어 끼우면 통증과 개구제한(입이 충분히 벌어지지 않는 증상)이 좋아질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짧은 답변
턱관절 통증과 개구제한은 원인에 따라 스플린트로 기대할 수 있는 정도가 다르므로, 먼저 관절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관절원판(턱관절 안에서 뼈 사이를 완충하는 조직)이 밀려났다가 입을 벌릴 때 제자리로 돌아오는지, 돌아오지 않는지, 관절 자체에 퇴행성 변화가 진행됐는지에 따라 장치로 노릴 수 있는 목표와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스플린트는 턱관절과 저작근(씹는 근육)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 통증을 낮추고 입이 벌어지는 정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미 변형되거나 손상된 뼈와 관절원판을 원래 상태로 되돌린다고 보장하는 치료는 아닙니다.
왜 그런가요?
개구제한과 통증의 원인을 먼저 구분합니다
턱관절과 저작근을 평가할 때는 통증이 있는 부위를 눌러 압통을 확인하고 입을 벌릴 때 관절에서 소리가 나는지, 입이 벌어지는 정도가 얼마나 되는지를 함께 봅니다. 정상적으로 입은 40mm보다 더 벌어지며 이보다 덜 벌어지면 개구제한으로 봅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하면 단층촬영이나 관절조영사진, 컴퓨터단층촬영 같은 영상검사를 더해 관절 안쪽 상태를 확인하기도 합니다. 통증·개구제한이 있을 때 턱관절과 저작근을 함께 살펴보는 평가 과정은 아침에 턱이 뻐근할 때 글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다룬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평가한 결과에 따라 관절원판이 움직이는 방식이 관련된 경우인지, 관절 자체의 퇴행성 변화가 관련된 경우인지가 갈리고 스플린트를 쓰는 목표도 달라집니다. 관절원판이 움직이는 세 가지 상태를 그림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관절원판이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
입을 벌릴 때 나던 딸깍거리는 소리가 오히려 사라지고 입이 25~30mm 이하로만 벌어지면서 더 벌리려 해도 단단하게 걸리는 느낌이 든다면 관절원판이 과두(하악뼈에서 관절을 이루는 둥근 부위) 앞쪽으로 밀려난 채 돌아오지 않는 상태(폐구성 과두걸림)일 수 있습니다. 원판 뒤쪽 조직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생기는 상태로, 이 상태에서는 전방위치장치(하악을 앞으로 유도하는 장치)가 금기로 다뤄집니다.
이때는 치과에서 턱을 수조작으로 정복한 뒤 교합안정장치를 사용하는 순서를 따릅니다. 장치는 정복된 위치에서 턱관절과 저작근의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 것이며, 정복이 얼마나 잘 유지될지나 관절원판이 완전히 회복될지까지 미리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관절원판이 돌아오는 경우와 퇴행성 변화가 있는 경우
입을 벌리고 다물 때 모두 소리가 나는 왕복성 잡음이 있으면서 개구제한이 심하지 않다면 관절원판이 밀려났다가 입을 벌릴 때는 제자리로 돌아오는 경우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교합안정장치와 소염제, 찜질 등을 함께 적용하고 필요하면 전방위치장치를 짧은 기간(2~3개월) 병행하기도 합니다. 다만 전방위치장치를 오래 사용하면 어금니 부위가 맞물리지 않는 구치부 개방교합이라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기간을 제한합니다. 이갈이나 이 악물기처럼 저작계에 반복적으로 강한 힘이 가해지는 습관은 이런 원판 전위를 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히며 이 경우에도 치아와 관절을 보호하는 목적으로 교합안정장치가 함께 쓰입니다.
한편 통증이 한쪽에서 지속되면서 오후나 저녁에 더 심해지고 딸깍거림보다는 서걱거리는 소리(염발음)가 난다면 관절이 과부하를 받아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된 상태일 수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는 방사선사진에서 과두나 하악와 뼈 표면이 편평해지거나 첨골, 침식 같은 골구조 변화가 함께 보이기도 합니다. 이 단계에서도 교합안정장치는 근육의 과도한 활동을 줄여 통증을 관리하는 데 쓰이지만 방사선사진에 나타난 뼈의 변화 자체를 되돌리는 치료는 아닙니다.
장치를 쓰기 시작한 뒤에 확인하는 것들
교합안정장치는 투명한 레진판을 치아에 맞춰 만들고 전치부는 3~5mm, 구치부는 2mm 정도 치아 사이가 벌어지도록 조정해 저작근의 과도한 긴장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장치를 착용한 뒤에는 통증과 개구량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장치를 물었을 때 치아가 고르게 닿는지를 주기적으로 다시 확인하며 필요하면 접촉면을 조정합니다. 전방위치장치를 함께 쓰는 경우에는 정해둔 기간을 넘기지 않는지, 구치부가 맞물리지 않게 되지는 않는지도 함께 살핍니다. 증상이 나아지는 속도와 정도는 평가에서 확인된 원인과 관절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장치를 끼웠다고 해서 정해진 기간 안에 같은 정도로 좋아진다고 미리 정할 수는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