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교정장치 인비절라인을 만드는 얼라인 테크놀로지(Align Technology)가 중국 경쟁사 엔젤얼라인 테크놀로지(Angelalign Technology)를 상대로 낸 특허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3년째 세 대륙에서 이어지고 있는 두 회사의 특허전쟁에서 얼라인이 거둔 첫 확정적 승리입니다.
발치용 기술을 둘러싼 중국 법원의 판단
미국 치과 전문매체 오소돈틱프로덕츠(Orthodontic Products)에 따르면, 중국 산둥성 지난 중급인민법원은 지난 8월 10일 엔젤얼라인이 발치가 필요한 부정교합 환자용으로 내놓은 'A7'과 'A7 스피드' 제품이 얼라인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1심 판결을 내렸습니다. 엔젤얼라인이 쓰는 생체역학 시뮬레이션과 디지털 교정 설계 프로그램이 이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얼라인이 보유한 발치 간격 폐쇄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입니다. 법원은 중국 내 제조와 판매를 중단하고 인민폐 1,000만 위안, 원화로 약 19억 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얼라인의 조 호건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중국 법원이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역할을 존중하며 이번 판결에 고무됐다"고 밝혔습니다. 엔젤얼라인은 최고인민법원에 항소할 뜻을 밝히며 "이번 판결은 중국에 국한되며 고객에게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승부가 엇갈렸다
두 회사의 소송전은 지난해 9월 얼라인이 미국 연방법원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유럽 통합특허법원, 중국 법원에 동시에 소송을 내면서 시작됐습니다. 얼라인은 얼라이너 소재부터 치료계획 소프트웨어인 클린체크까지 여러 특허를 문제 삼았습니다.
승패는 지역마다 갈렸습니다. 올해 2월 독일 뒤셀도르프의 통합특허법원은 얼라인이 낸 소프트웨어 특허 관련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엔젤얼라인에 유럽 전역에서의 사용 중단을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법원은 지난 5월 A7 솔루션에 대한 얼라인의 두 번째 가처분 신청을 증거 부족을 이유로 기각했습니다. 6월에는 중국 정저우의 법원이 별도로 제기된 특허 소송 두 건에서도 얼라인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는 ITC가 지난 7월 증거 청문회를 열었고 최종 판단은 오는 11월로 예정돼 있습니다.
한국 진료실에는 아직 영향이 없다
엔젤얼라이너는 이미 국내 여러 치과에서 인비절라인보다 저렴한 투명교정 옵션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인천의 한 교정치과는 지난 4월 이 제품을 새로 도입했다고 알렸고 서울과 울산의 다른 치과들도 발치 케이스를 포함한 가격표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중국 판결은 중국 내 제조와 판매에 한정된 1심 판단이고 엔젤얼라인이 항소할 뜻을 밝힌 만큼 아직 최종 결론이 아닙니다. 국내에 이미 들어와 있는 제품에 당장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ITC의 최종 판단이 어느 쪽으로 나느냐에 따라 두 회사의 힘겨루기가 다음 국면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