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머리카락과 양모에서 뽑은 단백질 케라틴으로 닳거나 깎인 치아 법랑질 표면에 새 미네랄층을 입히는 영국 스타트업이 상용화 자금을 확보했습니다. 치과용 생체재료를 개발하는 이터나 리제너러티브스(Eterna Regeneratives)의 소식입니다.
이터나 리제너러티브스는 지난달 17일 혹스턴벤처스(Hoxton Ventures)와 더벤처콜렉티브(The Venture Collective)가 주도한 400만 달러(13일 서울 외환시장 종가 기준 약 54억 원) 규모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습니다. 2024년 킹스칼리지런던(King's College London) 스핀아웃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공동창업자인 칼레드 에이사 최고경영자와 셰리프 엘샤카위 최고과학책임자가 이끌고 있습니다.
양모 케라틴이 만드는 새 미네랄층
회사가 설명하는 작동 원리는 단백질 케라틴을 손상된 법랑질 표면에 자리 잡게 해 생물모방 광물화 과정을 일으키는 방식입니다. 케라틴이 자리를 잡은 곳에 칼슘과 인 성분이 모여들어 새로운 미네랄층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발치한 치아 샘플로 진행한 실험에서는 이렇게 만들어진 층이 원래 법랑질에 가까운 경도와 기계적 강도를 보였고 마모를 줄이는 효과도 나타났다고 회사는 밝혔습니다.


치약과 전문시술, 두 갈래 상용화
이 회사는 같은 소재를 두 갈래 제품으로 내놓을 계획입니다. 하나는 치약이나 구강세정제에 넣어 가정에서 꾸준히 쓰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치과에서 전문가가 직접 발라주는 시술용 제품입니다. 목표로 잡은 첫 제품 출시 시점은 2027년 초입니다. 회사는 전 세계 오랄케어 시장 규모를 430억 달러로 보고 있으며 같은 케라틴 소재를 뼈 골절 부위 재생에 적용하는 연구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펩타이드 대신 단백질, 같은 지향점
치아를 깎지 않고 고친다는 목표는 치과업계에서 이미 여러 갈래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지면이 지난 9일 다룬 브바르디스의 큐로돈트는 자가조립펩타이드로 구멍이 나지 않은 초기 충치 병소를 안에서부터 재광화하는 치료제였습니다. 이터나 리제너러티브스가 쓰는 재료는 다릅니다. 충치로 생긴 구멍이 아니라 이미 닳거나 깎인 법랑질 표면 전체에 단백질로 새 층을 입히는 방식이고 적용 대상도 치아 마모나 침식까지 넓습니다.
이 소재는 아직 어느 나라에서도 제품으로 팔리지 않습니다. 회사가 밝힌 출시 목표도 2027년 초인 만큼 국내 치과나 약국에 들어올 공급망과 가격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습니다. 치약 형태로 먼저 나오더라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나 수입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지금 시점에서 국내 소비자가 체감할 변화는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