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치과기업 vVardis(브바르디스)가 치아를 깎지 않고 충치를 치료하는 제품 큐로돈트(Curodont)를 앞세워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vVardis는 지난 9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 초안 형태로 상장 신청서를 냈습니다. 증시에서 쓸 티커는 VVVV이며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와 JP모건(JPMorgan)이 대표 주관사를 맡고 윌리엄블레어, UBS, 도이체방크, 아폴로글로벌증권이 공동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깎지 않고 속부터 채우는 치료

큐로돈트는 아직 구멍이 나지 않은 초기 충치 병소에 치과에서 5분 안에 발라 끝내는 제품입니다. 드릴이나 마취 없이 자가조립펩타이드 성분이 병소의 미세한 틈 속으로 스며들어 침 속 미네랄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치아를 안에서부터 다시 채웁니다. 이 재광화 기술이 임상시험에서 보인 효과는 따로 다룬 적이 있습니다. 그 글이 치료 자체의 과학적 근거를 짚었다면 이번 소식은 그 기술을 상품화한 회사가 사업으로서 얼마나 커졌는지를 보여줍니다.

미국에서는 불소를 더한 버전인 '큐로돈트 리페어 플루오라이드 플러스'가 식품의약국(FDA)의 일반의약품 규정(모노그래프)에 따라 별도 품목 허가 없이 팔리고 있습니다. 치과용품 유통 대기업 헨리샤인(Henry Schein)을 통해서만 공급되며 2024년 미국 상업 판매를 시작한 뒤 전체 일반 치과 병원 약 11만 곳 가운데 2만 곳 넘는 곳까지 빠르게 퍼졌습니다.

스테인리스 쟁반 위에 투명한 액체가 든 작은 유리병과 파란색 손잡이의 미세 브러시가 놓여 있고 뒤로 치과 진료실이 흐릿하게 보인다
치과 진료대 위 쟁반에 놓인 비침습 충치 치료용 액체 병과 미세 브러시를 보여주는 사진. AI 이미지

매출 세 배, 줄어드는 적자

vVardis가 SEC에 낸 서류를 보면 올해 상반기 매출은 2860만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 910만 달러보다 세 배 넘게 늘었습니다. 순손실은 2780만 달러로 1년 전 3210만 달러보다 줄었습니다. 최근 12개월 매출은 5000만 달러에 이릅니다. 지난 4월 투자 유치에서는 기업가치가 10억 달러(13일 환율 기준 약 1조3000억원)를 넘어선 것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치과 체인 팔아 기술 사들인 자매

vVardis는 둘 다 치과의사인 헤일리·골리 아비바르디 자매가 세웠습니다. 두 사람은 스위스에서 치과 체인을 운영하다 이를 매각하고 그 자금으로 이 재광화 기술의 지식재산권을 사들여 지금의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상장 뒤에도 두 사람은 의결권이 더 큰 클래스B 주식을 통해 경영권을 그대로 유지할 예정입니다.

한국에서는 충치 치료의 건강보험 적용 기준이 다릅니다. 이미 구멍이 난 충치에 레진이나 기본 충전재를 채우는 치료는 보험이 적용되지만(12세 이하 영구치 레진 치료, 18세 이하 실란트 등) 아직 구멍이 나지 않은 초기 병소를 재광화하는 치료는 대부분 비급여로 남아 있습니다. 국내에도 치과 소재·장비 기업이 상장한 사례는 있습니다. 임플란트 기업 덴티스는 2020년 코스닥에 상장했고 코웰메디도 최근 상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구멍이 나지 않은 초기 충치를 재광화하는 소재로 상장까지 노리는 국내 기업은 찾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