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카메라로 치아를 찍으면 인공지능이 충치나 잇몸 이상 소견을 짚어주고 병원에 가야 할 시점을 알려주는 앱이 있습니다. 미국 스타트업 켈스(KELLS)의 이 서비스가 싱가포르에서 소비자가 직접 쓸 수 있는 정식 의료기기로 처음 등록됐습니다.

켈스는 이달 16일 자사의 '켈스 AI 덴탈 스캔'이 싱가포르 보건과학청(HSA)으로부터 클래스 B(Class B) 의료기기로 등록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소비자가 직접 쓰는 AI 치과 선별 도구가 이 등급으로 등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회사는 전했습니다. 싱가포르는 의료기기를 위험도에 따라 A부터 D까지 네 등급으로 나누는데 A등급은 신고만으로 충분하지만 B등급부터는 정식 심사를 거쳐야 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봐주나

켈스 AI 덴탈 스캔은 사용자가 스마트폰으로 자기 입안을 찍으면 자체 개발한 AI가 그 사진을 분석해 충치나 잇몸 문제로 의심되는 부분을 표시하고 전문의 진료가 필요한 시점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켈스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지 펑(Jie Feng) 박사는 "치과 관리의 많은 부분은 정기 검진 사이 어딘가에서 일어난다"며 "이번 등록은 그동안 쌓아온 기술을 검증받은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치과의사용 AI와는 다른 자리를 노린다

이 서비스는 치과의사가 3차원 엑스레이(CBCT)를 읽을 때 곁에서 도와주는 AI 소프트웨어와는 겨냥하는 자리가 다릅니다. 그 소프트웨어들은 이미 병원에서 정밀 촬영을 마친 환자의 영상을 의사 옆에서 다시 읽어주는 도구인 반면 켈스는 환자가 병원에 가기도 전에 스마트폰 사진 한 장으로 자가 선별을 시도하는 소비자용 제품입니다. 정식 의료기기로 등록됐다고 해서 이 앱이 병을 진단하는 것은 아니고 병원에 가야 할 시점을 안내하는 선별 도구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았을 뿐입니다.

한국에도 비슷한 앱이 있다

같은 개념의 서비스는 국내에도 이미 나와 있습니다. 2020년 설립된 아이클로가 만든 '홈덴'은 스마트폰으로 입안을 찍으면 충치와 치석, 마모, 파절을 단계별로 짚어주는 앱으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아이클로는 2024년 5월 광주광역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실증사업을 진행했고 정식 버전을 내놓으며 올해 안에 가입자 30만 명을 모으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습니다. 다만 홈덴이 켈스처럼 소비자 직접 사용을 허용하는 의료기기로 정식 인증받았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싱가포르의 이번 등록은 병원 문턱을 넘기 전 스마트폰 사진 한 장으로 치과 방문 여부를 가늠하는 서비스에 정식 지위를 준 사례입니다. 국내에는 아직 이런 소비자 직접 사용 앱을 위한 인허가 트랙이 뚜렷하게 자리 잡지 않아 당장 국내 진료실 풍경이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비슷한 서비스가 해외에서 하나둘 정식 지위를 얻어가는 만큼 국내에서도 관련 인증 논의가 뒤따를 가능성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