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은 은행이 떠안았다

치과 장비와 반려동물 의약품을 함께 유통하는 미국 2위 업체 패터슨 컴퍼니스(Patterson Companies)의 인수금융 23억5,000만 달러(약 3조3,000억 원)가 지난해 4월 은행들의 장부에 그대로 눌러앉았습니다. 인수를 주도한 사모펀드가 아니라 돈을 대기로 한 은행들이 그 빚을 떠안았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패터슨은 지난해 12월 사모펀드 페이션트스퀘어캐피탈(Patient Square Capital)에 부채 포함 41억 달러(약 5조7,000억 원)에 팔리기로 합의했고 4월 17일 매각이 마무리됐습니다. 공교롭게도 보름 전인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해 신용시장이 얼어붙은 직후였습니다. UBS와 씨티그룹이 주선한 인수금융을 투자자에게 팔지 못해 은행이 자기 장부로 떠안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치과·동물병원 유통 물류창고에서 직원들이 상자를 정리하고 지게차로 옮기는 모습
치과·동물병원용 물품을 창고에서 정리해 출고를 준비하는 장면. 사진. AI 이미지

석 달 만에 풀렸다

신용시장은 석 달 만인 지난해 7월 되살아났고 은행들은 빚 대부분을 되팔았습니다. 그 사이 받은 이자 5,000만 달러(약 700억 원)로 손실을 상당 부분 메웠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습니다.

여러 모니터에 시세 그래프를 띄운 채 심야 사무실에서 일하는 금융업 종사자들
심야 트레이딩 데스크에서 채권·대출 시세를 지켜보는 장면. 사진. AI 이미지

패터슨만의 일이 아니다

치과 유통망에 사모펀드가 들어오는 흐름은 패터슨만의 일이 아닙니다. 치과용품 유통 1위 헨리 샤인, KKR이 지분 사들였다에서는 1위 업체가 소수 지분을 판 과정을 다뤘는데 이번 건은 2위 업체 전체가 넘어갔고 그 자금이 관세 정책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는 점이 다릅니다.

국내 진료실까지는 닿지 않는다

패터슨은 미국과 캐나다, 영국에서만 영업해 국내 치과에 직접 물건을 대지는 않습니다. 국내에서는 1955년 창립한 신흥이 치과용 유니트체어를 비롯한 기자재의 제조와 유통을 오래 이끌어 왔습니다. 다만 유통망까지 사모펀드 소유로 넘어가는 흐름이 이어지는 만큼 국내에도 번질지는 지켜볼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