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치과 임플란트 회사 스트라우만이 상반기 매출과 수익성 모두 시장 예상을 웃도는 성적표를 받아 든 날 7년을 이끌어 온 최고경영자를 교체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같은 날 겹치면서 주가는 오히려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실적은 역대급인데 주가는 급락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스트라우만(Straumann)은 지난달 19일 2026년 상반기 매출이 13억 8,000만 스위스프랑(약 2조 2,600억원)이라고 밝혔습니다. 환율 영향을 걷어낸 유기적 성장률은 7.8%였고 2분기만 놓고 보면 8%대 중반까지 올라섰습니다. 영업이익률도 24.4%에서 25.4%로 개선되며 수익성까지 함께 좋아졌습니다. 지역별로는 유럽·중동·아프리카와 북미가 8%대 성장을 이끌었고 중남미는 17.5% 늘었습니다. 반면 아시아태평양은 4.2% 성장에 그쳤습니다. 앞서 오스템·덴티움, 중국 임플란트 반값 정책에 발목 잡혔다에서 짚었듯 중국의 임플란트 공공입찰 가격 규제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회사는 같은 날 최고경영자 교체 소식도 함께 내놨습니다. 스위스 매체 스위스인포에 따르면 스트라우만 주가는 이 발표 직후 최대 9.1% 빠지며 1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실적이 좋았던 만큼 시장은 CEO 교체를 더 뜻밖의 소식으로 받아들인 셈입니다.

흰 실험복을 입은 기술자가 현미경으로 티타늄 임플란트 부품을 검사하는 모습
치과 임플란트 제조 공정에서 정밀 부품을 검수하는 장면을 표현한 사진. AI 이미지

후임 CEO는 치과업계 출신이 아니다

새로 지휘봉을 잡는 크리스토퍼 노르비(Christopher Norbye)는 오는 12월 1일부터 최고경영자를 맡습니다. 그는 스웨덴 냉동·공조 유통회사 베이어레프(Beijer Ref)의 최고경영자로 있으면서 매출을 두 배 넘게, 이익을 세 배로 늘린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업계 전문 매체 덴탈트리뷴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노르비는 미국·중국·유럽에서 20년 넘게 경영을 맡았고 이 가운데 8년은 의료기기 등 규제 산업에서 일했습니다. 치과 임플란트를 직접 다뤄 본 경력은 없는 셈입니다.

자리를 넘겨주는 기욤 다니엘로(Guillaume Daniellot)는 스트라우만에서 20년 가까이 일하며 이 중 7년을 최고경영자로 지냈습니다. 그의 재임 기간 스트라우만은 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리고 디지털 치과 워크플로우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잡았습니다. 회사는 다니엘로가 본인 결정으로 물러난다고 밝혔고 그는 오는 11월 30일까지 자리를 지키며 인수인계를 돕습니다.

디지털과 저가 브랜드, 다음 CEO의 숙제

스트라우만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디지털 솔루션, 프리미엄·챌린저 두 갈래의 임플란트, 투명교정을 성장의 세 축으로 꼽으며 연간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했습니다. 치과업계 밖에서 온 노르비가 이 세 축 가운데 어디에 무게를 더 실을지가 취임 이후 첫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인사는 스트라우만 본사의 경영진 교체로 국내 치과 진료 현장에 곧바로 영향을 줄 사안은 아닙니다. 스트라우만은 국내에도 스트라우만덴탈코리아라는 법인을 두고 임플란트와 디지털 장비를 공급하고 있으며 그룹 전체로는 2024년에도 4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매출을 낸 바 있습니다. 다만 국내 업체들과 달리 중국의 가격 규제 국면에서도 점유율을 지켜낸 회사인 만큼 새 CEO가 챌린저 브랜드와 디지털 장비 투자를 어떻게 끌고 가는지는 시차를 두고 국내 임플란트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성장 그래프가 띄워진 빈 회의실 화면
실적 발표와 최고경영자 교체 소식이 함께 나온 이사회를 연상시키는 이미지. AI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