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두 집단으로 나눠 씹는 훈련 방식을 비교한 임상시험에서, 화면으로 씹는 힘을 확인하며 훈련하는 장치가 껌을 씹는 운동보다 씹는 힘과 씹는 근육의 두께를 더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산대학교 등 한·일 연구진이 치아 수나 씹고 삼키는 능력이 함께 떨어진 상태인 '구강노쇠' 노인을 대상으로 두 방식을 견줬습니다.
구강노쇠, 씹는 힘부터 흔들린다
구강노쇠는 나이가 들며 치아 수가 줄고 씹기와 삼키기, 입 마름, 발음이 함께 나빠지는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 2014년 일본에서 처음 제안됐습니다. 2024년 일본노년의학회 등 3개 학회가 정리한 진단 기준은 치아 수 감소, 씹기 어려움, 삼키기 어려움, 입 마름, 발음 저하 다섯 항목 중 두 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구강노쇠로 봅니다. 지역사회에 사는 노인의 약 40%가 이 기준에 해당한다는 조사가 있고 여러 나라 자료를 모아 다시 계산한 분석에서는 구강노쇠 24%, 그 전 단계까지 합치면 57%에 이른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두 수치가 다른 것은 같은 개념이라도 진단에 쓰는 설문 도구가 조사마다 달랐기 때문입니다. 구강노쇠는 방치하면 전신 노쇠와 영양부족, 사망 위험까지 함께 높이는 것으로 보고돼 있습니다.
껌으로 재고 껌으로 훈련하던 저작 능력
씹는 능력을 재는 표준화된 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노인의 씹는 기능을 다룬 문헌을 모은 검토에서는 껌을 씹어 잘게 부순 정도를 보는 방법이 가장 흔히 쓰였고 그다음이 깨무는 힘(교합력)이었습니다. 씹는 기능이 떨어지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치아 상실이 꼽혔습니다. 껌 씹기는 측정 도구를 넘어 훈련 방법으로도 쓰여 왔습니다. 입이 마르는 노인에게 껌을 씹게 하면 침 분비량이 늘어난다는 분석 결과가 있어 이번 임상시험에서도 비교 대상으로 골랐습니다. 다만 껌 씹기는 얼마나 세게 씹어야 하는지, 지금 얼마나 세게 씹고 있는지를 노인 스스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화면으로 확인하며 씹는 장치, 무엇이 다른가
이번에 나온 장치는 입에 물고 씹는 힘을 재는 센서와 그 값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화면을 함께 씁니다. 훈련 전 노인 개인이 한 번에 낼 수 있는 최대 씹는 힘을 먼저 재고 그 70% 강도를 목표선으로 화면에 띄운 뒤 그 선에 맞춰 씹도록 하루 60회씩 주 5일, 6주 동안 훈련했습니다. 근력 운동에서 개인의 최대 근력에 맞춰 무게를 정하는 방식을 씹는 근육에 그대로 옮겨 온 셈입니다. 화면이 지금 얼마나 세게 씹고 있는지를 곧바로 보여주기 때문에 감으로 힘을 조절하던 껌 씹기와 달리 훈련 강도를 정한 값에 맞춰 확인하며 조절할 수 있습니다.

6주 뒤, 씹는 힘과 교근 두께까지 갈렸다
6주 훈련 뒤 화면을 보며 훈련한 집단은 최대로 씹는 힘, 음식을 잘게 부수는 저작 수행능력, 초음파로 잰 씹는 근육(교근)의 두께, 입안 점막이 촉촉한 정도까지 네 가지 지표 모두에서 껌을 씹은 집단보다 더 크게 좋아졌습니다.

교근 두께는 앞서 나온 조사에서 씹는 힘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된 지표입니다. 같은 조사는 초음파로 본 이 근육의 밀도(근육의 질)가 손아귀 힘, 걷는 속도와도 함께 움직인다고 밝혀 씹는 근육이 얇아지거나 부실해지면 전신 근력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근거로 쓰입니다. 이번 결과는 노인 한 무리를 두 집단으로 나눠 6주간 비교한 것이라 그 차이가 더 오래 이어지는지, 다른 나라·다른 규모의 노인 집단에서도 재현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비교는 구강노쇠 관리가 감으로 씹는 힘을 가늠하던 방식에서 목표치를 세우고 화면으로 확인하며 훈련하는 방식으로 옮겨 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