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를 심을 때 치과의사는 먼저 드릴로 턱뼈에 구멍을 뚫습니다. 드릴과 뼈가 마찰하며 열이 나는데, 뼈 표면 온도가 47도를 넘으면 그 열만으로 뼈세포가 죽어 임플란트가 뼈에 붙는 골유착이 실패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열이 입 속, 뼈 안쪽 깊은 곳에서 순식간에 생긴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쓰인 온도계로는 정확히 재기가 어려웠습니다. 중국 난창대 연구팀이 광섬유 센서로 소뼈를 깎으며 생기는 열을 기존보다 정밀하게 재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 결과 물 세척이 열을 줄이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고 드릴 속도와 깊이는 뼈 바깥쪽과 안쪽에 각각 다르게 작용한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피질골·해면골 온도를 동시에 재는 광섬유 센서

기존에는 적외선 온도계나 열전대(서모커플), 전기저항으로 온도를 읽는 NTC 센서로 뼈의 열을 측정했습니다. 적외선 온도계는 뼈 표면만 비접촉으로 찍을 수 있어 뼈 속 깊은 곳의 온도는 알 수 없고, 열전대나 NTC 센서는 한 지점만 잴 수 있어 여러 깊이를 함께 재려면 구멍을 여러 개 뚫어야 했습니다. 연구팀이 쓴 광섬유 브래그 격자(FBG) 센서는 머리카락보다 조금 굵은 유리 섬유에 빛을 통과시켜, 온도에 따라 되돌아오는 빛의 파장이 바뀌는 정도로 온도를 읽습니다. 한 가닥의 섬유 위에 격자를 여러 개 새겨 넣으면 지점마다 따로 온도를 잴 수 있어, 연구팀은 지름 0.5mm 남짓한 보호관 안에 센서 두 개를 넣어 하나는 뼈 바깥쪽 단단한 부분(피질골)에, 하나는 안쪽의 성긴 부분(해면골)에 꽂아 두 부위의 열을 동시에 쟀습니다.

임플란트 드릴이 뼈 바깥쪽 단단한 층과 안쪽 성긴 층을 뚫고 들어가며 드릴 끝에 붉은 열이 몰리고 세척수 방울과 가느다란 광섬유가 함께 그려진 단면 그림
임플란트 드릴이 뼈를 뚫을 때 드릴 끝과 그 주변 뼈에 열이 몰리는 모습과 세척수, 광섬유 센서를 함께 나타낸 그림. AI 이미지

세척과 드릴 조건이 가른 온도 상승

소의 갈비뼈로 턱뼈와 비슷한 조건을 만들어 210번 드릴링한 결과, 세척도 간헐적 드릴링도 하지 않았을 때 해면골은 7.8도, 피질골은 5.77도까지 온도가 올랐습니다. 실험실 상온 23도에서 측정한 상승폭이라 입 속 체온 환경과는 출발점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반면 찬물로 세척하면서 드릴을 짧게 끊어 가며 돌렸을 때는 상승폭이 1.6도를 넘지 않았습니다. 세척이 간헐적 드릴링보다 더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세척과 간헐적 드릴링의 영향을 뺀 나머지 조건을 보면 드릴 속도를 800rpm에서 1400rpm으로 올렸을 때는 피질골만 더 뜨거워졌고 해면골은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반대로 드릴을 더 깊이 박았을 때는 해면골의 열만 눈에 띄게 늘고 피질골은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연구팀은 세척수가 깊은 곳까지 잘 닿지 않아 안쪽 뼈의 열을 식히기 어려운 탓으로 풀이했습니다.

가이드 수술의 정확도와 세척 경로의 과제

임플란트를 심을 자리를 미리 컴퓨터로 계획해 3D프린터로 찍어낸 형판에 맞춰 뚫는 가이드 임플란트 수술은 위치를 더 정확하게 맞추는 방식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열은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2025년 오스트리아 연구팀이 소뼈로 가이드 수술과 손으로 하는 수술을 견준 결과, 세척수 없이 뚫을 때는 손으로 하는 수술 쪽이 더 뜨거웠지만 3.5mm 드릴로 12mm 깊이까지 찬물로 세척하며 뚫었을 때는 가이드 수술 쪽이 더 뜨거웠습니다. 2026년 이집트 연구팀이 수지 모형으로 세척 경로를 나눠 비교한 결과도 비슷한 방향을 가리켰습니다. 세척수를 드릴 바깥에서 뿌리는 방식은 온도 상승을 31.41도에서 9.48도로 줄였지만 드릴 안쪽 통로로 직접 흘려보내는 방식은 3.50도까지 더 낮췄습니다. 가이드 수술에서는 세척수가 드릴 전체에 고르게 닿는 길이 따로 마련돼야 정확도만큼 열도 함께 잡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연구자가 장갑을 낀 손으로 작은 뼈 표본을 고정대에 고정하고 광섬유 케이블이 연결된 측정 장비 화면에 파형이 나타난 실험실 사진
소뼈 표본과 광섬유 온도 센서로 임플란트 드릴링 열을 측정하는 실험실 장면을 설명하는 사진. AI 이미지

이번 연구는 사람이나 동물이 아닌 소뼈로 진행한 실험실 단계의 결과입니다. 그래도 광섬유 센서가 뼈 속 두 지점의 열을 기존 온도계보다 정밀하게 동시에 잴 수 있다는 것을 보였고 세척 방식과 드릴 조건이 뼈 속 서로 다른 위치에 각각 다르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났습니다. 연구팀은 이 센서를 임플란트 수술 기구에 직접 심어 실제 수술 중 열을 실시간으로 재는 쪽으로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