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멀쩡한 돌 무렵 아이도 침 속 세균 구성을 유전자 검사로 들여다보면 두 살 때 충치가 생길지 여부가 이미 갈려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태국 쭐랄롱꼬른대학 연구팀이 아이들의 침을 분석해 낸 결과이고 지금까지 양치 습관이나 이미 생긴 충치 흔적을 보고 위험을 가늠하던 방식과는 출발점이 다릅니다.

아이 침 채취부터 세균 유전자 분석, 세균 구성 비교, 충치 위험 예측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아이콘 흐름도

돌 무렵 침 속 세균 구성이 이미 갈려 있다

연구팀은 아이들을 두 살 때까지 추적해 충치 여부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충치가 전혀 생기지 않은 아이 10명, 눈에 보이지 않는 초기 충치가 생긴 아이 10명, 구멍까지 뚫린 충치가 생긴 아이 10명입니다. 세 그룹 모두 아직 충치가 하나도 없던 돌 무렵에 침을 미리 받아 뒀습니다. 이 침 속 세균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두 살 때 구멍 뚫린 충치가 생긴 아이들의 침은 계속 충치 없이 지낸 아이들의 침과 세균 구성 자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달랐습니다. 특히 프레보텔라 난세이엔시스·렙토트리키아·프레보텔라 멜라니노제니카·캄필로박터 콘시서스 네 종은 충치 없이 지낸 아이들의 침에서 유독 많았습니다. 이 네 종의 비율을 컴퓨터 학습 모델에 넣자 두 살 때 구멍 뚫린 충치가 생길 아이인지 아닌지를 10명 중 8명꼴로 정확히 가려냈습니다. 다만 이 정확도는 30명이라는 적은 인원에서 나온 값이라 신뢰구간이 44%에서 98%까지로 넓고 인원이 늘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충치 없이 지낸 아이와 충치가 생긴 아이의 침 속 세균 구성을 비교한 그림. 왼쪽은 다양한 세균이 고르게 분포하고 오른쪽은 특정 세균으로 치우쳐 있다

충치가 나타나기 최대 3년 전부터 이미 시작된다

네덜란드와 미국 공동 연구팀이 아이 266명을 최대 6년 넘게 관찰한 연구도 비슷한 시간대를 가리킵니다. 충치가 병원에서 진단되기 최대 3년 전부터 침과 치태 속 세균 구성은 이미 건강한 아이들과 달라져 있었습니다. 돌 무렵에는 침에서 두 돌 반 무렵에는 치아 표면에 낀 치태에서 차이가 먼저 나타났습니다. 다만 정확히 어떤 세균이 위험을 높이고 어떤 세균이 낮추는지는 두 연구에서 서로 다르게 나타나 아직 하나로 정리되지는 않았습니다. 침 속 미생물 생태계가 눈에 보이는 충치보다 앞서 움직인다는 시점 자체가 두 연구에서 겹치는 대목입니다.

예전에는 양치 습관과 세균 하나만 배양해 위험을 쟀다

병원에서 흔히 쓰던 충치 위험 평가는 양치 횟수, 불소 치약 사용 여부, 이미 생긴 충치 개수 같은 행동·임상 정보를 조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런 예측 모델 11편을 모아 다시 분석한 2025년 리뷰를 보면 정확도는 논문마다 57%에서 91%까지 갈렸고 여섯 가지 정보를 합친 모델은 79% 정도였습니다. 침 속 세균을 이용한 위 예측 모델의 80%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입니다. 세균을 아예 안 본 것도 아니었습니다. 히로시마대 연구팀이 2025년 교정 치료를 앞둔 환자들에게 쓴 기존 방식은 침을 배양접시에 발라 충치와 관련된 세균인 뮤탄스균 하나가 얼마나 자라는지를 점수로 매기는 것이었습니다. 이 조사에서도 위험 등급이 가장 낮은 그룹은 침 속에 푸소박테리움이 많았고 가장 높은 그룹은 악티노마이세스가 두드러져 세균 구성과 위험 등급이 함께 갈리는 모습이 나이대가 다른 집단에서도 되풀이됐습니다. 다만 이 방식은 세균 하나만 배양해 점수를 매기는 반면 새 방식은 유전자 한 조각(16S 리보솜 RNA)을 한꺼번에 읽어 침 속 세균 전체의 구성비를 봅니다. 그리고 기존 평가는 양치 습관이 자리 잡고 이가 난 뒤에야 쓸 수 있지만 세균 구성 검사는 이가 몇 개 나지도 않은 돌 무렵부터 침만으로 판단합니다. 잇몸 병을 침으로 미리 확인하는 aMMP-8 자가진단키트가 효소 하나의 농도만 재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존 세균 검사도 목표를 하나로 좁혀 왔던 셈입니다.

이 예측 모델은 아직 실험실 밖으로 나온 상용 검사가 아닙니다. 연구팀 스스로도 추가 검증을 거쳐야 예방과 관리를 돕는 보조 도구로 개발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30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비교한 예비 연구인 만큼 다른 인구 집단이나 더 많은 인원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연구들이 공통으로 보여주는 것은 충치가 눈에 보이기 전 침 속 세균 구성에서 먼저 갈린다는 사실입니다. 양치 습관이나 이미 생긴 충치 흔적으로 위험을 가늠하던 기존 방식에 침 속 세균 구성을 읽는 축이 하나 더 자라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