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뼈가 국소적으로 파인 치주 결손 부위의 재생 수술에서, 환자의 피를 원심분리해 만든 PRF(혈소판농축섬유소)와 법랑기질유도체 젤 엠도게인(Emdogain)을 비교한 장기 추적 결과가 나왔습니다. 헝가리 셈멜바이스대학 치주과 연구진이 참여한 두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에서 3년, 5년 뒤에도 치주낭 깊이와 임상부착수준의 개선이 유지됐습니다. 두 재료의 주요 임상 지표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지만, 소규모 연구이므로 효과가 동등하다고 확정하는 근거는 아닙니다.
잇몸뼈가 파인 자리, 왜 저절로 안 채워지나
치주염을 오래 방치하면 세균이 만든 염증이 치아를 감싸는 치주인대와 치조골(치아를 지탱하는 잇몸뼈)을 파괴합니다. 치주염 자가진단키트로 확인할 수 있는 염증 자체를 가라앉히는 치료만으로는 이미 녹아 없어진 뼈가 저절로 차오르지 않습니다. 이 자리를 다시 채우려면 잇몸을 열어 염증 조직을 제거한 뒤 재생을 유도하는 재료를 넣는 치주 재생술이 필요합니다.
엠도게인은 이 분야에서 오래 연구된 재료입니다. 발생 중인 돼지 치아싹의 법랑기질에서 추출한 단백질 혼합물로, 주성분은 아멜로제닌입니다. 치아가 발달할 때의 신호를 모방해 치근을 덮는 백악질과 치주인대, 치조골의 재생을 유도하는 데 쓰입니다.

환자의 피를 돌려 만드는 재생 재료
PRF는 이와 다른 원리로 작동합니다. 항응고제를 넣지 않고 뽑은 환자의 정맥혈을 그대로 원심분리기에 돌리면 혈소판과 백혈구가 촘촘한 섬유소 그물 안에 갇힌 덩어리가 만들어집니다. 이 덩어리를 결손 부위에 채우면 혈소판과 백혈구에서 나온 여러 성장인자가 일주일 정도에 걸쳐 서서히 흘러나오면서 새 혈관이 자라고 세포가 모여드는 것을 돕습니다.

처음 나온 막 형태(L-PRF)에 이어 원심분리 속도를 낮춰 세포를 더 많이 남긴 A-PRF, 굳기 전에 주사할 수 있는 액체 형태인 i-PRF까지 형태가 여럿으로 늘었습니다. 동물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사서 써야 하는 엠도게인과 달리 진료 당일 환자의 피에서 바로 뽑아 쓰는 만큼 재료비가 적고 이물 반응 걱정도 적습니다.
골이식재 병용은 어디까지 확인됐나
잇몸을 열어 치근 표면과 염증 조직을 정리하는 개방판막술에 PRF를 더했을 때의 효과도 연구됐습니다. 무작위 대조시험 23편을 모은 메타분석 중 9개월 결과를 보고한 16편에서는 PRF를 더한 그룹이 수술만 받은 그룹보다 치주낭 깊이가 평균 1.11mm 더 줄고 임상부착수준(치아를 지지하는 조직의 부착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이 1.13mm 더 개선됐습니다. 다만 근거 확실성은 매우 낮음에서 중간 수준에 그쳤고 연구마다 결과 편차도 컸습니다.
32편 규모의 네트워크 메타분석에서는 PRF를 골이식재와 함께 넣은 조합이 치주낭 깊이 감소와 뼈 증가에서 가장 높은 순위 확률을 보였습니다. 다만 이 순위만으로 PRF 단독보다 반드시 우월하거나 모든 결손에 병용해야 한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일부 조합의 근거가 제한돼 추가 검증이 필요합니다. 인도에서는 인산8칼슘(OCP) 골이식재인 본트리(Bontree)에 주사형 PRF를 섞어 굳힌 조합과 골이식재 단독을 비교했습니다. 환자 12명을 6개월 추적한 결과, 병용군이 나은 경향을 보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그룹 간 차이는 없었습니다.
3년, 5년 추적에서 유지된 임상 지표
같은 환자를 오래 추적해 PRF와 엠도게인을 직접 견준 연구도 나왔습니다. 치주염 3~4기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PRF로 치료한 그룹은 수술 6개월 뒤 치주낭 깊이가 평균 4.40mm, 임상부착수준이 3.87mm 좋아졌고 엠도게인 그룹은 각각 3.53mm, 2.13mm 좋아졌습니다. 3년이 지난 시점에도 두 그룹 모두 이 개선폭이 크게 줄지 않고 유지됐으며 치주낭 깊이와 임상부착수준 모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그룹 간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잇몸이 내려앉는 정도만 PRF 그룹에서 더 적었습니다.
새로운 세대인 A-PRF+와 엠도게인을 비교한 다른 연구는 환자 18명의 결손 30개로 시작해, 5년 뒤에는 14명의 결손 26개를 평가했습니다. 두 그룹 모두 임상부착수준 개선이 유지됐고 그룹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습니다. 3년 연구에서는 처음 등록한 30명 중 26명이 추적을 마쳤습니다. 두 연구 모두 규모가 작고 일부 연구진이 겹치므로 다른 연구팀의 반복 확인이 더 필요합니다.
지금까지의 연구는 PRF를 치주 재생술에 활용할 가능성을 뒷받침합니다. 골이식재 병용은 일부 지표에서 높은 순위를 보였고, 엠도게인과의 장기 비교에서는 임상 지표 개선이 유지됐습니다. 다만 재료의 우열이나 동등성을 확정하려면 더 큰 규모의 비교가 필요합니다. 향후 연구에서는 결손 형태와 PRF 제조 조건을 구분해 어느 조합에서 이점이 유지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