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어금니의 씹는 면에는 좁고 깊은 홈이 있습니다. 칫솔모가 잘 닿지 않는 이 홈을 메워 충치를 막는 치료가 치면열구전색, 흔히 실란트라고 부르는 시술입니다. 문제는 이 실란트가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떨어져 나간다는 점입니다. 인도 뉴델리의 한 대학병원 연구팀이 은나노 입자를 넣은 실란트를 기존 레진 실란트와 1년 동안 나란히 발라 비교했습니다. 결과는 갈렸습니다. 1년 뒤 이가 남아 있는 비율은 은나노 실란트 쪽이 더 높았지만, 정작 충치가 새로 생긴 비율은 두 그룹에서 차이가 없었습니다.
실란트가 하는 일과 떨어지면 생기는 문제
실란트는 홈 안에 액체 형태의 레진을 흘려 넣고 빛을 쬐어 굳히는 방식으로 붙입니다. 굳은 레진이 뚜껑처럼 홈을 덮어 음식물과 세균이 파고들 틈을 막아주는 것입니다. 문제는 씹는 힘과 온도 변화를 매일 견뎌야 하는 자리라 가장자리부터 떨어지거나 아예 통째로 빠지는 일이 흔하다는 데 있습니다. 실란트가 떨어진 자리는 다시 홈이 그대로 드러나 충치에 무방비로 노출됩니다.

여러 연구를 모아 본 검토에서는 레진 실란트가 2년 뒤에도 최대 80%까지 남아 있었던 반면 유리아이오노머 계열 실란트는 44%에 그쳤다고 정리했습니다. 재료에 따라 붙어 있는 기간 자체가 크게 갈린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새 재료를 개발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값도 이 남아 있는 비율입니다.
은을 넣으면 무엇이 달라지나
은 이온은 세균의 세포막과 내부 효소에 작용해 세균이 늘어나는 것을 막습니다.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세균에도 듣고 작용 범위도 넓어 상처 드레싱이나 카테터 같은 의료 재료 표면에 이미 널리 쓰입니다. 이번 연구팀은 이 은 나노입자를 섞은 실란트(e-핏 실란트)와 은이 들어가지 않은 일반 레진 실란트(헬리오실 F 플러스)를 같은 어린이의 어금니에 나눠 발랐습니다. 은 이온이 실란트 표면에 세균이 들러붙어 막을 이루는 것을 줄이면 가장자리가 갉아 먹히듯 손상되는 속도도 늦춰지리라는 것이 연구팀의 예상이었습니다.

1년 뒤, 무엇이 갈렸고 무엇은 갈리지 않았나
12개월째 다시 검사했더니 은나노 실란트는 68.3%가 그대로 남아 있었고 일반 레진 실란트는 53.6%만 남아 있었습니다. 표면이 거칠어진 정도, 가장자리가 들뜬 정도, 색이 변한 정도도 모두 은나노 실란트 쪽이 덜했습니다. 다만 그 아래에서 충치가 새로 생긴 비율은 두 그룹 사이에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실란트가 오래 붙어 있는 것과 그 밑에서 충치가 생기는지는 서로 다른 문제라는 뜻입니다. 은나노 실란트도 결국 3분의 1가량은 1년 안에 떨어져 나갔고 이번 결과는 병원 한 곳에서 1년 동안 지켜본 것이라 더 오래, 다른 곳에서도 같은 차이가 나오는지는 더 지켜봐야 합니다.
은을 쓰는 방식 말고 다른 방향의 연구도 있습니다. 불화칼슘을 나노입자 형태로 넣어 불소를 오래, 반복해서 내보내도록 만든 실란트도 실험실 단계에서 성능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재료 자체에 항균 기능이나 재광화 기능을 심어 넣는 쪽으로 실란트 연구가 옮겨가고 있는 흐름 안에 이번 결과도 있는 셈입니다.
이번 임상시험은 실란트에 은나노 입자를 섞으면 붙어 있는 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그것이 충치를 더 잘 막는다는 뜻으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도 함께 확인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