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들은 충치와 잇몸병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여전히 칫솔질을 꼽습니다. 이 지면은 앞서 잇몸 염증이 얼마나 진행됐는지를 스스로 재는 자가진단키트를 소개한 적이 있는데, 그 기술은 병이 이미 진행되고 있는지를 잽니다. 대만 국립양밍자오퉁대학교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연구는 그보다 앞선 단계, 곧 충치와 잇몸병을 막는 칫솔질 자체가 얼마나 골고루 이뤄지는지를 잽니다. 손목과 칫솔에 붙인 두 개의 작은 센서로 지금 입안 어느 부위를 닦고 있는지 18곳까지 나눠 읽어내는 방법인데, 참가자 한 명의 데이터로 만든 예비 연구인데도 정확도는 96%를 넘었습니다.

관성센서 두 개가 칫솔의 위치를 읽는다

이 기술은 관성센서(가속도와 회전 속도로 움직임을 재는 센서) 두 개에서 나오는 신호를 읽습니다. 하나는 칫솔대에 끼우는 홀더 안에 들어 있고 다른 하나는 손목에 찹니다. 스마트폰이 화면 방향을 자동으로 바꿀 때 쓰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연구팀은 여기에 더해 오일러각(칫솔이 지금 어느 각도로 기울어져 있는지 나타내는 값)을 함께 계산해 넣었습니다. 위쪽 앞니 안쪽과 아래쪽 앞니 안쪽처럼 손목의 움직임만으로는 구분하기 어려운 부위도, 칫솔이 위를 향했는지 아래를 향했는지를 알면 갈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모은 신호를 여섯 가지 기계학습 모델에 넣어 비교한 결과, 여러 개의 판단 기준을 만들어 다수결로 결론 내는 랜덤포레스트 모델이 가장 정확했습니다.

손목 센서 하나만으로는 부족했다

기존 스마트 칫솔은 대부분 칫솔 손잡이 안에 센서를 아예 심어서 팔았습니다. 그런데 칫솔은 소모품이라 두세 달마다 갈아야 하고 그때마다 비싼 센서까지 함께 버리는 셈이 됩니다. 이번 연구는 3D프린터로 찍어낸 저렴한 홀더에 시판 중인 웨어러블 센서를 끼워 어떤 일반 칫솔에도 붙일 수 있게 했습니다. 그런데 칫솔에 붙인 센서만 쓰면 정확도가 95% 수준에 머물렀고 손목에 찬 센서만 쓰면 82%까지 떨어졌습니다. 손목은 팔이 움직이는 방향은 잡아내지만 입안 좁은 공간에서 손가락으로 미세하게 칫솔을 돌리는 움직임까지는 읽어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두 센서를 함께 썼을 때만 정확도가 96%를 넘었습니다.

이동 구간을 걸러내야 실제로 닦은 시간이 보인다

칫솔질 부위를 나누는 기존 연구는 대개 한 부위에서 다른 부위로 옮겨가는 짧은 순간까지 닦는 시간에 포함시켰습니다. 그러면 실제로는 닦지 않은 시간까지 양치 시간으로 잡혀 골고루 닦았는지를 실제보다 후하게 평가하게 됩니다. 이번 연구는 칫솔이 이동하는 구간과 실제로 표면을 닦는 구간을 먼저 나누고 그다음에야 18개 부위 가운데 어디를 닦았는지를 가렸습니다. 좌우가 대칭인 부위를 헷갈리던 오류도 오일러각을 더하자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다만 아래턱 왼쪽에서 씹는 면과 안쪽 면처럼 서로 가까이 붙은 두 곳은 여전히 헷갈렸고 정확도가 각각 83%와 91%에 그쳤습니다.

실험실 정확도와 실제 사용은 다른 문제다

이 연구는 참가자 한 명이 2주 동안 서른 번 양치한 데이터로 만든 예비 연구입니다. 사람마다 손 크기와 습관이 다른 만큼 더 많은 사람에게도 같은 정확도가 나올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콜게이트파몰리브가 영국 초등학생 409명에게 스마트 연동 칫솔을 나눠주고 진행한 시험에서는 참가자 가운데 29%가 아예 기기와 앱을 연동하지 않았습니다. 연동에 성공한 아이들도 하루 두 번 닦은 날은 절반이 되지 않았습니다. 부위를 정확히 읽어내는 기술이 있어도 아이가 기기를 꾸준히 쓰게 만드는 일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뜻입니다.

칫솔대와 손목에 붙인 두 개의 저렴한 센서, 그리고 방향 정보를 더한 기계학습 모델이 양치질 부위를 18곳까지 구분해 내는 수준까지 왔습니다. 예전에는 비싼 내장형 센서를 갖춘 칫솔이나 손목 센서 하나로는 닿지 못했던 정밀도입니다. 다음 과제는 이 정밀도를 더 많은 사람에게서 재현하고 실제로 기기를 계속 쓰게 만드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