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충치가 생겨 치과에 갔는데, 어떤 치아는 레진으로 바로 때우고 어떤 치아는 인레이나 크라운을 해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다 충치를 없애고 메우는 치료인데 왜 치아마다 권하는 방법이 다른 걸까요?

짧은 답변

방법을 가르는 기준은 재료 자체보다 충치로 사라진 치아 조직의 양과 위치에 있습니다. 작은 충치는 치아를 깎아낸 자리에 바로 채워 넣는 복합레진(흔히 '레진'이라 부르는 직접 수복 재료)으로 충분하지만, 충치가 넓어 치아 벽이 많이 없어졌다면 치아 밖에서 미리 만들어 붙이는 인레이(간접 수복)가 더 정확한 형태를 재현합니다. 씹는 면의 뾰족한 부분인 교두까지 약해졌다면 교두를 통째로 덮어 보호하는 크라운(전부관, 치아 전체를 감싸는 수복물)을 권하게 됩니다.

왜 그런가요?

작은 손상은 레진으로 채우고 중간 크기 손상은 인레이를 붙이고 교두까지 손상된 치아는 크라운으로 전체를 감싸는 모습을 비교한 치아 단면도
충치로 사라진 치아 조직의 양에 따라 작은 손상은 레진으로 바로 채우고, 중간 크기 손상은 치아 밖에서 만든 인레이를 붙이고, 교두까지 손상된 치아는 전체를 감싸는 크라운을 씌우는 수복 범위의 차이를 비교한 그림. AI 이미지

직접 수복(레진)과 간접 수복(인레이)은 만드는 자리가 다릅니다

복합레진은 유기 수지와 무기질 입자가 섞인 재료로, 충치를 제거한 와동 안에 직접 채우고 빛을 쬐어 그 자리에서 굳히는 직접 수복 재료입니다. 치아와 접착되기 때문에 치아 조직을 비교적 적게 깎아도 되며 1급부터 6급까지 다양한 와동에 쓸 수 있습니다. 다만 레진은 굳으면서 부피가 약 2% 안팎 줄어드는 중합수축이 일어나 치아와 레진 사이에 틈이 생기거나 수복 후 시큰거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수축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2mm 이하 두께로 여러 번 나누어 채우는 적층 방식과 침이 섞이지 않도록 막는 격리(주로 러버댐을 이용한 방습)가 필수적입니다. 씹는 힘이 세게 몰리는 구치부의 큰 와동에서는 마모나 내구성에 한계가 있어 적응증을 신중히 고릅니다.

인레이는 와동 모양을 뜬 뒤 치아 밖에서 금이나 레진, 세라믹으로 미리 만들어 시멘트로 붙이는 간접 수복물입니다. 교두는 포함하지 않고 치아 안쪽 와동만 메우는 형태입니다. 복합레진으로 만든 인레이는 굳는 과정(중합)의 대부분이 치아 밖 기공 과정에서 끝나고 입안에서는 얇은 접착용 레진시멘트 층만 굳기 때문에, 직접 채우는 복합레진보다 치아에 전달되는 중합수축 응력이 작습니다. 금이나 세라믹으로 만든 인레이도 치아 밖에서 미리 모양을 완성하므로 옆 치아와 맞물리는 접촉점이나 씹는 면의 복잡한 해부학적 형태를 치아 안에서 직접 만드는 것보다 정확하게 재현할 수 있습니다. 결손이 중간 크기인 구치부에서는 이런 이유로 아말감이나 복합레진 직접충전 대신 인레이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금으로 만든 인레이는 접착력에 의존하지 않고 와동 벽이 서로 마주 보는 형태로 유지력을 얻으므로 와동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합니다. 반대로 CAD/CAM으로 만드는 레진이나 세라믹 인레이는 레진시멘트의 접착력으로도 유지되므로 와동 외형을 교합 쪽으로 약간 벌어지게 만들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와동이 파절되지 않도록 교합면의 좁은 부분(협설 폭)을 최소 2mm 이상 확보하며 내부 모서리를 둥글게 다듬어 응력이 한곳에 몰리지 않도록 형성합니다.

교두까지 약해지면 크라운(전부관)을 고려합니다

충치나 이전 치료로 깎인 부위가 교합면에서 일차구(씹는 면 중앙의 홈)부터 교두 끝까지 거리의 2/3를 넘으면, 남은 교두의 두께로는 씹는 힘을 버티기 어려워집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교두를 깎아내고 수복물로 함께 덮어주는 '교두 피개'가 필요합니다. 치아 안쪽만 메우는 인레이로는 교두를 덮을 수 없으므로, 이 단계에서는 교두를 포함해 치아 바깥면 전체를 감싸는 크라운(전부관)이 선택지에 들어옵니다.

교두 사이만 채운 치아와 교두를 포함해 치아 전체를 덮은 치아를 비교한 그림
교두 사이 좁은 공간만 채운 치아와, 약해진 교두를 포함해 치아 전체를 바깥에서 감싸는 재료로 덮은 치아를 나란히 비교한 그림. AI 이미지

크라운은 치아의 모든 축면과 씹는 면을 둘러싸는 수복물로, 일부만 덮는 수복물보다 유지력과 파절에 대한 저항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씹는 힘이 특히 크게 걸리는 어금니에서 우식이나 외상으로 치아 조직이 심하게 손상되었거나 씹는 면 전체를 다시 만들어야 하는 경우에 주로 적용됩니다. 신경치료(근관치료)를 받은 어금니처럼 치아 내부 구조가 더 많이 사라진 경우라면, 교두를 덮는 수복을 한 치아가 단순히 치아 안쪽만 메운 치아보다 9년간 추적한 연구에서 6배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이 경우를 포함해 신경치료 후 크라운을 더 적극적으로 권하는 기준은 어금니 신경치료 후 크라운이 필요한 이유에서 더 자세히 다룹니다.

레진과 레진인레이처럼 같은 재료라도 만드는 방식에 따라 치아에 가해지는 수축의 영향이 달라지는 점을 더 자세히 비교하려면 레진과 레진인레이의 내구성 비교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레진, 인레이, 크라운은 모두 충치를 없앤 자리를 메우는 치료이지만 '얼마나 많은 치아 조직이 남아 있는지'와 '교두가 씹는 힘을 버틸 만큼 남아 있는지'에 따라 서로 다른 지점에서 선택됩니다. 치과에서 방법을 다르게 권한다면, 치아마다 남은 조직의 양과 씹는 면의 상태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