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부위, 흔히 '치아 목'이라고 부르는 자리가 오목하게 파였다는 상담이 많습니다. 이 자리를 메울 때 치과에서 복합레진(치아 색 충전재)을 쓰는 경우도 있고 글라스 아이오노머(불소를 지속적으로 내보내는 시멘트 계열 충전재)를 쓰는 경우도 있어, 두 재료 중 어떤 기준으로 고르는지 궁금하다는 내용입니다.

짧은 답변

두 재료 가운데 어느 쪽이 모든 경우에 낫다고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결손이 법랑질 쪽에 머물러 있고 그 자리에서 침을 완전히 차단하는 격리(방습)가 쉬운 경우라면 복합레진으로 메우는 경우가 많고, 결손이 치아 뿌리 쪽 면(치근면)까지 내려가 있거나 잇몸이 함께 내려간 자리, 격리가 어려운 자리라면 글라스 아이오노머 계열(레진 강화형 포함)을 먼저 검토합니다. 무엇을 쓸지는 결손의 위치, 잇몸 상태, 그 자리에서 침을 막을 수 있는지를 함께 보고 정해집니다.

왜 그런가요?

치아 목이 패이는 이유

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부위가 패이는 것은 한 가지 원인이 아니라 마모, 침식, 씹는 힘에 의한 치아의 미세한 휘어짐(굴곡파절) 등 여러 요인이 겹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어떤 힘과 자극이 오래 작용했는지에 따라 패인 모양과 위치가 달라지는데, 원인을 좀 더 자세히 가려보고 싶다면 치아가 전체적으로 닳는 원인을 다룬 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이미 메울 결손이 있다고 정해진 다음, 무엇으로 메우는지를 살펴봅니다.

병소가 깊거나 시린 증상(치아 지각과민증)이 있거나 잇몸에 염증이 있거나 치수가 노출될 위험이 있으면 수복을 결정합니다. 이 조건 가운데 무엇이 있는지가 재료보다 먼저 수복 여부를 정하고, 그다음에 재료를 정합니다.

결손이 어디에 있는지가 첫 기준입니다

같은 치아 목이라도 결손이 법랑질(치아 표면의 단단한 겉층) 쪽에 머물러 있는지, 법랑질을 지나 치아 뿌리 쪽 면(치근면)까지 내려가 있는지에 따라 재료를 다루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복합레진은 법랑질과 상아질 모두에 접착할 수 있어 폭넓게 쓰이는 재료입니다. 다만 그 자리를 침이나 물기 없이 완전히 격리할 수 없거나 씹는 힘이 강하게 집중되는 자리에는 쓰지 않습니다. 결손을 다듬을 때도 위치에 따라 형태가 달라져서, 법랑질 쪽 변연에는 비스듬한 사면을 주고 치근 쪽 변연은 사면 없이 수직에 가깝게 마무리합니다.

글라스 아이오노머는 불소를 지속적으로 내보내는 성질이 있어 우식 위험이 높은 경우나 치근면에 우식이 함께 있는 경우, 치아 사이 접촉면까지 넓어지지 않은 단순한 홈 모양 결손에 일차로 검토하는 재료입니다. 두 재료 모두 치아 목 결손에 쓰일 수 있지만, 결손이 치근면 쪽으로 넓어질수록 글라스 아이오노머 계열의 비중이 커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치아 목 부위에 생긴 쐐기 모양 결손을 법랑질 쪽과 치근면 쪽으로 나누어, 위치에 따라 복합레진과 글라스아이오노머 중 무엇을 검토하는지 화살표로 표시한 그림

잇몸 상태도 함께 봅니다

잇몸을 덮고 있는 조직(부착치은)이 부족하거나, 잇몸이 내려가 치아 뿌리가 드러나는 정도(치은퇴축)를 나누는 밀러(Miller) 분류에서 1급 또는 2급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잇몸 조직을 끌어올리는 잇몸이식술(치근 피개)과 레진 강화형 글라스 아이오노머(RMGI) 수복을 함께 시행하는 방법을 검토합니다. 법랑질이 노출된 부위만 따로 이식하는 방법은 그 부위에 잇몸이 붙어 자라거나 혈류가 공급되기 어려워 권장되지 않아, 결손을 함께 수복하는 방법이 같이 논의됩니다.

잇몸이 정상 위치인 경우와 잇몸이 내려가 치근이 드러난 경우를 나란히 비교하고, 후자에서 잇몸이식과 충전 치료를 함께 검토하는 개념을 보여주는 그림

방습이 되는 자리인지도 확인합니다

복합레진 수복은 러버댐(치아에 씌우는 얇은 고무막)과 전용 클램프, 또는 솜롤과 잇몸을 젖혀주는 실(압배사)로 침과 잇몸의 진물을 완전히 차단한 상태에서 이루어집니다. 이 격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자리라면 복합레진 자체가 적합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치아 목 부위는 잇몸에 가까워 다른 부위보다 격리가 까다로울 수 있어, 이 부위에서 격리가 가능한지를 치과에서 먼저 확인합니다.

또한 치아 목 결손은 상아질세관(상아질 속 미세한 관)이 무기질로 막힌 경화상아질이 와동 바닥(메울 자리의 안쪽 바닥면)에 남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화상아질은 정상 상아질보다 단단하지만 산 부식에 대한 반응이 약해 접착제, 특히 단계를 줄인 자가부식 접착제를 쓸 때 복합레진 수복물의 유지력이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고 보고됩니다. 이런 자리에서는 접착 과정을 더 신경 써서 진행하거나 글라스 아이오노머 계열을 함께 검토하게 됩니다.

이처럼 재료 선택은 결손의 위치, 잇몸 상태, 격리 가능 여부, 와동 바닥의 상아질 상태를 종합해서 정해지며, 한 가지 재료가 모든 경우에 앞선다고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