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여섯 살 아이가 치과에 갈 때마다 엑스레이를 찍자고 합니다. 아직 성장 중인 아이에게 방사선 사진을 이렇게 자주 찍어도 괜찮은 것인지 걱정이 됩니다.

짧은 답변

아이 치과에서 찍는 엑스레이는 눈으로 보거나 손으로 만져서는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을 진단하기 위해 촬영합니다. 대표적으로 치아와 치아가 맞닿은 면 아래에 생긴 충치가 그렇습니다. 소아는 성인보다 방사선에 더 예민한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진단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범위 안에서 피폭을 최대한 낮추는 방향으로 촬영 방식 자체를 조정합니다.

"몇 번까지는 안전하다"는 식으로 정해진 촬영 횟수나 모든 아이에게 똑같이 적용하는 촬영 주기는 없습니다. 그 시점에 진단에 필요한지, 아이의 치아 발육 단계와 충치가 생기기 쉬운 정도가 어떤지를 따져 촬영 여부와 간격을 정합니다.

왜 그런가요?

눈으로는 안 보이는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찍습니다

치아와 치아가 서로 맞닿은 면은 육안으로 보거나 탐침으로 만져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이 부분에 충치가 생기면 겉에서는 티가 잘 나지 않은 채로 안쪽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사이에 필름이나 센서를 물고 찍는 교익 방사선사진으로 법랑질과 상아질의 경계 아래에 생긴 그림자를 확인합니다. 이 검사가 인접면 충치를 찾는 원리는 이 사이 충치를 교익방사선사진으로 확인하는 이유에서 더 자세히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같은 사진으로 기존에 때운 부위 아래 새로 생긴 충치나 잇몸뼈의 높이도 함께 살필 수 있습니다. 여러 목적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이 검사를 진단 도구로 우선해서 쓰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육안으로 본 치아 사이와 방사선사진으로 본 치아 사이를 나란히 비교한 그림. 왼쪽은 겉보기에 문제 없어 보이는 두 치아, 오른쪽은 접촉면 아래에 그림자가 보이는 방사선사진 형태를 나타낸다
치아 사이는 육안으로 보면 평범해 보여도 방사선사진으로는 접촉면 아래의 그림자가 드러날 수 있습니다. 그림. AI 이미지

소아는 방사선에 더 예민해 촬영 방식 자체에서 피폭을 낮춥니다

방사선 방호에는 진단 목적을 달성하는 범위 안에서 피폭량을 합리적으로 가능한 한 낮춰야 한다는 원칙이 있습니다. 이를 알라라(ALARA, as low as reasonably achievable) 원칙이라고 합니다. 소아청소년은 아직 발육 중인 미성숙한 조직이 방사선에 특히 민감하고 생식선(난소나 고환처럼 생식과 관련된 기관)까지의 거리도 짧아 같은 양의 방사선을 쬐어도 성인보다 위험이 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촬영할 때는 몇 가지 조치를 함께 적용합니다. 납으로 된 방어복을 입혀 촬영 부위 밖으로 향하는 방사선을 막고 엑스선이 나가는 범위를 촬영이 필요한 부위로만 좁히고 적은 양의 방사선으로도 선명한 상이 잡히는 감도 높은 필름이나 디지털 센서를 쓰고 장비의 노출 설정을 조정해 꼭 필요한 만큼만 방사선을 씁니다. 이런 조치들은 촬영을 아예 줄이는 것이 아니라, 촬영이 필요할 때 그 한 장에 쓰이는 방사선량 자체를 낮추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치과 진료 의자에 앉은 아이가 상반신에 방어복을 착용하고 있고 촬영 장비에서 나가는 방사선 범위가 입 주변으로 좁게 한정된 모습을 보여주는 그림
아이 촬영에서는 방어복을 입히고 방사선이 나가는 범위를 입 주변으로 좁혀 필요한 부위에만 쬐도록 합니다. 그림. AI 이미지

촬영 여부와 간격은 아이마다 다르게 정해집니다

치과에서 엑스레이 촬영을 검토할 때는 아이의 치아 발육 단계(유치열기, 혼합치열기, 영구치열기 등)와 그 방문이 처음 온 진료인지, 충치가 잘 생기는 편인지 아닌지를 함께 봅니다. 같은 나이라도 이 조건에 따라 촬영이 필요한 시점과 간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충치가 잘 생기는 정도, 즉 우식 위험도는 아이마다 다릅니다. 충치를 만드는 세균이나 잦은 당분 섭취, 침 분비가 줄어든 상태 같은 위험 요인과 불소 노출이나 정상적인 침 분비 같은 보호 요인을 함께 살펴 위험도를 가늠합니다. 이 위험도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는 충치가 보여도 아프지 않으면 치료를 미뤄도 되나요?에서도 다룬 적이 있습니다.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되면 새로 생기는 충치를 더 이른 시점에 잡아내기 위해 다음 영상 검사를 상대적으로 앞당겨 볼 수 있고 위험도가 낮다면 더 긴 간격을 두고 지켜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아이 개개인의 상태에 맞춰 촬영 여부와 시기를 정하는 것이지, 모든 아이에게 똑같이 적용하는 고정된 촬영 횟수나 주기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3차원 촬영(CBCT)은 다른 상황에서 선택적으로 씁니다

아이가 검진 때마다 찍는 사진은 대부분 이 사이나 치아 전체를 평면으로 담는 2차원 사진입니다. 이와 달리 콘빔 전산화단층촬영(CBCT)은 3차원 영상을 얻는 장비로, 매복치처럼 턱뼈 속 치아의 위치를 정밀하게 봐야 하는 상황처럼 필요한 경우에만 선택적으로 사용합니다. CBCT는 일반적인 의료용 CT보다는 피폭 선량이 낮지만 통상적인 치과 방사선사진보다는 높기 때문에, 여기에도 같은 알라라 원칙이 적용되어 꼭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만 찍습니다. 그러므로 검진 때마다 반복해서 찍는 사진이 3차원 촬영 수준의 피폭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