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정기검진 때마다 치과에서 이 사이(치아와 치아가 맞닿는 인접면)를 확인하려고 작은 필름이나 센서를 물고 찍는 교익방사선사진(bitewing radiograph)을 권합니다. 겉보기에는 충치가 있어 보이지 않고 시리거나 아픈 느낌도 없는데 왜 이 사진을 따로 찍어야 하는지, 그리고 이 사진으로 무엇을 확인하는지 궁금합니다.
짧은 답변
치아 사이 접촉면 아래는 눈으로 들여다보거나 손끝으로 만져서 확인하기 어려운 자리입니다. 이 부위에서 시작된 충치는 겉면이 아직 뚫리지 않은 상태에서도 안쪽 방향으로 먼저 진행되는 경우가 흔해 육안 검사보다 방사선사진에서 먼저 그림자(방사선 투과상)로 드러납니다. 교익방사선사진은 치아 사이 인접면과 기존에 때운 부위의 경계 아래를 함께 비추기 때문에 이 부위의 충치와 다시 생긴 충치를 확인하는 데 특히 유용한 검사로 쓰입니다. 사진에서 의심되는 부분이 보이면 실제 치료가 필요한지는 진료 중 눈으로 보는 소견과 함께 판단합니다.
왜 그런가요?
이 사이는 왜 눈으로도 손끝으로도 확인하기 어려운가
치아 사이 접촉부 아래는 치태(치면세균막)가 쌓이기 쉬운 자리입니다. 여기서 시작된 충치는 겉면에서는 넓게 퍼지고 안쪽 상아질법랑질경계(법랑질과 상아질이 만나는 경계, DEJ) 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원뿔 모양으로 진행합니다. 겉에서 보이는 변화가 아직 없어도 안쪽에서는 이미 진행되고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두 치아가 맞붙어 있어 접촉면 안쪽을 육안으로 직접 보기도 어렵고 탐침 끝으로 세게 눌러 확인하는 것도 오히려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미 약해진 법랑질 표층을 탐침이 부수면서 세균이 들어갈 틈을 새로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이 부위를 확인할 때는 끝이 뭉툭한 탐침을 써서 표면이 거친지 정도만 조심스럽게 살핍니다. 확진이 꼭 필요하면 교정용 밴드로 치아 사이를 잠시 벌려 접촉면을 직접 보는 방법도 쓰지만 검진 때마다 이렇게 하기는 어렵습니다.
방사선사진에서는 무엇이 보이나
교익방사선사진은 인접면에 새로 생긴 충치와 기존 수복물 경계 아래에서 다시 생긴 충치를 관찰하는 데 특히 유용한 검사법입니다. 접촉면 하방, 상아질법랑질경계 부위의 법랑질 안쪽은 정상 치아 구조보다 방사선이 더 잘 투과되어 사진에서 어둡게 나타나며 이 어두운 그림자로 초기 병소의 위치와 범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미 때운 치아라면 수복물 가장자리 아래가 여전히 건전하게 유지되고 있는지 아니면 경계를 따라 새로 충치가 번지고 있는지도 함께 구분할 수 있습니다.
발견된 병소는 법랑질 두께의 절반도 안 되게 얕은 경우부터 상아질 깊숙이까지 진행된 경우까지 폭넓게 나타나며 어느 단계인지에 따라 이후 대응도 달라집니다. 법랑질에만 머무른 얕은 병소는 당장 깎아내지 않고 재광화(빠져나간 무기질을 다시 채우는 과정)를 유도하며 지켜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상아질까지 넘어간 병소는 수복 치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한 번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찍는가
아직 구멍이 뚫리지 않은 초기 법랑질 병소를 추적한 연구를 보면 상당수가 그대로 멈추거나 오히려 재광화되었고 실제 와동으로 진행한 것은 일부에 그쳤습니다. 그래서 이 사이에서 초기 병소가 확인되었다는 것이 곧바로 치료가 필요하다는 뜻은 아니며 시간이 지나면서 병소가 자라는지 멈춰 있는지를 비교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충치가 잘 생기는 사람일수록 이 변화를 놓치지 않기 위해 3~6개월 간격으로 교익방사선사진을 반복해서 찍고 그 결과를 수복 처치 여부를 결정하는 지표로 씁니다.
이미 때운 치아에서도 필요한 이유
수복물과 치아 사이에는 시간이 지나며 미세한 틈(미세누출)이 생길 수 있고 처음 치료 때 충치를 완전히 없애지 못했거나 경계 부위가 매끈하게 마무리되지 못했을 때도 그 아래에서 이차우식이라는 새로운 충치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이 부위 역시 수복물에 가려 눈으로 보이지 않으므로 교익방사선사진으로 경계 아래가 계속 건전한지 확인합니다. 경계 아래에서 새 병소가 의심되면 기존 수복물을 제거하고 다시 수복하는 판단으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