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아이 정기검진에서 과잉치(정상적인 치아 수보다 더 만들어진 여분의 치아)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고민입니다. 지금 바로 뽑아야 하는지, 좀 더 지켜봐도 되는지 궁금해합니다.
짧은 답변
과잉치는 발견하는 즉시 뽑는 것이 원칙이지만 모든 경우에 곧바로 발치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판단을 가르는 것은 그 과잉치가 지금 영구치가 올라오는 길(맹출)을 막고 있는지, 그리고 뽑는 과정에서 옆에 있는 영구치의 뿌리를 다치게 할 위험이 얼마나 큰지입니다. 이미 맹출을 방해하고 있다면 되도록 빨리 뽑는 쪽이 유리합니다. 반대로 매복이 깊지 않고 인접한 영구치 뿌리가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상태라면 발치 후 스스로 맹출하기를 기다리며 지켜볼 수 있고, 매복이 깊거나 아이가 진료 협조를 어려워하는 경우에는 사진을 정기적으로 찍어 상태를 살피다가 시기를 정하기도 합니다.
왜 그런가요?
과잉치는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생기나요
과잉치는 정상적으로 나야 할 치아 수보다 더 만들어진 여분의 치아입니다. 이 가운데서도 위 앞니(상악 중절치) 두 개 사이에 생기는 것을 정중과잉치라고 부르며 과잉치 중 가장 흔한 형태입니다. 유치가 나는 시기에는 100명 중 1명이 채 안 되는 정도(0.3~0.8%)로 나타나지만 영구치가 나는 시기에는 1.0~3.5%까지 늘어나고, 남자아이에게 여자아이보다 2~4배 더 많이 나타납니다.
정중과잉치는 열에 아홉 이상이 위턱에서 발견되며 대부분 뾰족한 원뿔 모양이고 크기가 작습니다. 잇몸 밖으로 아직 나오지 않은 채 뼈 속에 묻혀 있는 경우가 4분의 3을 넘고, 그중에서도 3분의 2가량은 뿌리 쪽이 위를 향하도록 거꾸로 뒤집혀 있습니다. 대부분 입천장 쪽(구개측)에 자리 잡습니다. 이렇게 위치와 방향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같은 정중과잉치라도 뽑는 난이도와 주변 치아에 미치는 영향이 아이마다 다릅니다.

그대로 두면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나요
정중과잉치가 있으면 앞니 사이가 벌어지거나 옆에 있는 영구치가 제때 나오지 못하는 맹출장애가 생길 수 있습니다. 뽑지 않고 오래 남아 있으면 그 치아를 둘러싸고 물혹 모양의 병소인 함치성 낭종이 자랄 수도 있습니다. 인접한 영구치 뿌리를 압박해 흡수시키는 경우도 보고되어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이 정중과잉치를 발견하면 원칙적으로 조기에 뽑도록 권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왜 곧바로 뽑지 않고 지켜보기도 하나요
발치 자체가 옆에 있는 영구치 뿌리(치배)를 다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특히 인접한 영구치의 뿌리가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어린 시기에는 수술 중 그 뿌리를 건드릴 위험이 있어 무작정 서두르지 않습니다. 여기에 더해 아이가 어리거나 진료 의자에 오래 앉아 협조하기 어려운 상태(행동조절의 문제)라면 이 역시 수술 시기를 정하는 데 함께 고려하는 조건입니다. 그래서 정중과잉치를 발견해도 이미 영구치 맹출을 막고 있다고 판단되면 조기에 뽑지만, 인접 영구치 뿌리 손상 위험이 크다고 판단되면 일정 기간 정기적으로 관찰한 뒤 수술 시기를 정합니다.

실제로는 이렇게 갈립니다
매복이 깊지 않고 인접한 영구 앞니의 뿌리가 아직 자라는 중이라면 과잉치만 먼저 뽑고 맹출할 공간을 열어준 뒤 지켜보는 방법을 씁니다. 이 경우 영구치가 저절로 제자리를 찾아 올라온 사례가 보고되어 있습니다. 반대로 정중과잉치가 있어도 영구 앞니의 맹출을 막지 않고 앞니 사이가 벌어지는 원인도 아니라면, 수술 없이 교정치료만으로 공간을 정리하며 지켜볼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미 다른 영구치(예를 들어 송곳니)의 맹출을 막고 있을 정도로 자리 잡은 경우에는 과잉치를 뽑은 뒤 공간유지장치나 교정적인 힘으로 치아를 끌어내리는 치료까지 함께 필요할 수 있습니다. 유치가 빠진 뒤 영구치가 오래 안 나오는 경우를 살피는 기준도 비슷한 맥락에서 참고할 만합니다.
위치를 정확히 봐야 할 때는 어떻게 하나요
과잉치가 정확히 어디에 있고 어느 방향을 향해 있는지, 옆 영구치 뿌리와 얼마나 가까운지는 3차원 영상 장비인 CBCT(콘빔 전산화단층촬영)로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아이는 자라는 중인 조직이 방사선에 더 민감하고 생식선까지의 거리도 짧아 방사선 노출을 꼭 필요한 만큼만 쓰는 원칙(ALARA)을 지켜야 합니다. 그래서 기본적인 방사선사진만으로 위치와 방향 판단이 어렵거나 수술 계획을 세우는 데 3차원 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선택적으로 촬영하는 것이지, 모든 아이에게 반드시 찍어야 하는 검사는 아닙니다.
뽑기로 정해지면 어떻게 진행되나요
정중과잉치는 대부분 입천장 쪽에 있어 그쪽에서 접근합니다. 잇몸을 들어 올려(전층 판막) 위에 덮인 뼈를 필요한 만큼만 다듬어 낸 뒤 과잉치와 그것을 둘러싼 주머니(치낭)까지 함께 제거합니다. 치낭을 남기면 나중에 낭종으로 이어질 수 있어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