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교정치료를 시작하면서 치과에서 교정용 칫솔과 치실 사용법을 안내받았습니다. 그런데 칫솔질만으로는 부족하고 치아 사이도 따로 닦아야 한다는 말이 부담스럽습니다. 칫솔질을 열심히 하면 치아 사이는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닐지 궁금합니다.

짧은 답변

칫솔질과 치아 사이 관리는 서로 다른 면을 맡습니다. 교정용 칫솔이든 일반 칫솔이든 칫솔모가 물리적으로 눌러 닿을 수 있는 면은 정해져 있습니다. 씹는 면과 볼쪽·혀쪽 면은 칫솔모가 직접 닿아 치태(치아 표면에 쌓이는 세균막)를 닦아낼 수 있지만 옆 치아와 맞닿은 인접면(치아와 치아가 접촉하는 면)은 애초에 칫솔모가 들어갈 수 없는 좁은 틈에 있어 치실 같은 도구로만 닦입니다. 게다가 교정치료를 받는 동안은 충치가 잘 생기는 시기로 분류되므로 인접면 관리를 거르지 않는 것이 평소보다 더 중요합니다.

왜 그런가요?

칫솔이 못 닦는 면이 따로 있습니다

칫솔질은 씹는 면(교합면), 볼쪽 면(협면), 혀쪽 면(설면)을 차례로 닦는 방법입니다. 초등학교 입학 이후에는 칫솔모를 잇몸에서 치아 쪽으로 둥글게 굴리는 회전법이 권장되는데 이 동작은 칫솔모가 직접 눌러 닿는 세 면을 향합니다. 그런데 옆 치아와 맞닿아 있는 인접면은 이 세 면과 달리 칫솔모가 물리적으로 들어갈 수 없는 좁은 틈에 있습니다. 그래서 씹는 면과 볼쪽·혀쪽 면을 깨끗이 닦아도 인접면의 치태는 그대로 남을 수 있고 이 면을 닦으려면 치실 사용을 함께 해야 합니다.

이 틈에 남는 치태는 겉보기와 다르게 두껍게 쌓일 수 있습니다. 치아와 치아가 맞닿는 접촉점 아래 치간공극(치아 사이의 빈 공간)에는 점성이 높은 치태가 고이기 쉽고 이대로 오래 제거되지 않으면 이 부분과 볼쪽 치태가 이어져 치아 둘레를 감싸는 띠 모양을 이루기도 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볼쪽 면이 매끈해 보여도 인접면 쪽에는 치태가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부위에 생기는 초기 충치는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워 교익방사선사진으로 따로 확인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치태는 붙은 직후와 시간이 지난 뒤의 성질이 다릅니다. 처음에는 산소를 좋아하는 균이 자리잡지만 두께가 두꺼워지면 안쪽부터 산소가 없는 환경으로 바뀌면서 산을 만들어내는 균이 우세해집니다. 이렇게 성숙한 치태는 산을 활발히 만들어 치아 표면의 무기질을 녹이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인접면 치태를 어쩌다 한 번씩 제거하기보다 정기적으로 제거해 이 과정이 진행되지 않도록 끊어주는 것이 관리의 핵심입니다.

칫솔질이 닿는 면과 치실이 닿는 면을 비교한 그림. 칫솔은 씹는 면·볼쪽 면·혀쪽 면에 닿고 치실은 치아 사이 인접면에 닿는다.

교정치료 중에는 관리 부담이 실제로 커집니다

교정장치를 붙인 치아는 우식이 잘 생기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 이 시기에 치과에서 불소양치액처럼 저농도 불소를 반복적으로 공급하는 방법을 추가로 권하기도 하는데 이 역시 우식 위험이 커진 치아를 보호하려는 같은 목적입니다. 치태 제거와 불소의 역할이 어떻게 나뉘는지는 간식 뒤 가글과 칫솔질의 역할이 어떻게 다른지 다룬 글에서 더 볼 수 있습니다.

철사와 브라켓(치아에 붙이는 작은 장치) 주변은 평소보다 치태가 남기 쉬운 자리입니다. 이 치태가 오래 머무르면 법랑질(치아 표면의 단단한 층)의 무기질이 빠져나가 하얗게 흐려지는 초기 병소인 백색 반점이 생길 수 있고 고정성 교정장치를 쓰는 환자에서 이런 병소가 나타나는 정도는 연구마다 차이가 크게 보고됩니다. 이 단계는 아직 치아 표면이 무너지지 않은 초기 상태이므로 치태 관리를 꾸준히 이어가면 진행을 멈추거나 되돌릴 여지가 있지만 방치하면 실제 와동(구멍)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치아 사이를 따로 닦는 일은 교정 중에만 추가되는 번거로운 절차가 아니라 칫솔이 원래부터 닿지 못하는 면을 채우는 과정이며 우식 위험이 높아진 시기이기 때문에 그 공백을 그대로 두기 어렵다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