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특정 치아 사이에 음식물이 자꾸 끼고 그 자리가 시릴 때가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충치가 안 보이는데 이런 증상만으로 충치를 의심해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짧은 답변
음식물이 자꾸 끼는 것과 그 자리가 시린 것은 각각 다른 이유로도 나타날 수 있어 이 두 증상만으로 충치를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치아 사이의 접촉이 느슨해졌거나 맞물리는 치아의 뾰족한 교두가 음식을 밀어 넣는 경우에는 충치 없이도 음식물이 반복해서 끼고 잇몸에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접촉면 아래에서 시작된 충치라면 초기에는 육안이나 손끝으로 확인하기 어려워 방사선 사진으로 따로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어느 쪽인지는 치과에서 직접 살펴봐야 가려집니다.
왜 그런가요?
음식이 자꾸 끼는 것은 치아 사이 틈이나 맞물림 때문일 수 있습니다
두 치아 사이의 접촉점이 벌어져 틈이 생긴 상태를 개방된 인접접촉이라고 합니다. 이런 틈이 있으면 음식물이 그 사이로 밀려 들어가는 음식물 압입이 뚜렷하게 늘어납니다. 이 상태가 이어지면 치아 사이 잇몸에 염증이 생기며 치주 조직의 깊이나 부착 상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적절한 구강 위생 관리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면 이 틈 자체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틈이 신경 쓰일 만큼 크면 수복물 가장자리가 튀어나오지 않는 범위에서 접촉을 다시 메우는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
맞물리는 반대쪽 치아의 교두(씹는 면의 뾰족한 돌기) 하나가 비정상적으로 높고 좁아서 씹을 때 아래 치아 두 개 사이의 경계나 깊은 와(오목하게 파인 자리)로 그대로 파고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교두를 침하교두라고 하며 씹을 때마다 강한 수직 힘으로 음식물을 인접면(치아끼리 맞닿는 면) 사이로 밀어 넣습니다. 이 힘이 반복되면 음식물 압입뿐 아니라 치아 파절이나 수복물 손상, 잇몸 염증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두 경우 모두 충치가 아니라 치아 사이 틈이나 맞물림 자체의 문제로 음식이 자꾸 끼는 것입니다.
시린 느낌도 충치만으로 생기지는 않습니다
같은 자리가 시리다고 해서 곧바로 충치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잇몸이 내려앉거나 치아 표면이 닳아서 법랑질 안쪽의 상아질이 드러나면 온도나 삼투압 자극, 심지어 손끝으로 만지는 자극에도 날카롭고 짧은 통증이 나타나는 치아 지각과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는 드러난 상아질 관 속 액체가 자극에 따라 움직이며 신경을 건드려 생기는 반응으로 충치와는 별개의 원인입니다.
물론 접촉면 아래에 자리 잡은 충치가 실제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인접면 충치는 두 치아가 맞닿는 접촉부 하방의 매끈한 표면에 치태(치아 표면에 쌓이는 세균막)가 쌓이면서 시작되며 겉의 법랑질 표면에서는 넓게 퍼지고 안쪽 상아-법랑 경계(법랑질과 상아질이 만나는 경계) 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원뿔 모양으로 진행합니다. 안쪽으로 파고드는 이런 진행 특성 때문에 두 치아가 맞붙어 있는 접촉면 안쪽은 눈으로 보거나 탐침 끝으로 만져서 초기에 확인하기가 어렵습니다.

눈에 안 보여도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인접면 충치는 교익방사선사진으로 확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익방사선사진으로 확인하는 원리를 보면 이 검사가 접촉면 아래 병소를 어떻게 찾아내는지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방사선 사진으로도 판단이 애매하면 교정용 밴드로 치아 사이를 잠시 벌려 접촉면을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하는 방법도 씁니다.

음식물이 자꾸 끼고 그 자리가 시린 증상은 치아 사이 틈이나 맞물림 문제로 인한 잇몸 염증, 노출된 상아질에 의한 지각과민증, 눈에 잘 안 보이는 인접면 충치 가운데 어느 쪽에서도 비롯될 수 있습니다. 정확히 어떤 경우인지는 방사선 사진을 포함한 검사로 확인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