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치통이 너무 심한데 정확히 어느 치아가 아픈지 모르겠습니다. 위쪽인지 아래쪽인지도 헷갈리고 통증이 여러 치아에 걸쳐 퍼지는 느낌이라 스스로는 원인 치아를 짚어낼 수가 없습니다. 이럴 때 치과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아픈 치아를 찾아내는지 궁금합니다.
짧은 답변
치과에서는 문진부터 시작해 온도 검사, 전기치수검사, 타진, 촉진, 저작·투과 검사까지 여러 검사를 단계적으로 겹쳐 보면서 원인 치아를 좁혀 갑니다. 통증이 실제 원인 자리가 아닌 다른 곳에서 느껴지는 연관통(referred pain)일 때는 이런 검사로도 특정이 어려울 수 있는데 이때는 의심 부위를 하나씩 마취해 통증이 사라지는 치아를 찾는 마취 검사까지 시행합니다. 검사 하나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여러 검사 결과를 종합해서 판단합니다.
왜 그런가요?
문진으로 통증의 특징부터 정리합니다
치과의사는 먼저 환자가 스스로 말하는 자각 증상을 듣습니다. 언제부터 아팠는지, 무엇을 할 때 아픈지, 통증이 얼마나 오래가는지, 자극이 없어도 저절로 아픈 적이 있는지를 묻습니다. 이 답변만으로 원인 치아가 바로 확정되지는 않지만 이후 검사를 어디부터 시작할지 정하는 잠정적인 방향이 됩니다.
온도 검사와 전기치수검사로 신경 상태를 봅니다
차가운 자극을 치아 표면에 5초 정도 대고 반응을 보는 한랭 검사와 약한 전류를 흘려 신경 반응을 확인하는 전기치수검사(EPT)는 치수(치아 신경과 혈관이 있는 조직)가 살아 있는지 어떤 상태인지를 가늠하는 검사입니다. 자극을 없앤 뒤에도 통증이 오래 남으면 치수의 염증이 스스로 회복되지 않는 비가역성 치수염 단계로 넘어갔다는 신호이고 반응이 아예 없으면 신경이 죽어 있는 치수괴사 상태를 의심합니다. 다만 전기치수검사는 완전히 씌운 치아나 금속 수복물이 있는 치아에서는 정확도가 떨어집니다. 그래서 검사 하나의 결과만으로 진단하지 않고 인접한 정상 치아와 비교하며 다른 검사와 함께 판단합니다.
타진과 촉진으로 염증이 어디까지 번졌는지 확인합니다
타진은 치경 손잡이 등으로 치아를 가볍게 두드려 치주인대(치아뿌리와 주변 뼈를 연결하는 조직)에 염증이 있는지 보는 검사입니다. 두드렸을 때 유독 민감하게 아프면 치수가 죽었거나 염증이 뿌리 끝 주변까지 번졌을 가능성을 의심합니다. 촉진은 손가락으로 치아뿌리 주변 잇몸을 눌러 부기나 물렁한 느낌이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로 감염이 치수 안에서 멈추지 않고 주변 조직까지 퍼졌는지를 가늠하는 데 씁니다. 이렇게 염증이 뿌리 끝 주변 조직까지 번진 상태를 치근단치주염이라고 합니다.
씹을 때만 순간적으로 아프다면 균열도 살펴봅니다
충치가 눈에 안 보이고 방사선 사진도 정상인데 씹을 때만 날카롭게 아프다면 치아에 미세한 금이 간 균열치일 가능성도 확인합니다. 이때는 나무 막대나 전용 기구로 하나의 교두씩 물게 해 통증이 재현되는 부위를 찾는 저작 검사와 강한 빛을 치아에 투과시켜 균열선 주변이 어둡게 그늘지는지 보는 투과 조명 검사를 이용합니다. 균열은 초기에는 상아질에만 그쳐 있어 다른 검사로는 잘 안 잡히다가 금이 치수강까지 이어지면 자극 없이도 아픈 자발통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안 좁혀지면 마취 검사로 범위를 줄입니다
위 검사들로도 원인 치아가 특정되지 않거나 통증이 실제 아픈 자리가 아닌 다른 곳에서 느껴지는 연관통이 의심되면 마취 검사를 시행합니다. 의심 부위에서 가장 뒤쪽 치아부터 순서대로 마취해 통증이 사라지는지 보고 사라지지 않으면 그 앞 치아로 옮겨가며 반복합니다.

위턱과 아래턱 중 어느 쪽이 원인인지 구분이 안 될 때는 하치조신경 전달마취로 그쪽 아래턱 전체를 한 번에 마취해 아래턱 치아가 원인인지를 가려내기도 합니다. 이렇게 순서대로 마취해도 통증이 그대로 남으면 삼차신경통처럼 치아가 아닌 다른 원인을 의심하고 그에 맞는 진료로 연결합니다.
전체적인 검사 순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통증 양상이 달라지면 다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검사 당일에 원인이 뚜렷하게 잡히지 않았더라도 통증이 계속 욱신거리는 쪽으로 바뀌거나 밤에 잠을 깰 정도로 심해지거나 잇몸이 붓는다면 염증이 치수를 넘어 뿌리 끝 주변 조직까지 번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런 변화가 있으면 처음 검사에서 결론이 안 났더라도 다시 진료를 받아 타진, 촉진, 방사선 검사를 새로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