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예전에 신경치료를 받았던 치아인데 시간이 지나 다시 통증이 생겼다는 고민입니다. 이미 신경을 제거하고 치료까지 마친 치아인데도 다시 아플 수 있는지, 그렇다면 재치료가 가능한지 궁금해합니다.
짧은 답변
가능합니다. 신경치료를 마친 치아에서 통증이 다시 나타나면 발치나 수술보다 비외과적 재근관치료(신경치료를 다시 하는 처치)를 먼저 검토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재치료로 해결되는지는 통증의 원인에 따라 갈립니다. 근관 안에 남아 있던 세균이 다시 자란 경우라면 재치료로 접근할 수 있지만 치아 뿌리(치근) 자체가 세로로 갈라진 경우라면 재치료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재치료가 가능한지를 판단하려면 먼저 통증의 원인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왜 그런가요?
다시 아픈 원인을 먼저 확인합니다
신경치료를 마친 치아라도 근관 안쪽 어딘가에 세균이 남아 있었거나 치료 후 새로 침투했다면 뿌리 끝 주변 조직의 염증인 치근단치주염이 다시 생길 수 있습니다. 처음 감염과 달리 재발한 감염에서는 엔테로코쿠스 파칼리스나 칸디다 알비칸스처럼 소독에 잘 견디는 균이 주로 검출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증상이 다시 나타나는 데는 처음 치료 당시 생긴 문제가 뒤늦게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근관을 다듬는 기구가 안에서 부러진 채 남아 있거나 근관 벽에 원래 없어야 할 구멍이 생겼거나 충전재가 뿌리 끝 바깥으로 새어 나간 경우는 모두 지속적인 자극이나 세균 침투 통로로 남을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처음 치료 때 알아채지 못했더라도 시간이 지나 증상으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무증상으로 오래 유지되던 병소가 갑자기 급성으로 악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재치료 과정에서 근관을 다시 건드리는 자극 자체가 계기가 되어 만성 병소가 급격히 붓고 아픈 상태로 바뀌는 것을 피닉스농양이라고 합니다. 이때는 방사선사진에 이미 경계가 뚜렷한 병소가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처음 생기는 급성 병소와 다릅니다.
반대로 치료 후 방사선사진에서 병소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고 해서 그 자체가 실패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새 뼈 대신 치밀한 섬유 조직으로 채워져 방사선 투과상만 남고 증상은 없는 경우(근첨 반흔)도 있습니다. 다만 지금처럼 통증이 새로 생겼다면 이런 무증상 흉터와는 다른 상황이므로 재감염이나 구조적 문제 쪽을 먼저 살펴야 합니다.
치아 자체에 금이 간 경우(균열치)도 신경치료 전후로 증상이 이어지거나 새로 나타나는 원인이 됩니다. 씹을 때 순간적으로 찌릿한 통증이 있다면 균열 가능성도 함께 살펴볼 근거가 됩니다.

비외과적 재치료로 접근합니다
원인을 살핀 결과 감염이 다시 자리 잡은 것으로 판단되면 외과적 수술보다 비외과적 재근관치료를 먼저 고려합니다. 치아에 크라운이나 포스트가 있다면 먼저 그 상태를 평가한 뒤 필요하면 제거해 근관 안으로 다시 접근할 길을 확보합니다. 이전에 채워 넣었던 충전재를 제거하고 부러진 기구가 남아 있다면 위치와 상태에 따라 제거하거나 우회해 지나가는 방법을 씁니다. 천공이 있었다면 그 부위를 생체친화적인 재료로 다시 메우는 처치가 더해집니다. 이렇게 근관 내부를 다시 정리한 뒤 세정과 재성형을 거쳐 다시 채우는 것이 비외과적 재치료의 흐름입니다.

이 접근은 근관 안의 감염원을 다시 제거하고 밀폐한다는 원리에 바탕을 두고 있어 치아를 살리는 방법 가운데 먼저 고려되는 선택입니다. 다만 근관 안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위치에 문제가 있거나 재치료로도 증상이 이어지면 치근단 수술과 같은 외과적 방법을 추가로 검토하게 됩니다.
통증의 원인이 치근파절이면 다릅니다
치근의 장축을 따라 금이 가거나 부러지는 수직 치근파절이 통증의 원인이라면 접근이 달라집니다. 감염을 다시 없애는 재근관치료로는 해결되지 않는데 문제의 본질이 치아 구조가 갈라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좁고 깊은 치주낭이 국소적으로 만져지거나 방사선사진에서 치근막 공간이 근단부로 갈수록 넓어지며 특징적인 형태의 투과상이 보이는 것이 감염만으로 인한 병소와 구분되는 단서입니다.
수직 치근파절이 확진되면 예후가 좋지 않아 발치가 원칙으로 고려됩니다. 다만 어금니처럼 뿌리가 여러 개인 치아에서 다른 치근의 뼈 지지가 양호하다면 잇몸을 열어 균열을 직접 확인한 뒤 문제가 된 치근만 잘라내는 치료로 나머지 부분을 보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될지는 파절의 위치와 범위, 남은 치근의 상태를 직접 확인해야 판단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