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진 치아를 채우는 방법은 오랫동안 틀니와 임플란트 둘뿐이었습니다. 일본 바이오벤처 도레겜 바이오파마(Toregem BioPharma)가 개발 중인 치아 재생 항체 치료제가 어린이 대상 임상 2상 진입을 위한 일본 당국의 서류 심사를 통과하면서 이가 저절로 다시 자라는 세 번째 선택지가 처음으로 구체적인 일정표를 갖게 됐습니다.

도레겜은 지난 8월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가 치료제 'TRG035'의 임상 2상 시험계획 통지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고 영국 치과 전문매체 덴티스트리닷컴(Dentistry.co.uk)이 보도했습니다. 다만 시험을 진행할 병원의 임상시험심사위원회 승인은 아직 남아 있어 실제 투여 시작일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어금니 아래 잇몸 속 작은 치아싹이 빛나고 그 옆에서 항체 모양 아이콘이 단백질을 막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턱뼈 단면 그림
치아 재생 항체가 치아 성장을 억제하는 단백질을 막아 잇몸 속에 잠들어 있던 치아싹을 깨우는 원리를 보여주는 그림. AI 이미지

항체 하나가 잠자는 치아싹을 깨운다

TRG035는 USAG-1이라는 단백질의 작용을 막는 항체입니다. 이 단백질은 평소 치아가 더 자라나지 않도록 억제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사람에게도 영구치 뒤편에 자라다 멈춘 흔적 치아싹이 남아 있습니다. 개발을 이끄는 다카하시 가쓰 오사카의료연구소 기타노병원 치과·구강외과장은 이 흔적 치아싹에서 USAG-1을 막으면 멈춰 있던 치아가 다시 자라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2005년부터 20년 가까이 이 약을 개발해 왔습니다.

성인 30명에서 어린이 24명으로

임상시험은 2024년 10월 교토대병원에서 대구치가 하나 이상 없는 30~64세 성인 남성 30명에게 약물을 투여하며 시작됐습니다. 안전성 확인이 목표였던 이 1상 시험은 끝났고 도레겜은 안전성을 확인했다고만 밝혔을 뿐 세부 결과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서류 심사를 통과한 2상은 대상을 넓혀 선천적으로 치아가 여럿 없는 어린이 24명에게 약을 투여해 효과를 가늠합니다.

틀니·임플란트에 이은 '세 번째 선택지'

도레겜은 지난 5월 530만 달러를 추가로 모아 보조금을 포함한 누적 조달액이 2,900만 달러를 넘겼습니다. 다카하시 과장은 치아 재생제가 틀니, 임플란트와 함께 세 번째 선택지가 되는 시대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회사가 내건 상용화 목표는 2030년이지만 2상 투여조차 시작하지 못한 지금 단계에서는 잠정적인 숫자에 가깝습니다.

틀니, 임플란트, 주사와 알약으로 표현한 치아 재생 치료제를 나란히 놓은 세 가지 아이콘 그림
틀니, 임플란트에 이어 치아 재생 치료제가 떠오르는 세 번째 선택지로 꼽히는 상황을 비교한 그림. AI 이미지

지금 당장 국내 진료실에서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투여 대상도 선천적으로 치아가 여럿 없는 환자로 좁혀져 있어 충치나 사고로 이를 잃은 경우로 넓어지는 것은 훨씬 먼 훗날의 일입니다. 국내에서 이 치료제의 임상시험 계획은 확인되지 않았고 선천성 무치증이 있는 아이라도 지금은 턱뼈 성장이 끝날 때까지 기존 방식대로 자리를 관리하며 기다려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