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레이 한 장을 AI가 먼저 훑어보고 잇몸뼈가 얼마나 내려앉았는지 표시해 주는 치과가 늘고 있습니다. 잇몸뼈는 치아를 붙잡고 있는 턱뼈로 치주염이 진행될수록 이 뼈가 조금씩 녹아 내려앉습니다. 충치로 보이는 자리를 표시해 주는 AI를 다룬 글에서는 AI가 표시한 자리라도 실제 충치가 아닌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잇몸뼈 소실을 찾는 AI는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최근 여러 연구를 모아 다시 살펴본 결과 뼈가 줄어든 자리를 찾아내는 능력 자체는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사진 종류와 판정 방식에 따라 성적이 갈리고 그 결과만으로 치주염을 진단했다고 보기는 아직 이릅니다.

사진 100장 중 몇 장을 맞힐까
2025년에 나온 종합 리뷰는 지금까지 나온 관련 연구 서른 편을 품질까지 따져 다시 살펴봤습니다. 그중 통계로 합칠 수 있었던 열 편을 모은 결과 실제로 뼈가 줄어든 사진 100장을 보여주면 AI는 87장에서 그 사실을 맞혔고 정상인 사진 100장 중에서는 24장을 잘못 잇몸병으로 표시했습니다. 다만 임상 의사 결정에 쓸 AI 연구를 따로 평가하는 기준으로 논문의 질을 따져 보니 아주 높은 신뢰도로 평가된 연구는 하나도 없었고 전체의 63퍼센트가 중간 수준에 그쳤습니다. 성적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그 성적을 낸 연구들의 설계가 아직 고르지 않다는 뜻입니다.
파노라마 사진과 치아별 사진, 잘하는 일이 다르다
같은 시기에 나온 다른 메타분석은 잇몸병이 있다 없다만 가르는 판정과 병의 단계(경도·중등도·중증)까지 나누는 판정을 따로 비교했습니다. 있다 없다만 가르는 판정에서는 치아 하나씩 확대해 찍는 치근단 사진이 민감도 87%, 특이도 82%로 고르게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반면 단계까지 나누는 판정에서는 입 전체를 한 장에 담는 파노라마 사진이 정확도 89%로 더 나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그래서 연구진은 파노라마 사진은 선별 검사와 단계 판정에 적합하고 치근단 사진은 있다 없다를 가르는 조기 발견에 적합하다고 정리했습니다.
특히 잘 잡아내는 두 가지
과제를 좁히면 성적은 더 올라갑니다. 여러 뿌리를 가진 어금니에서 뿌리 사이 뼈까지 녹아내린 부위(치근분지부 병변)를 찾는 연구 여덟 편, 어금니 만 2천여 개의 사진을 모은 분석에서는 민감도 93%, 특이도 94%를 기록했고 아래턱 어금니로 좁히면 각각 96%와 97%까지 올랐습니다. 다만 이 연구는 잇몸을 직접 찔러보는 탐침 검사가 여전히 신뢰할 수 있는 필수 검사이고 엑스레이와 AI 판독은 그것을 보완하는 자료일 뿐이라고 못박았습니다.
임플란트를 심은 자리 주변 뼈가 녹아내리는 징후를 찾는 연구 다섯 편, 사진 만 2천여 장을 모은 분석에서도 AI는 민감도 88%, 특이도 91%로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이 결과 역시 임플란트 주위염을 짐작하게 하는 참고 자료일 뿐 잇몸 상태를 직접 살피는 임상 검사를 대신하지는 못한다고 연구진은 선을 그었습니다.

아직 못 미더운 부분도 있다
반대로 잇몸염이나 치주질환 자체를 사진만으로 진단하려는 시도는 아직 성적이 들쭉날쭉합니다. 입안을 직접 찍은 사진으로 잇몸염을 진단한 연구들은 정확도가 74에서 78퍼센트 사이에 머물렀고 치주질환 자체를 사진으로 진단한 연구는 47에서 81퍼센트까지 연구마다 크게 갈렸습니다. 2023년에 나온 다른 종합 리뷰도 지금까지 쌓인 근거의 수준이 낮고 프로그램마다 성능 차이가 커서 AI 판독 결과를 곧바로 진단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정리했습니다.
진료실에서 확인하면 좋은 것
AI 판독 결과를 안내받았다면 아래를 물어봐도 좋습니다.
- AI가 본 사진이 입 전체를 찍은 파노라마인지 치아별로 확대한 사진인지
- 뼈가 줄었다는 표시가 잇몸을 찔러보는 탐침 검사로도 함께 확인됐는지
- 임플란트 주변이라면 그 부위만 따로 다시 살폈는지
엑스레이에 나타난 뼈의 높이는 치주질환을 가르는 여러 기준 중 하나일 뿐입니다. 잇몸이 얼마나 붙어 있는지 이가 흔들리는지는 사진만으로는 보이지 않아 지금도 치과의사가 직접 확인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AI가 표시한 자리를 계기로 검진을 미루지 않는 것이 이 기술을 가장 잘 쓰는 방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