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교정장치(클리어얼라이너)로 치료를 시작하면 치과에서 컴퓨터 화면으로 지금 치아와 가지런해진 뒤의 치아를 미리 보여줍니다. 이 시뮬레이션은 구강스캐너로 찍은 디지털 본을 컴퓨터에 입력해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그려낸 계획입니다. 그런데 이 계획이 실제로 얼마나 그대로 이뤄지는지를 최근 여러 연구가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결론은 움직임의 종류에 따라 크게 갈린다는 것입니다. 어금니를 당기거나 미는 것처럼 비교적 단순한 움직임은 계획의 8~9할이 그대로 이뤄지지만 치아의 회전이나 정출 움직임은 계획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흔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정확도"는 계획한 각도나 거리 중 실제로 얼마나 이뤄졌는지를 뜻합니다. 컴퓨터가 치아를 10도 돌리기로 계획했는데 실제로는 6도만 돌아갔다면 정확도는 60퍼센트이고 나머지 4도는 그대로 남는 셈입니다. 이 차이는 치아 모양이나 힘이 전달되는 방향 때문에 생기며 얼라이너가 잘못 만들어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금니는 잘 움직이고 송곳니는 잘 안 돌아간다

여러 연구를 모아 보면 움직임의 종류에 따라 결과가 뚜렷하게 나뉩니다. 어금니를 앞으로 당겨 빈 공간을 닫는 움직임은 계획의 86퍼센트 정도가 그대로 이뤄져 비교적 잘 맞았습니다. 어금니를 뒤로 밀어내는 움직임은 1.5밀리미터 넘게 크게 밀 때는 계획의 88퍼센트까지 정확했지만 작은 이동까지 함께 놓고 보면 평균은 61퍼센트로 낮아졌고 아래턱 어금니는 이보다 더 예측하기 어려웠습니다. 반면 치아를 세로축으로 돌리는 움직임은 연구마다 36퍼센트에서 85퍼센트까지 큰 차이를 보였고 평균은 65퍼센트 정도에 그쳤습니다. 특히 단면이 둥근 송곳니와 작은어금니는 얼라이너가 힘을 붙잡기 어려워 회전이 가장 안 되는 치아로 꼽혔습니다. 앞니나 어금니처럼 단면이 각진 치아는 상대적으로 잘 돌아갔습니다. 정출(치아를 잇몸 밖 방향으로 이동시키는 움직임)은 더 까다로워서 오래된 연구에서는 계획의 30퍼센트에 그쳤고 최근 연구에서도 57~62퍼센트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반대로 앞니를 안으로 밀어 넣는 움직임(압하)은 비교적 잘 조절되는 편으로 나타났습니다.
| 움직임 | 계획대로 이뤄지는 정도 |
|---|---|
| 어금니 당기기(공간 닫기) | 약 86% |
| 어금니 밀기(1.5mm 이상) | 최대 88%(작은 이동 포함 평균 61%) |
| 치아 돌리기(회전) | 36~85%(평균 65%) |
| 정출 | 30~62% |
돌기(어태치먼트)를 붙여도 완전히 메워지지 않는다
치아 표면에 붙이는 작은 돌기, 즉 어태치먼트를 붙이면 얼라이너가 치아를 붙잡는 힘이 늘어 정확도가 어느 정도 올라갑니다. 그러나 일반 어태치먼트와 모양을 다듬은 어태치먼트를 비교한 연구를 모아 보면 둘 사이에 뚜렷한 차이는 없었습니다. 송곳니를 돌리는 움직임에서 일반 어태치먼트는 계획의 61퍼센트, 다듬은 어태치먼트는 72퍼센트가 이뤄졌고 정출에서는 각각 58퍼센트와 62퍼센트였습니다. 어느 쪽을 붙이든 컴퓨터 화면이 보여준 만큼 완전히 움직인 사례는 없었다는 것이 이 연구의 결론입니다. 어태치먼트가 붙어 있으면 웃을 때 작은 돌기가 살짝 도드라져 보일 수 있는데 이는 부작용이 아니라 이 힘을 만들기 위한 장치입니다.
그래서 중간에 다시 스캔한다

이런 차이를 메우는 방법이 리파인먼트(추가 교정)입니다. 처음 계획을 세울 때부터 어려운 움직임은 목표보다 더 크게 돌리거나 밀도록 여유를 두고, 치료 중간에 다시 스캔해 남은 차이만큼 얼라이너를 새로 만들어 이어 낍니다. 처음 받은 얼라이너를 다 썼는데도 이가 원하는 만큼 안 움직였다면 이는 치료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이 방식에서 흔히 예정되어 있는 과정입니다. 다만 리파인먼트 스캔을 몇 차례까지 기본으로 포함하는지, 추가 비용이 있는지는 치과마다 다르므로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확인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연구는 대부분 표본이 크지 않고 측정 방법도 연구마다 달라 이 수치를 내 경우에 그대로 대입하기는 어렵습니다. 근거의 질도 아직 높지 않다고 평가한 연구가 많았습니다. 그래도 어떤 움직임이 계획대로 되기 쉽고 어떤 움직임이 더 손이 가는지는 여러 연구에서 반복해서 비슷하게 나타났습니다. 교정을 앞두고 있다면 내가 교정해야 할 부분이 돌리는 움직임인지 정출 움직임인지 치과의사에게 물어보고 어태치먼트나 중간 확인 계획을 함께 세워 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