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니를 만드는 방법이 하나가 아닙니다. 왁스로 모양을 잡고 뜨거운 레진에 밀어 넣어 굳히는 전통 방식 외에 액체 레진을 층층이 쌓아 굳히는 3D프린터 방식과 이미 딱딱하게 굳어 있는 블록을 깎아내는 밀링(CAD/CAM) 방식이 최근 몇 년 사이 진료실에 함께 들어왔습니다. 최근 씹는 힘을 130만 번 가까이 흉내 낸 실험 연구를 보면 재료 자체는 가장 단단한 밀링 방식에서 오히려 이가 틀니 바닥에서 가장 쉽게 떨어졌습니다.
틀니를 만드는 세 가지 방법
전통 방식은 인공 치아를 아직 덜 굳은 레진 반죽 속에 파묻고 그대로 열을 가해 굳힙니다. 이가 틀니 바닥과 하나의 덩어리로 이어지기 때문에 둘 사이에 별도의 접착면이라는 약점이 생기지 않습니다. 3D프린터 방식과 밀링 방식은 순서가 반대입니다. 틀니 바닥과 이를 각각 따로 만든 다음 접착제로 붙입니다. 3D프린터는 빛을 쬐어 액체 레진을 얇은 층으로 겹겹이 굳혀 바닥 모양을 완성하고 밀링은 공장에서 미리 단단하게 굳혀 놓은 PMMA 블록을 5축 기계로 깎아 냅니다. 두 방식 모두 잇몸을 구강스캐너로 찍은 데이터에서 출발합니다. 그 스캔 자체가 얼마나 정확한지는 임플란트를 심을 때를 중심으로 이미 다룬 적이 있고 여기서는 스캔 이후 완성된 틀니가 입안에서 얼마나 오래 버티는지를 봅니다.

씹는 힘을 130만 번 흉내 내 보니
연구팀은 여덟 가지 조합의 틀니 시편을 만들어 5도와 55도를 오가는 온도 변화와 씹는 힘을 동시에 130만 번 가했습니다. 사람이 몇 년을 씹는 것과 맞먹는 하중입니다. 전통 방식은 노화 전 445뉴턴이던 최대 강도가 노화 후에도 412뉴턴으로 92%가 그대로 남았고 시편 전부가 부러지지 않고 버텼습니다. 3D프린터 방식은 재료에 따라 성적이 갈렸습니다. 그중 DLP 방식으로 찍은 한 재료는 강도가 317뉴턴에서 181뉴턴까지 57%나 떨어졌습니다. 가장 나쁜 성적은 밀링 방식에서 나왔습니다. 노화를 견딘 뒤 살아남은 시편의 비율이 50에서 62.5%까지 떨어졌고 부러진 자리도 대부분 이와 바닥 사이 접착면 그대로였습니다.
밀링용 블록은 공장에서 이미 화학 반응을 거의 끝까지 진행시켜 놓은 재료입니다. 그만큼 표면에 새 접착제와 결합할 빈자리가 남아 있지 않아 접착제의 물리적인 힘에만 기대야 합니다. 3D프린터 레진은 굳는 정도가 74에서 87% 수준에 머물러 있어 이를 붙일 때 화학적으로 다시 이어지는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전통 방식은 애초에 접착이라는 단계 자체가 없으니 이 약점에서 자유롭습니다. 연구팀은 이 차이가 접착제의 성능보다 재료가 굳어 있는 정도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재료 자체는 밀링이 더 단단하다
접착 부위가 약하다고 밀링 재료 자체가 나쁜 재료는 아닙니다. 3D프린터 틀니 바닥 재료를 폭넓게 정리한 종설을 보면 밀링으로 깎아 만든 재료가 휨강도와 표면 단단함에서 오히려 가장 우수했고 세균이 달라붙는 정도도 가장 낮았습니다. 3D프린터 재료는 제품마다 성적 차이가 크고 색이 변하거나 세균이 더 붙는 경우도 보고됐습니다. 접착면의 약점과 재료 자체의 단단함은 서로 다른 문제라는 뜻입니다.
환자가 실제로 써 보면
임상시험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나타납니다. 틀니가 없는 환자에게 전통 틀니와 3D프린터 틀니를 3개월씩 번갈아 쓰게 한 무작위 교차 임상시험에서는 3D프린터 틀니 쪽 세균 수가 두 시점 모두 더 적었고 전체 만족도는 3D프린터 쪽이 조금 더 높았지만 통계적으로 뜻있는 차이는 아니었습니다. 씹는 능력을 비교한 다른 임상시험에서는 음식을 고르게 씹어 섞는 능력과 발음 만족도 모두 전통 틀니 쪽이 더 좋았습니다. 그럼에도 환자들에게 최종적으로 어느 쪽을 계속 쓸지 고르게 한 임상시험에서는 열 명 가운데 두 명이 3D프린터 틀니를 선택했습니다.
지금 틀니를 새로 맞추거나 이가 자주 빠지는 문제를 겪고 있다면 병원에 바닥과 이를 어떤 방식으로 만들고 어떻게 붙이는지 물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접착 방식에 따라 내구성이 갈린다는 것이 이번 연구가 보여준 핵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