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입안을 찍으면 인공지능이 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병변을 찾아 표시해 주는 서비스가 나오고 있습니다. 2026년에 나온 메타분석을 보면 이 방식은 실제 병변의 80% 이상을 놓치지 않고 잡아내지만 정상 조직을 병변으로 잘못 짚는 경우가 매우 많아 혼자서는 진단 도구로 쓰기 어렵습니다. AI 충치 진단에서는 충치를 찾는 정확도를 다뤘다면 이 글은 그보다 훨씬 무거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구강암과 그 전 단계 병변을 사진 한 장으로 걸러낼 수 있는지를 봅니다.

스마트폰으로 입안을 촬영하면 AI가 화면 속 의심 병변 부위를 빨간 테두리로 표시하는 개념도

사진에서 무엇을 찾아내려 하나

구강편평세포암(구강암의 약 90%를 차지하는 암)은 늦게 발견될수록 5년 생존율이 절반 가까이 떨어집니다. 그런데 암이 되기 전에 하얀 반점인 백반증, 붉은 반점인 홍반증, 구강편평태선처럼 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병변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이 단계에서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공지능 모델은 스마트폰이나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입안 사진에서 정상 점막과 병변의 색 경계 질감 차이를 학습해 의심되는 자리에 테두리를 그리거나 병변인지 아닌지를 분류합니다. 담배와 음주, 사람유두종바이러스 감염, 자외선 노출, 만성적인 자극이나 염증이 이런 병변과 암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예전에는 특수한 빛과 염색약을 썼다

지금까지 치과에서 구강암 의심 부위를 걸러내는 데 쓰인 보조 검사는 특정 파장의 빛을 쐬어 병변을 도드라져 보이게 하는 자가형광 검사기나 병변에 색소를 발라 구분하는 염색 검사였습니다. 그런데 2026년에 나온 미국치과의사협회의 최신 진료 지침은 이런 빛 기반 보조 검사를 정기 선별검사에는 쓰지 말라고 권고했습니다. 근거의 신뢰도가 매우 낮았기 때문입니다. 대신 이상 소견이 없는 사람을 포함한 모든 성인이 육안과 촉진으로 하는 구강 검진을 받아야 한다는 점은 분명히 했습니다. 여러 비침습 검사를 한데 모아 다시 살펴본 연구에서는 오히려 빛간섭단층촬영이나 특수 파장으로 조직을 살피는 분광 검사, 세포를 긁어내 검사하는 브러시 세포검사의 정확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 지침도 구강암과 그 전 단계 병변을 따로 나눠 보지 않고 통째로 분석한 연구가 많다는 한계를 지적하며 결국 조직을 떼어 현미경으로 확인하는 생검이 확진의 기준이라는 점은 그대로 두었습니다.

입안 사진 촬영, AI 1차 판독, 치과의사 확인, 조직검사 확진으로 이어지는 4단계 흐름도

사진 판독, 얼마나 정확한가

2026년 메타분석은 관련 연구 21편을 모아 이 가운데 조건이 비슷한 12편의 결과를 통계로 합쳤습니다. 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병변을 찾아내는 민감도는 81%, 구강암은 84%로 나타나 실제 병변을 놓치는 경우는 비교적 적었습니다. 문제는 특이도입니다. 병변에서는 16%, 암에서는 14%에 그쳐 연구진은 혼자 쓰면 위양성이 매우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상인 자리 100곳 가운데 84~86곳이 의심스럽다는 표시를 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개별 연구들이 따로 보고한 특이도는 73%에서 97% 사이로 훨씬 높았는데도 여러 연구를 통계적으로 합친 값은 이렇게 크게 떨어졌습니다. 연구마다 촬영 방식과 판정 기준, 대상 병변이 크게 달라 편차가 아주 컸기 때문입니다.

편차를 만드는 것은 촬영 조건

같은 인공지능이라도 입안 전체를 찍었는지 병변 부위만 잘라서 찍었는지에 따라 성적이 크게 갈렸고 카메라 종류와 조명, 해상도도 결과를 바꿨습니다. 검토된 연구 21편 가운데 절반이 넘는 11편은 편향 위험이 높다고 평가됐고 병리 검사로 확진한 연구는 절반 정도에 그쳤습니다. 나머지는 전문가의 육안 판정을 기준으로 인공지능의 정확도를 매겼다는 뜻이라 실제로 조직검사까지 거친 진료실 성적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촬영에 쓴 기기도 스마트폰과 전문 카메라가 섞여 있었고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에 대한 공통 지침도 아직 없는 상태입니다.

진료실에서는 이렇게 받아들이면 된다

인공지능이나 특수 조명 검사기가 의심 부위를 표시했다고 곧바로 암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나온 근거로는 정상 조직을 병변으로 잘못 짚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아무 표시가 없었다고 안심할 수도 없습니다. 담배나 음주를 오래 했거나 입안에 낫지 않는 하얀 반점, 붉은 반점이 있다면 이런 보조 검사 결과와 관계없이 치과나 구강악안면외과에서 직접 진찰을 받고 필요하면 조직검사로 확인하는 것이 맞습니다. 보조 검사는 어디까지나 치과의사의 육안 검진을 돕는 자리이지 그것을 대신하는 자리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