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교정은 평균 20개월 가까이 걸리고 기간이 길어질수록 치아 뿌리가 녹거나 치아 표면에 하얀 반점이 생기는 부작용 위험도 커집니다. 이 때문에 치아 이동을 앞당긴다는 보조 장치가 여럿 나왔습니다. 최근 이 장치들을 한데 모아 다시 계산한 분석에서 결과는 방식마다 크게 갈렸습니다. 광고를 통해 많이 알려진 진동 장치는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고 잇몸뼈에 미세한 구멍을 내는 방식이 그보다 나은 근거를 냈습니다.

치아를 미는 힘, 뼈가 어떻게 반응하나

교정 장치가 치아에 힘을 주면 밀리는 쪽 뼈는 스스로 녹아 없어지고 반대쪽에는 새 뼈가 차오릅니다. 이 뼈가 다시 만들어지는 속도가 곧 치아가 움직이는 속도를 정합니다. 그래서 보조 장치들은 저마다 다른 방법으로 이 과정을 자극하려 합니다. 잇몸뼈에 일부러 작은 상처를 내 염증 반응을 일으키거나 진동이나 약한 전류로 뼈세포를 흔드는 식입니다. 예전에는 치아 이동 속도를 앞당길 뚜렷한 방법이 없어 그저 기간을 견디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치아에 교정력이 가해져 한쪽 뼈는 흡수되고 반대쪽에는 새 뼈가 자라나는 모습을 보여주는 단면 그림
교정력을 받은 치아 주변에서 뼈가 흡수되고 새로 자라는 과정을 표현한 그림. AI 이미지

광고로 알려진 진동 장치, 효과는 가장 약했다

2026년 초 나온 한 분석은 여러 나라에서 이뤄진 관련 연구를 모아 다시 계산했습니다. 브라켓을 붙인 뒤 치아를 가지런히 맞추는 초기 단계에서 진동 장치를 쓴 쪽과 안 쓴 쪽의 차이는 한 달에 0.05mm로 사실상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송곳니를 뒤로 당기는 단계에서는 한 달에 0.27mm 빨라졌지만 어금니까지 한꺼번에 당기는 마무리 단계에서는 이 차이가 통계적으로 의미 있다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진동이 통증을 줄여준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통증을 비교한 연구들의 결과도 엇갈렸습니다. 진동을 준 쪽에서 염증 물질이 더 늘었다고 본 연구와 차이가 없다고 본 연구가 비슷하게 나뉘었습니다. 다만 진동이 치아 뿌리를 더 상하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개별 연구에서는 다른 결과도 있었습니다. 2026년 인도에서 진행한 한 임상시험은 초당 120번 떨리는 진동 장치를 하루 5분씩 쓴 그룹에서 4개월 동안 치아가 위약 장치를 쓴 그룹보다 위턱은 1.22mm, 아래턱은 1.12mm 더 움직였다고 보고했습니다. 다만 연구진 스스로도 이 정도 차이가 전체 교정 기간을 눈에 띄게 줄이기엔 크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뼈에 구멍을 내는 방식은 그보다 나았다

잇몸뼈에 얕은 구멍을 여러 개 내는 미세천공술은 같은 시기 나온 다른 분석에서 전체 치아 이동 거리를 0.67mm, 한 달 속도로는 0.2mm 늘렸습니다. 구멍을 한 번만 낸 경우보다 여러 번 나눠 낸 경우 효과가 더 컸고 '프로펠(Propel)'이라는 장치를 쓴 연구에서 효과가 두드러졌습니다. 치아 뿌리가 녹거나 치아를 움직일 때 지지대로 쓰는 미니 나사가 흔들리는 부작용은 뚜렷하게 늘지 않았습니다. 시술 당일 통증은 더 컸지만 며칠 안에 가라앉았습니다.

잇몸뼈에 미세한 구멍을 내는 기구와 치아에 진동 장치를 대는 모습을 나란히 비교해 그린 그림
치아 이동을 앞당긴다는 진동 장치 사용과 미세천공 시술 장면을 비교해 표현한 그림. AI 이미지

전기 자극은 수치는 컸지만 근거는 얕았다

잇몸에 약한 전류를 흘려보내는 전기 자극은 3개월 만에 치아를 1.78mm 더 움직였습니다. 앞서 본 방식들보다 큰 수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자체가 적어 근거의 무게는 가장 가벼웠습니다. 저출력 레이저(광생물변조)를 쬐는 방식은 이 가운데 통증을 줄이는 효과가 비교적 꾸준히 확인됐는데 이 내용은 앞선 글에서 다뤘습니다. 그 글에서 치아 이동을 앞당기는 효과는 아직 크지 않다고 봤습니다.

이번 분석은 광고를 통해 많이 알려진 진동 장치의 효과 근거가 가장 약하고 미세천공 쪽이 상대적으로 더 뚜렷한 차이를 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다만 바탕이 된 개별 연구 대부분이 방법론적으로 신뢰도가 낮게 평가된 만큼 어떤 방식도 아직 교정 기간을 확실히 줄인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