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교정 장치를 조인 뒤 며칠씩 이어지는 통증을 레이저로 줄이려는 치과가 늘고 있습니다. 저출력 레이저를 잇몸에 쬐어 세포 반응을 조절하는 광생물변조(photobiomodulation) 치료는 최근 몇 년 사이 치아교정 분야에서 특히 활발히 연구됐습니다. 최신 연구를 모아 보면 통증을 줄이는 효과는 여러 나라에서 이뤄진 연구들에서 비슷하게 반복됐고 치아 이동을 앞당기는 효과도 최근에서야 수치로 확인됐지만 그 크기는 아직 크지 않습니다.

빛이 잇몸 속에서 하는 일

저출력 레이저 기기가 브라켓이 붙은 치아 옆 잇몸(치주인대)에 빨간 빛을 비추는 단면도. 광생물변조가 일어나는 자리를 화살표로 표시했다

광생물변조는 적색이나 근적외선 파장의 빛을 조직에 쬐는 치료법입니다. 레이저로 조직을 태우거나 잘라내는 대신 빛 에너지가 세포 안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통증과 염증에 관여하는 물질의 분비를 조절하고 조직 재생을 돕습니다. 치과에서는 원래 구내염이나 잇몸 염증 치료에 써 왔습니다. 치과에서 레이저를 쓰는 시도는 임플란트 주위염 치료에서도 있지만 그쪽은 잇몸 속 세균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고 여기서는 세균이 아니라 통증과 조직 반응 자체를 조절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다만 빛은 잇몸과 뼈를 통과하며 강도가 빠르게 줄어들어 치아뿌리 표면까지 정확히 얼마나 도달하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습니다. 교정 통증은 그동안 소염진통제로 다스리거나 며칠을 참는 수밖에 없었고 치아 이동 속도를 앞당길 뚜렷한 방법도 마땅치 않았습니다.

통증은 줄어들지만 쬐는 방식에 따라 갈린다

끊어서 쏘는 펄스형 레이저와 끊지 않고 쏘는 연속파 레이저를 파형으로 비교하고, 각각의 통증 감소 효과를 온도계 게이지로 나타낸 그림

막 브라켓을 붙인 환자들의 얼굴 한쪽에만 레이저를 쬐고 반대쪽은 가짜 치료를 한 뒤 비교한 임상시험에서는 레이저를 쬔 쪽의 통증이 반대쪽보다 뚜렷하게 낮았습니다. 같은 총 에너지를 다른 방식으로 나눠 쏜 네 그룹을 견주자 결과가 갈렸습니다. 펄스형 레이저를 초당 15회로 끊어 쏜 그룹이 연속으로 빛을 쏘는 반도체 레이저 그룹보다 통증이 사라지는 시간을 더 많이 줄였습니다. 여러 연구를 모아 다시 살펴본 검토에서도 통증을 줄이는 데 필요한 빛의 양은 치아 이동을 앞당기는 데 필요한 양보다 적었고 매일보다 하루씩 걸러 쬐는 쪽이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레이저라도 파장과 조사량, 쬐는 간격에 따라 통증 완화 효과가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치아 이동을 앞당기는 효과는 아직 작다

치아 이동 속도에 대한 근거는 더 조심스럽습니다. 최근 나온 한 종합분석은 그동안 쌓인 여러 문헌고찰과 원 연구를 모아 그중 편향 위험이 낮은 연구만 추려 다시 계산했습니다. 그 결과 레이저를 쓴 쪽 치아가 3개월 동안 평균 1mm가량 더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분석은 빛을 쬐면 교정용 미니나사 고정원이 더 안정적으로 고정된다는 보고도 함께 살폈지만 이 부분의 근거는 매우 약하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해 나온 다른 종합분석도 치아 이동이 빨라지는 경향을 확인했지만 근거의 확실성은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두 분석 모두 바탕이 된 개별 연구 대부분이 방법론적으로 신뢰도가 낮다고 지적하며 일상 진료에 일괄 적용을 권고할 근거는 아직 아니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이보다 앞서 나온 문헌고찰은 더 보수적이어서 브라켓을 붙인 뒤 치아가 가지런해지는 초기 단계의 기간이 평균 50일 줄었다는 결과 정도만 확인됐고 전체 치료 기간을 줄인다는 근거는 찾지 못했습니다. 한 소규모 임상시험에서는 LED 광생물변조를 쬔 그룹의 치아가 위약군보다 4주 동안 거의 두 배 빠르게 움직였고 잇몸이 붓는 부작용도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연구들을 함께 보면 광생물변조는 통증을 줄이는 효과가 비교적 꾸준히 재현되고 그 정도는 빛을 쬐는 방식에 좌우됩니다. 치아 이동을 앞당기는 효과는 최근에서야 수치로 확인됐지만 크기가 작고 근거의 질도 아직 낮아 연구진은 일상 진료에 일괄 적용을 권고할 근거가 아직 부족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