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대학교 화시구강병원 연구팀이 죽은 치아 신경 자리에 산소와 포도당을 오래 흘려보내는 소재를 개발했습니다. 2026년 발표된 이 연구는 이 소재를 넣은 동물 실험에서, 넣지 않은 대조군보다 치수(치아 신경 조직)와 비슷한 조직과 혈관이 더 많이 자라났다고 보고했습니다. 신경을 제거한 치아 안에 진짜 신경 조직을 다시 채우려는 재생 근관치료 분야가 오래 겪어 온 문제, 즉 좁은 뿌리관 속에서 이식한 세포가 영양을 공급받지 못해 죽는 문제를 소재로 풀어 보려는 시도입니다.
재생 근관치료가 오래 부딪힌 벽
근관치료는 치아 속 신경 조직인 치수가 되살아날 수 없을 만큼 손상되거나 치수괴사로 죽었을 때, 그 조직을 걷어내고 빈 공간을 재료로 채우는 치료입니다. 그런데 뿌리가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어린 영구치는 신경을 완전히 제거하면 뿌리 발육이 멈추고 벽이 얇아 부러지기 쉬워집니다. 이 문제를 피하려고 나온 것이 재생 근관치료입니다. 뿌리 끝을 일부러 자극해 피가 나게 하고 그 혈병을 발판 삼아 세포가 들어가 새 조직이 자라도록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치아 하나를 통째로 다시 자라게 하려는 항체 치료와 달리, 이 방식은 이미 있는 치아 안에서 신경 조직만 되살리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만들어진 혈병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최근 나온 한 종설은 이 방식으로 뿌리 끝 염증이 가라앉고 뿌리 발육이 이어지는 성과는 확인되지만 실제로 자라난 조직이 진짜 치수인지는 불확실하며 지금까지의 결과는 예측 가능한 치수 재생보다는 생물학적으로 도움을 받은 회복에 가깝다고 정리했습니다. 혈병 속으로 옮겨진 줄기세포나 주변에서 이동해 온 세포가 산소와 포도당이 부족한 환경에 놓이면 자리를 잡기도 전에 죽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산소와 포도당을 나눠 내보내는 이중 방출 구조
연구팀이 만든 소재는 폴리다이메틸실록세인(PDMS, 실리콘 계열 고분자)으로 만든 core-shell(속과 겉이 다른 재료로 이루어진) 구조입니다. 속에는 과산화칼슘을 넣어 물과 만나면 산소를 서서히 내놓게 했고 겉층에는 포도당을 담아 산소보다 더 오래 빠져나오게 설계했습니다. 그 결과 산소는 최대 40일, 포도당은 최대 29일 동안 방출이 이어졌습니다.
과산화칼슘은 산소를 낼 때 과산화수소도 함께 만들어 세포에 해로울 수 있는데, 연구팀은 소재를 통과하는 확산 속도를 조절해 이 부작용을 줄였습니다. 외부에서 효소를 더하지 않고도 재료의 구조만으로 방출 속도를 다스린 것입니다.

실험에서 확인된 조직 재생
세포 실험에서는 산소와 포도당을 모두 공급받은 치수줄기세포가 둘 중 하나만 받은 세포보다 더 잘 살아남고 더 잘 늘어났으며, 상아질을 만드는 세포로 분화하는 능력도 더 컸습니다. 유전자 발현 분석에서는 세포의 생존과 관련된 TNF-α/NF-κB 경로와 조직 재생에 관여하는 Wnt/β-catenin 경로에 변화가 나타나, 소재가 세포를 살리는 데 그치지 않고 재생과 관련된 신호까지 건드린다는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동물 실험에서는 이 소재를 넣은 쪽이 대조군보다 치수와 비슷한 조직과 혈관이 더 많이 자랐고 상아질을 만드는 세포의 표지 단백질인 DSPP 발현도 더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다음 단계는 사람 치아에 적용하는 일
이번 결과는 배양한 세포와 생쥐를 이용한 동물 실험 단계에서 나온 것으로, 사람의 좁고 구불구불한 실제 뿌리관에 넣었을 때도 같은 속도로 산소와 포도당이 나오는지, 오랜 기간 넣어 둬도 안전한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다만 이 연구는 재생 근관치료의 실패 원인으로 꾸준히 지목돼 온 문제, 즉 이식한 세포가 뿌리관 속에서 영양 부족으로 죽는 문제를, 자연적인 혈액 공급이 아니라 소재 자체가 산소와 영양을 대신 공급하는 방식으로 풀어 보려 했다는 점에서 기존 방식과 방향이 다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