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세균, 심장 조직에서 직접 확인됐다
치주염이 있으면 심근경색 위험이 커지고 치주염이 심할수록 심근경색 범위도 넓어진다는 상관관계는 이미 여러 조사에서 보고돼 있었습니다. 다만 잇몸 속 세균이 실제로 심장까지 가서 무엇을 하는지는 확인된 적이 없었습니다. 저장대학교·상하이교통대학교 의대 연구팀은 2025년 11월 국제학술지 '서큘레이션(Circulation)'에 발표한 연구에서 쥐의 잇몸을 실로 묶어 만드는 치주염 모델과 관상동맥을 묶어 만드는 심근경색 모델을 함께 적용해 이 경로를 직접 들여다봤습니다.
치주염만 만든 쥐, 치주염 환자의 잇몸 치태를 옮겨 심은 쥐, 두 조건을 겸한 쥐를 비교하자 두 조건이 겹친 쥐에서 심장 수축 기능이 가장 크게 떨어지고 심근 손상 부위도 가장 넓었습니다. 심장 조직의 세균 유전자를 분석하자 잇몸에서 늘어난 세균과 겹치는 세균이 심장 조직에서도 함께 검출됐고 심근경색을 일으키지 않은 쥐의 심장에서는 세균이 거의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이 가운데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 푸소박테리움 뉴클레아툼 등 5종을 추려 각각 배양해 심어 보니 이 세균들만으로도 심근경색이 똑같이 나빠졌습니다. 세균이 없는 무균 쥐에서는 잇몸을 묶어도 심장 기능이 나빠지지 않다가 이 5종을 넣은 뒤에야 같은 결과가 나타나, 세균 자체가 원인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손상된 혈관 틈으로 세균이 들어간다
세균이 어떻게 입에서 심장까지 이동하는지도 확인했습니다. 이 5종의 세균은 구강 상피세포와 혈관 내피세포를 배양한 접시에서 다른 세균보다 더 잘 들러붙고 더 깊이 파고들었으며 세포와 세포를 붙잡아 주는 접착 단백질(E·Ve-카드헤린)의 양을 줄여 세포 사이 틈을 벌렸습니다. 이 세균의 부착 단백질 유전자를 없앤 변이균은 같은 실험에서 틈을 벌리는 힘이 약해졌고 심장 기능도 덜 나빠졌습니다. 심근경색으로 혈관 투과성이 이미 높아진 상태와 잇몸 염증으로 벌어진 틈이 겹쳐야 세균이 혈류를 타고 심장까지 이를 수 있었던 셈입니다.
심장을 공격하는 것은 세균이 아니라 면역세포다
심장까지 간 세균이 심근을 직접 파괴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연구팀은 목 부위 림프절(구강이 배출하는 림프절)이 세균에 반응해 부어오르고 그 안에서 B세포, 그중에서도 염증 물질(인터루킨-6, 종양괴사인자-알파)을 만드는 B2세포가 크게 늘어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B2세포는 스핑고신-1-인산이라는 신호를 따라 림프절을 빠져나와 혈류를 타고 이동한 뒤 손상된 심장이 내보내는 신호 물질(CXCL13)을 따라 심장 조직으로 모여들었습니다. 림프절을 미리 제거하거나 B세포를 없앤 쥐, 이 이동 경로를 약물로 막은 쥐에서는 세균을 심어도 심근경색이 더 나빠지지 않았습니다. 세균 자체보다 세균이 불러들인 B2세포의 염증 반응이 심장 손상을 키우는 실질적인 원인이라는 뜻입니다.

심근경색 환자 72명에서도 같은 신호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심근경색 환자 72명을 치주염이 있는 36명과 없는 36명으로 나눠 비교했습니다. 치주염이 있는 그룹은 심장 박출률이 더 낮고 심부전 정도를 보여주는 혈중 BNP 수치가 더 높았습니다. 혈액에서는 염증성 B2세포와 CXCL13, 세균 성분(LPS) 수치가 함께 높게 나타나 쥐 실험에서 확인한 경로와 같은 방향의 신호가 사람에서도 관찰됐습니다. 다만 이 조사는 한 시점의 혈액을 비교한 것이라 원인과 결과의 순서까지 확인하지는 못했고 쥐의 급성 결찰 모델이 사람의 만성 치주염과 얼마나 같은지도 단정할 수 없습니다. 박테리오파지로 치주염 세균만 골라 죽이는 치료처럼 입안의 세균을 줄이려는 연구는 이어지고 있지만, 그 치료가 이번에 확인된 심장 침투 경로까지 막아 심근경색 예후를 바꾸는지는 아직 이번 연구로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