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주위염을 치료할 때는 먼저 표면에 붙은 세균을 없애고 그다음 염증으로 사라진 뼈와 혈관을 다시 자라게 해야 합니다. 중국 난징의대 연구팀이 2026년 4월 발표한 실험실 연구에서 전압을 33~46kV 사이에서 조절해 만든 플라즈마 활성수(PAW, 플라즈마로 활성화한 물)가 이 두 과제를 하나의 장치로 나눠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전압을 높이면 세균을 죽이는 쪽으로, 전압을 낮추면 혈관을 되살리는 쪽으로 같은 물의 성질이 바뀌었습니다.

전압 하나로 세균도 혈관도 다룬다

연구팀은 절연체를 사이에 두고 전기를 흘려 플라즈마를 만드는 유전체 장벽 방전 장치로 물을 처리해 플라즈마 활성수를 만들었습니다. 46킬로볼트(kV)로 30분 처리한 물에서는 치주염을 일으키는 세균인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가 100만분의 1 이하로(6-log) 줄었고 주사전자현미경과 공초점레이저현미경으로 본 여러 세균이 섞인 세균막도 구조가 무너졌습니다. 반대로 36kV로 15분 처리한 물에서는 세균을 줄이는 효과 대신 혈관 내피세포의 생존율이 대조군보다 18.5%p 높은 118.5%까지 올랐고 세포 이동과 혈관이 새로 자라날 때 나타나는 관 모양 구조 형성도 함께 늘었습니다.

임플란트 주변 단면에서 왼쪽은 세균이 흩어지는 모습, 오른쪽은 혈관이 뻗어나가는 모습을 나란히 보여주는 그림
임플란트 주위염에서 플라즈마 활성수가 전압에 따라 세균을 없애거나(왼쪽) 혈관을 자라게 하는(오른쪽) 두 가지 효과를 내는 개념을 설명하는 그림. AI 이미지

기체가 아니라 물에 담은 이유

임플란트 표면을 플라즈마로 처리하는 연구는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임플란트를 심기 전 표면을 콜드플라즈마로 쬐어 표면이 노화되며 쌓인 탄화수소를 없앤 연구에서는 기체를 마른 표면에 직접 쐈습니다. 이번 연구는 그 플라즈마를 물에 녹였습니다. 물에 담으면 이미 임플란트를 심은 뒤 주머니처럼 깊어진 염증 부위 안쪽까지 흘려 넣을 수 있고 고전압 처리와 저전압 처리를 치료 단계에 맞춰 순서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임플란트 주위염 치료에는 레이저나 광역동치료도 쓰이는데 그 효과를 두고는 오래된 연구와 최근 연구의 결과가 엇갈립니다. 전신 항생제 역시 치주낭 깊이를 0.1mm 줄이는 데 그쳐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는 메타분석 결과가 있습니다.

연구자가 실험실에서 플라즈마 발생 장치와 물이 든 비커를 다루는 모습
실험실에서 플라즈마 발생 장치로 물을 처리해 플라즈마 활성수를 만드는 장면을 설명하는 사진. AI 이미지

왜 혈관까지 다루려 하나

임플란트를 심은 사람 네 명 중 한 명은 시간이 지나며 그 주위에 염증이 생깁니다. 세균을 없애는 데만 그치면 염증으로 무너진 조직에 혈액이 충분히 돌지 못해 회복이 더뎌집니다. 치과 분야가 아닌 다른 액체 플라즈마 연구에서는 활성종이 혈관 내피세포의 산화질소 생성을 늘려 혈관이 새로 자라나는 신호를 켜는 것으로 설명된 적이 있는데 이번 연구의 저전압 효과도 비슷한 방향을 보였습니다.

세포·세균 단계, 사람까지는 멀다

이번 결과는 세균 배양액과 세포, 티타늄 표면을 이용한 실험실 연구입니다. 실제 임플란트 주위염 부위에는 침과 피, 복잡한 세균막이 섞여 있어 이번 실험과 같은 효과가 그대로 나타날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고전압 처리 뒤 저전압 처리로 넘어가는 순서를 사람의 염증 부위에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는지, 진료실에서 쓸 장비로 옮길 수 있는지도 남은 과제입니다. 같은 플라즈마 기술이 임플란트를 심기 전 표면 활성화에서는 이미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까지 간 것과 비교하면 이번 연구는 그보다 앞선 단계에 있습니다.

전압이라는 하나의 변수로 세균을 죽이는 모드와 혈관을 되살리는 모드를 오갈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가 실험실에서 보인 결과입니다. 세균 제거와 조직 재생이라는 서로 다른 두 과제를 따로 풀어야 했던 임플란트 주위염 치료에 같은 장치로 두 단계를 모두 다룰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