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그렌증후군이나 방사선 치료로 침샘이 망가지면 그동안은 남은 세포를 약으로 쥐어짜거나 인공타액으로 버티는 것이 거의 전부였습니다. 2026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아예 새 침샘 조직을 실험실에서 키워 이식하는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동물에서 뽑아낸 성분에 기대지 않고 배양한 사람 침샘 오가노이드(줄기세포를 입체로 키운 작은 조직 덩어리)를 쇼그렌증후군 쥐에 이식하자 줄어 있던 침 분비량이 늘었습니다.
마트리젤 없이 키운 침샘, 진짜 샘처럼 움직인다
침샘 오가노이드를 만들려면 성체 침샘에서 떼어낸 줄기세포를 배양액 속에서 입체로 자라게 해야 합니다. 그동안은 동물의 종양세포에서 뽑아낸 젤인 마트리젤을 발판으로 쓰는 경우가 많았는데 성분이 정확히 통제되지 않아 임상에 옮기기는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마트리젤 없이 성장인자 FGF10과 R-스폰딘1 그리고 항산화물질인 N-아세틸시스테인을 조합한, 성분이 정해진 배양액만으로 오가노이드를 키웠습니다. 이 세 성분 중 하나만 빼도 오가노이드가 만들어지는 비율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자란 오가노이드는 침을 만드는 선방세포와 침이 지나가는 도관세포, 도관을 감싸는 근상피세포까지 실제 침샘과 같은 구성을 갖췄습니다. 단일세포 유전자 분석에서는 줄기세포에 가까운 바닥세포가 도관세포나 선방세포 쪽으로 갈라지는 분화 경로도 확인됐습니다. 아세틸콜린 계열 자극제를 흘려 넣자 세포 안 칼슘 농도가 순간적으로 치솟았는데 이는 실제 침샘이 부교감신경 자극을 받아 침을 분비할 때 나타나는 반응과 같습니다.

쇼그렌증후군 쥐에 이식하니 침이 다시 흘렀다
연구팀은 이 오가노이드를 쇼그렌증후군 모델로 쓰이는 생쥐의 침샘에 직접 이식했습니다. 7주 뒤 자극했을 때 나오는 침의 양은 식염수만 주입한 쥐보다 뚜렷이 늘었고 물 통로 단백질인 아쿠아포린-5도 함께 늘어났습니다. 형광 표지로 추적하자 이식된 사람 세포가 쥐의 기존 도관 구조 안으로 파고들어 자리를 잡은 모습이 확인됐고 이식받은 쥐의 침에서는 사람에게서만 나오는 단백질이 93종 검출됐습니다. 세포가 살아서 자리만 잡은 것이 아니라 실제로 침 성분을 만들어 냈다는 뜻입니다.
방사선 후유증으로 침샘이 망가진 경우를 다룬 앞선 연구에서는 살아남은 도관세포에 물 통로 유전자만 심어 넣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그와 달리 아예 새 샘 조직을 통째로 만들어 넣는 쪽입니다.

콩팥에서도 샘 구조가 자랐지만 입으로 가는 길은 없다
연구팀은 오가노이드를 콩팥 표면 아래에도 심어 봤습니다. 자연스러운 침샘 환경이 전혀 없는 자리인데도 4주째부터 점액을 분비하는 샘 구조가 만들어졌고 8~12주가 지나자 혈관까지 자라 들어간 더 성숙한 조직으로 커졌습니다. 발생 초기 쥐의 침샘 결합조직을 함께 심었을 때는 선방세포 비중이 오가노이드만 심었을 때보다 뚜렷이 높아져 주변 조직의 신호가 성숙을 돕는다는 점도 드러났습니다.
다만 이렇게 만들어진 조직은 침을 만들어도 입안으로 내보낼 관이 없어 조직 안에 고이는 상태였습니다. 사람에게 옮기려면 이 저장 구조를 실제 침샘관과 이어 붙이는 단계가 남아 있고 지금까지의 결과는 모두 생쥐 실험이라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되는지는 다음 단계에서 가려야 합니다. 그래도 죽은 침샘 세포를 되살리는 대신 침샘 조직을 통째로 새로 만들어 넣는 방법이 동물실험 단계에서 침 분비 회복까지 보여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