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교정이 끝난 뒤 이가 다시 벌어지지 않게 지지하는 유지장치(흔히 '리테이너'라 부릅니다)에 온도 센서를 심어 실제 착용 시간을 초 단위로 기록하는 '스마트 리테이너'가 여러 나라 교정과에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이 기록을 모아 다시 분석한 결과 센서는 착용 시간을 정확하게 재는 데는 성공했지만 환자가 '재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고 해서 유지장치를 더 오래 끼우게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자백 대신 온도를 잰다
교정 치료가 끝나면 클리어 얼라이너로 이를 움직였든 브라켓으로 움직였든 상관없이 유지장치를 낍니다. 문제는 이 시기의 순응도를 지금까지는 환자의 말로만 확인해 왔다는 점입니다. "매일 끼고 잤어요"라는 대답과 실제 착용 시간 사이에는 흔히 차이가 있었습니다.
스마트 리테이너는 이 틈을 기술로 메웁니다. 리테이너 아크릴 안쪽에 작은 온도 센서를 심어 입 안에 있을 때와 밖에 있을 때의 온도 차이를 감지해 하루 착용 시간을 0.1시간 단위로 계산합니다. 처음 이틀간 연속으로 측정해 그 사람의 기준 온도를 잡아 둔 뒤 이후에는 병원에서 한 달 또는 석 달 간격으로 기록을 내려받는 방식입니다. 열다섯 건의 임상 연구를 모아 살펴본 결과 TheraMon, Smart Retainer, DentiTrac, Air Aid 같은 제품이 이런 방식으로 쓰이고 있었고 이 가운데 TheraMon이 측정 정확도와 사용 편의성에서 가장 앞섰습니다.

정확히 재도 성실해지지는 않았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여덟 편의 연구, 환자 439명의 자료를 합쳐 보니 센서로 착용 사실을 알리고 피드백을 준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 사이에 하루 평균 착용 시간 차이는 30분 안팎에 그쳤습니다. 그마저 연구마다 결과가 크게 엇갈려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라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환자가 자신이 감시받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는 잠깐 착용 시간이 늘었지만 문자나 알림으로 재촉하는 방식은 연구에 따라 효과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했습니다.
정확하게 재는 일과 환자가 실제로 더 성실하게 끼는 일은 서로 다른 문제였던 셈입니다. 다만 이 여덟 편 가운데 한 연구는 착용 시간이 길수록 이가 다시 틀어지는 재발이 줄었다는 결과를 남겼고 그 관계를 더 큰 규모로 들여다본 것이 다음 결과입니다.
하루 몇 시간 밑으로 떨어지면 다시 틀어질까
교정을 마친 환자 156명을 24개월 동안 추적하며 스마트 리테이너로 착용 시간을 잰 연구에서는 하루 평균 착용 시간이 첫해 11.6시간에서 둘째 해 8.9시간으로 줄었습니다. 이를 근거로 하루 12시간을 기준 삼아 나눠 보니 그 이상 낀 환자의 재발률은 15.4%였던 반면 그 밑으로 떨어진 환자는 50.0%까지 올라갔습니다. 통계적으로 재발과 가장 잘 갈리는 문턱값을 다시 계산하자 하루 12.4시간이 나왔는데 이 시간을 넘겨 낀 환자의 24개월 뒤 재발률은 16.8%, 못 미친 환자는 48.3%였습니다.
이 수치는 병원 한 곳에서 156명을 관찰한 연구 하나에서 나온 것이라 다른 병원이나 다른 인종에서도 같은 문턱값이 그대로 적용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착용 시간과 재발 사이의 관계 자체는 이 자료에서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이 데이터로 재발 위험을 미리 골라낸다
같은 연구팀은 이 착용 기록에 나이, 치료 난이도, 처음 부정교합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더해 인공지능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여러 알고리즘 가운데 랜덤포레스트라는 방식이 가장 정확했는데 실제로 재발한 환자 100명 중 90명 가까이를 미리 짚어냈고 재발하지 않을 환자 100명 가운데는 94명가량을 재발 위험군으로 잘못 분류하지 않았습니다. 이 모델이 가장 중요하게 본 요인은 다른 무엇보다 하루 착용 시간이었습니다. 다른 병원 환자 34명으로 다시 확인했을 때도 비슷한 성적이 나왔지만 아직 두 기관에서만 검증된 결과입니다.
리테이너에 센서를 심는 기술은 착용 여부를 둘러싼 환자와 병원 사이의 실랑이 자체는 없앴습니다. 다만 이번 결과가 말하는 것은 정확하게 재는 일과 환자가 그만큼 더 성실해지는 일이 함께 가지는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대신 그렇게 쌓인 기록은 이제 누가 재발 위험이 큰지를 치료 초기에 미리 골라내는 데 쓰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