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이 아프거나 입이 잘 안 벌어지는 턱관절 장애 환자에게 병원 치료와 함께 스마트폰 앱을 쓰게 했더니, 증상만 기록하는 가짜 앱을 쓴 환자보다 6주 뒤 통증 감소폭이 더 컸습니다. 한림대·서울대 공동 연구진이 국내 대학병원 두 곳에서 시행한 시험으로, 참가자와 효과 평가 연구진에게 앱 배정 정보를 가렸습니다. 소프트웨어 자체가 치료 효과를 내도록 설계해 의사가 처방하는 앱, 이른바 디지털치료제(DTx)가 턱관절 장애에서도 효과를 검증받은 사례입니다.
앱이 하는 일
턱관절 장애는 턱관절 안정장치(스플린트)나 물리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를 주로 쓰지만 진료실 밖에서 이를 악물거나 턱을 괴는 습관까지 계속 관리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연구진은 이 빈틈을 앱으로 메우려 했습니다. 이 시험에 쓰인 디지털치료제는 매일 접속하도록 설계된 처방형 앱(제품명 Clickless DTx TMD-01)입니다. 턱관절 장애에 관한 질환 교육, 턱을 부드럽게 움직이는 동작을 화면으로 따라 하게 하는 운동 가이드, 이를 악물거나 턱을 괴는 습관을 스스로 기록하는 습관 추적, 스트레스를 다루는 심리교육과 명상 안내, 그리고 입력한 기록을 바탕으로 돌려주는 피드백까지 여섯 가지 기능을 담았습니다.

비교군이 쓴 위약 앱은 화면 구성과 사용법은 똑같지만 통증 기록 기능만 있을 뿐 운동이나 교육 콘텐츠는 전혀 없었습니다. 두 앱의 외형을 비슷하게 구성하고 참가자와 효과 평가 연구진에게 배정 정보를 가렸습니다. 순응도와 이상반응을 추적한 연구 코디네이터는 배정 정보를 알고 있었습니다.
위약 앱과 비교한 결과
19~65세 턱관절 장애 환자 102명을 무작위 배정하고 두 그룹 모두 기존 치료와 함께 6주간 앱을 사용했습니다. 정해진 사용 기준과 평가를 충족한 93명(치료 앱 44명·위약 앱 49명)의 주분석에서, 통증 정도를 100mm 척도로 잰 점수가 디지털치료제 그룹에서 평균 33.64mm 줄어 위약 그룹의 9.86mm보다 뚜렷하게 크게 줄었습니다.

입이 벌어지는 최대 폭도 디지털치료제 그룹에서 평균 4.36mm 더 늘었고 턱 기능이 얼마나 불편한지를 묻는 설문 점수와 이를 악물거나 턱을 괴는 습관 점수도 디지털치료제 그룹에서 더 크게 개선됐습니다. 다만 불안·우울을 묻는 설문 점수는 두 그룹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무엇이 효과를 만들었나
같은 연구팀이 이어서 내놓은 후속 분석은 이 효과가 어디서 왔는지를 들여다봤습니다. 이를 악물거나 턱을 괴는 습관이 실제로 줄어든 환자일수록 통증 감소 폭이 컸고 탐색적 매개 분석에서는 통증 개선 효과의 약 29%를 습관 변화가 매개할 가능성이 제시됐습니다. 반면 앱을 얼마나 자주 켰는지 하는 접속 빈도 자체는 통증 감소와 뚜렷한 관련이 없었습니다. 이는 행동 변화와 통증 개선의 연관성을 살핀 가설 생성용 분석으로, 행동 변화가 통증을 줄인다는 인과관계를 확정한 결과는 아닙니다. 우울·불안 점수가 높았던 환자일수록 디지털치료제의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고 반응 자체는 6주보다 4주 시점에 이미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다른 접근과 비교하면
잠자는 동안의 진동 스플린트가 이갈이 지속시간을 줄이는 장치라면, 이번 디지털치료제는 깨어 있는 시간의 통증과 습관을 다루는 소프트웨어라는 점에서 다릅니다. 이번 시험이 보여준 것은 처방형 앱이 통증 완화제나 물리치료를 대체한다는 결론이 아닙니다. 이를 악물거나 턱을 괴는 것처럼 진료실 밖에서 계속 반복되는 습관을 앱이 대신 붙잡아 준다는 점입니다. 다만 이 결과는 국내 대학병원 두 곳에서 6주 동안 지켜본 것이어서 더 오래 썼을 때도 효과가 유지되는지 아직 나온 자료는 없습니다. 위약 앱을 쓴 그룹도 통증이 줄기는 했지만 실제 치료 콘텐츠가 담긴 앱을 쓴 그룹의 통증 감소폭이 그보다 훨씬 컸다는 것이 이번 시험의 핵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