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란저우대학교와 중국과학원 공동 연구팀이 귀에 꽂는 이어폰 모양의 센서로 턱관절(TMJ, 아래턱뼈와 머리뼈를 잇는 관절) 움직임 이상을 잡아내는 방법을 국제학술지 ACS Sensors에 발표했습니다. 턱관절장애는 증상 문진과 임상검사를 바탕으로 평가하고, 필요할 때 영상검사를 더합니다. 연구팀은 센서에서 수집한 신호를 인공지능 모델로 예비 분류해 91.7% 정확도를 보고했습니다. 이 수치는 일반 환자 진료에서의 확정 진단 성능을 뜻하지 않습니다.
귀 안쪽 벽이 눌리는 압력을 잰다
턱관절은 귀 바로 앞, 외이도(귓구멍에서 고막까지 이어지는 통로) 앞쪽 벽과 맞닿아 있습니다. 입을 벌리거나 음식을 씹을 때 아래턱뼈가 움직이면 그 압력이 외이도 앞벽에도 그대로 전달됩니다. 연구팀은 이 원리를 이용해 산화그래핀을 환원시켜 만든 다공성 소재(rGO 에어로젤)를 압저항 센서로 가공하고 이어폰처럼 귀에 꽂는 형태로 조립했습니다. 압저항 센서는 눌리는 압력의 세기에 따라 전기 저항이 달라지는 소재로 이 저항 변화를 측정해 압력의 크기와 속도를 숫자로 바꿉니다.
이 센서는 14.5파스칼(Pa)이라는 아주 작은 압력 변화까지 감지했습니다. 반응 속도는 0.064초로 빨랐고 1,000번 눌렀다 떼는 것을 반복해도 성능이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삼키거나 입을 벌리는 것 같은 미세한 얼굴 움직임까지 구분해 낼 만큼 민감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렇게 모은 신호를 지지벡터머신(SVM)이라는 인공지능 분류 모델에 학습시켜 정상적인 아래턱 움직임과 이상이 있는 움직임의 신호 패턴을 가려내게 했습니다.

촉진과 영상 검사를 대신할 수 있을까
턱관절장애를 확인하는 기존 방법은 치과의사가 손으로 관절 부위를 눌러 소리나 통증을 확인하는 촉진과 MRI나 콘빔 CT(턱뼈를 입체적으로 찍는 3차원 엑스레이 촬영)를 이용한 영상 검사였습니다. 촉진은 검사자의 손끝 감각에 의존해 사람마다 판단이 달라질 수 있고 콘빔 CT에는 방사선 노출이 있고, MRI는 전리방사선을 쓰지 않지만 비용과 검사 시간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턱관절 움직임을 기계로 잡아내려는 시도 자체는 새롭지 않습니다. 피부에 붙이는 마이크로 관절에서 나는 진동음을 기록하는 관절진동분석(JVA)이 1990년대부터 쓰였지만 2013년 나온 관련 연구 15편을 모은 검토에서는 진단 신뢰도를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번 센서는 소리 대신 외이도 벽이 눌리는 물리적 변형을 직접 재는 방식이라 접근 자체가 다릅니다. 연구팀은 정상적인 아래턱 움직임을 가진 사람과 이상이 있는 사람에게서 서로 다른 신호 패턴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결과는 임상 평가와 콘빔 CT로 관찰한 뼈 구조 소견과도 일치했습니다.
아직은 실험실 단계
이 연구는 소수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한 초기 단계 연구이고 진단을 확정하는 검사가 아니라 이상 여부를 먼저 걸러내는 선별 도구로 제안된 것입니다. 91.7%라는 정확도도 이번 연구에 참여한 인원 안에서 나온 수치라 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검증이 필요합니다.
턱관절 이상은 이를 가는 습관인 이갈이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동 스플린트로 이갈이 지속시간을 줄이려는 접근이 이미 갈고 있는 턱과 이를 직접 다루는 치료 쪽이라면 이번 기술은 턱관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먼저 가려내는 진단·선별 쪽에 가깝습니다.
촉진이나 영상 검사 없이 귀에 센서를 꽂는 것만으로 턱관절 움직임을 객관적인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입니다. 대량 생산이나 임상 현장 적용까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지만 진동을 듣는 방식 대신 압력 변형을 직접 재는 새로운 측정 원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