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투르쿠대 연구팀이 2026년 관련 임상시험 자료를 모아 다시 살펴본 결과 스스로 칫솔질하기 어려운 노인과 장애인에게서도 자일리톨 껌과 캔디가 치태, 치은염, 충치를 줄이는 효과를 냈습니다. 건강한 어린이와 성인을 대상으로 확인됐던 이 효과가 손으로 이를 닦기 힘든 두 집단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는지를 이 연구팀이 처음으로 모아 확인했습니다.

칫솔질이 어려운 사람들

나이가 들면 손 움직임이 둔해지고 인지 기능이 떨어지면서 칫솔질 자체가 힘들어집니다. 여러 약을 함께 먹는 고령자는 그 부작용으로 침이 마르는 구강건조증을 겪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적장애나 발달장애가 있는 사람도 손을 정교하게 움직이거나 칫솔질 순서를 익히는 데 어려움을 겪어 충치와 치주 질환의 위험이 건강한 사람보다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매체는 앞서 씹는 힘이 약해진 고령자를 위한 저작훈련기를 다룬 적이 있습니다(바이오피드백 저작훈련기가 껌 씹기 운동을 밀어내고 있다). 그 글이 다룬 것은 껌을 씹는 동작을 근육 훈련으로 바꾸는 장치였습니다. 이번 결과는 씹는 동작이 아니라 껌과 캔디에 든 자일리톨이라는 성분 자체가 구강 상태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봅니다.

설탕균을 굶기는 감미료

자일리톨은 설탕 대신 쓰는 다섯 개 탄소로 이뤄진 감미료입니다. 여섯 개 탄소로 이뤄진 소르비톨 같은 다른 감미료와 달리 입속 세균이 먹이로 쓰지 못합니다. 충치를 만드는 대표적인 균인 뮤탄스균(Streptococcus mutans)은 자일리톨을 분해하지 못해 자라는 속도가 느려지고 치태를 이에 붙이는 점액질도 줄어듭니다. 치태가 산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떨어뜨린다는 점도 자일리톨만의 특징으로 꼽힙니다. 삼킬 위험이 있거나 껌을 뱉어내는 방법을 익히기 어려운 사람에게는 껌보다 천천히 녹는 캔디나 정제가 더 안전하게 쓰였습니다.

설탕은 세균을 늘려 치태를 두껍게 만들고 자일리톨은 세균을 줄여 치태를 얇게 만드는 원리를 비교한 그림

치태와 잇몸, 충치까지 줄었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껌 씹기 연구에서는 치태 지수가 34~50% 줄었고 틀니에 남은 치태를 재는 지수는 60% 줄었습니다. 장애가 있는 학생들에게 자일리톨 캔디를 준 연구에서도 치태가 34% 줄어 캔디를 주지 않은 쪽의 18% 감소보다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치은염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도 노인 연구에서 20~22% 줄었고 장애 학생 연구에서는 33% 줄어 대조군의 14% 감소보다 컸습니다. 대조군과 견준 충치 예방 비율은 노인의 뿌리충치에서 81%, 쿠웨이트 장애 학생에서는 134%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태국의 장애 학생 연구에서는 젖니에서만 33%의 예방 효과가 있었고 영구치에서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는데 관찰 기간이 1년으로 짧았던 탓으로 보입니다.

노인 대상 연구에서 자일리톨 껌·캔디를 쓴 뒤 치태 34~50%, 치은염 20~22%, 뿌리충치 81%가 줄어든 것을 보여주는 막대그래프

뮤탄스균은 양에 따라 갈렸다

하루 한두 차례 낮은 양(1.2~2.8g)의 껌을 씹은 노인 연구에서는 뮤탄스균 수가 줄지 않았습니다. 반면 지적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하루 5.2~5.4g의 자일리톨이 든 고농도 캔디를 다섯 차례씩 준 연구에서는 치태와 침 속 뮤탄스균이 10배 넘게 줄었습니다. 연구팀은 하루 5~6g을 세 차례 이상 나눠 먹어야 뮤탄스균을 줄이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봤습니다. 최근 자일리톨의 혈중 농도와 심혈관계 위험을 연결한 연구가 논란이 됐지만 그 연구에서 문제가 된 것은 물에 탄 자일리톨 30g을 한 번에 마신 경우였습니다. 하루치를 나눠 씹는 껌·캔디와는 섭취 방식과 양이 달라 이번 결과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연구팀은 판단했습니다.

마른 입에도 도움이 됐다

구강건조증을 겪는 고령자에게서는 침 분비량의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평균 나이 85세인 요양시설 거주자들이 하루 두 차례 15분씩 자일리톨 껌을 씹은 12개월 연구에서는 자극 후 침 분비량이 0.8mL/분에서 1.6mL/분으로 늘어 정상 범위에 들어섰습니다. 같은 기간 입가장자리가 갈라지는 구각염과 틀니를 낀 자리가 붓고 빨개지는 틀니성 구내염을 겪는 비율도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대조군에서는 오히려 침 분비량이 줄었습니다.

이번 결과는 건강한 사람에게서 확인된 자일리톨의 효과가 손으로 이를 닦기 어려운 노인과 장애인에게도 비슷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처음으로 모아 보여줍니다. 치태와 치은염, 충치를 줄이는 효과의 근거는 비교적 뚜렷했고 침 분비를 늘리는 효과도 여러 연구에서 반복됐습니다. 다만 뮤탄스균을 줄이는 효과는 양이 충분할 때만 나타났고 이 주제를 다룬 연구 자체가 많지 않아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보다는 확실성이 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