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벵갈루루의 스타트업이 개의 후각과 인공지능을 결합해 암을 조기에 찾아내는 검사를 인도 전역에서 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스타트업 도그노시스(Dognosis)는 비글과 래브라도, 더치 셰퍼드 등 여러 견종의 개를 훈련시켜 사람의 날숨에서 암의 흔적을 감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환자가 마스크에 숨을 불어넣어 보낸 시료를 개가 맡으면 그때 나타나는 움직임과 호흡, 행동 변화를 센서와 인공지능이 분석해 암 여부를 가려냅니다. 영상 촬영이나 혈액검사, 조직검사 없이 이뤄지는 방식입니다.

탐지견의 코가 암을 가려낸다

공동창업자 아카시 쿨고드는 "인구 중에서 진단되지 않은 암 환자를 찾는 것은 건초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도그노시스는 2024년 프리시드 투자로 150만 달러(약 21억 원)를 유치했고 최근 추가 투자도 받았습니다.

센서가 달린 시료 용기 냄새를 맡는 비글과 컴퓨터 화면을 보는 연구원
탐지견이 시료 용기의 냄새를 맡고 연구원이 그 반응을 모니터로 분석하는 실험실 장면을 설명하는 사진. AI 이미지

국제학술지 저널오브클리니컬온콜로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실린 2상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유방암을 포함한 7개 암군, 20여 개 암종의 조기 암을 약 90% 민감도로 찾아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 수치가 구강암을 포함해 암종마다 어떻게 나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쿨고드는 훈련받지 않은 암종을 개가 구별해낸 사례도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도그노시스는 올해 4월부터 병원 10곳에서 약 1만 명을 모집하는 3상 임상시험에 들어갔습니다. 무증상 고위험군과 재발 위험이 있는 암 생존자가 대상이며, 양성으로 표시된 사람은 영상 검사와 조직검사 등 통상적인 후속 진료를 받게 됩니다.

인도 구강암 검진율은 1%대

도그노시스가 이 기술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인도의 암 검진 공백이 있습니다. 국제암연구기구(IARC)는 2024년 인도에서 새로 암 진단을 받은 환자가 150만 명, 사망자가 90만 명을 웃돈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75세 이전에 암에 걸릴 위험이 있는 인도인은 열 명 중 한 명꼴입니다.

암종별로는 유방암에 이어 입술과 구강 부위 암이 가장 흔했습니다. 그런데도 2019~2021년 조사에서 구강암 검진을 받아본 적이 있다고 답한 여성은 0.9%, 남성은 1.2%에 그쳤습니다.

도그노시스는 내년 인도에서 저렴한 가정용 다중암 선별검사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훈련견을 30마리로 늘리고 검사 소요 시간을 1주일로 줄여 연간 100만 건까지 처리하는 것이 목표이며, 2027년 말이나 2028년 초 미국 진출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방식을 시도하는 곳은 또 있습니다. 미국 뉴저지의 스팟잇얼리도 유사한 결과를 보고했지만 아직 상용화하지는 않았습니다.

뭄바이 타타메모리얼센터 암역학센터의 판카즈 차투르베디 부소장은 이런 신기술이 "기존 검진 체계를 보완해야지 대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은 사정이 다릅니다. 국가암검진사업이 검진 대상으로 삼는 암은 위암·간암·대장암·유방암·자궁경부암·폐암 6종으로, 구강암은 애초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국립암센터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23년 국내에서 새로 발생한 구강암은 930건으로 전체 암의 0.3%를 차지했고, 남성이 여성보다 1.8배 많았으며 6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습니다.

숨을 이용해 구강질환을 가려내려는 시도는 국내 연구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날숨으로 구강질환을 가려내는 나노센서 연구는 치주염은 잡아내도 충치는 놓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습니다. 도그노시스처럼 암까지 겨냥한 국내 시도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