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앞니에 크라운을 씌운 지 여러 해가 지났는데, 최근 거울을 보니 크라운 색깔이 예전과 달라 보이거나 크라운과 잇몸이 맞닿는 경계 부분이 전과 다르게 보인다는 고민입니다. 이대로 두어도 되는지, 크라운을 새로 교체해야 하는지 궁금해합니다.
짧은 답변
색이나 경계가 달라 보인다는 사실만으로 교체 여부가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변화가 왜 생겼는가입니다. 잇몸이 자연스럽게 내려가면서 원래 가려져 있던 경계가 드러난 경우라면 크라운 자체는 그대로일 수 있어 지켜보는 것으로 충분할 때가 많습니다. 반대로 크라운과 치아가 만나는 경계에 틈이 벌어지거나 턱처럼 튀어나온 부분이 생겨 그 자리에 치태가 쌓이고 다시 충치가 시작된 경우라면 방치할수록 범위가 넓어지므로 치과에서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결함이 좁은 범위면 그 부분만 다듬거나 보수해 해결되기도 하고 범위가 넓거나 잇몸 염증이 함께 진행 중이면 크라운을 들어내고 다시 만들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인지는 눈으로만 구별하기 어려워 경계와 잇몸, 방사선사진을 함께 봐야 가릴 수 있습니다.
왜 그런가요?
잇몸이 내려가 경계가 드러나는 경우
크라운과 치아가 만나는 경계(변연)는 원래 잇몸에 살짝 덮여 있도록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잇몸 자체가 치아 뿌리 방향으로 내려가는 치은퇴축이 일어나면 가려져 있던 경계가 그대로 드러나 보입니다. 이런 변화는 나이가 들면서 흔히 나타나며 세게 칫솔질하는 습관이나 잇몸뼈가 얇은 체질, 치주염으로 잇몸이 약해진 경우에도 더 잘 일어납니다.

문제는 크라운 경계가 잇몸 안쪽으로 너무 깊이 들어가 잇몸이 치아에 붙어 있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부착 공간(생물학적 폭경)을 침범했을 때입니다. 이 경우 그 부위가 계속 자극을 받아 염증이 이어지는데, 잇몸이 얇은 사람은 퇴축으로 나타나고 잇몸이 두꺼운 사람은 오히려 잇몸과 치아 사이 틈(치주낭)이 깊어지는 쪽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 겉모습만으로는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지켜보기보다 경계 위치 자체를 다시 잡아야 할 수 있습니다.
크라운 경계 자체에 결함이 생기는 경우
크라운과 치아 사이의 경계에는 아무리 정밀하게 만들어도 미세한 틈이 남는데, 이를 변연간극이라고 부릅니다. 어느 정도의 틈은 정상 범위로 보지만 시간이 지나며 합착제가 조금씩 녹아 나가면 이 틈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틈이 깊어지면 그 안에 치태가 쌓여도 칫솔질로 닦이지 않아 거무스름하거나 희뿌옇게 보이는 변색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경계 자체의 모양에 결함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계 부분이 치아 윤곽보다 튀어나오거나(돌출변연) 반대로 모자라게 마무리되어 단차나 벌어진 틈이 남는 경우로, 치과에서는 탐침 끝으로 경계를 훑어 이런 결함이 걸리는지 확인합니다. 어느 쪽이든 치실이 걸리거나 찢어지는 것으로 알아챌 수 있고 치태가 쌓이는 자리를 만들어 잇몸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며 그 아래쪽에 충치가 생기기 쉬운 환경을 만듭니다.
그 자리에 다시 충치가 생길 수 있습니다
경계 주변에 치태가 오래 쌓이면 그 자리에서 다시 충치가 시작될 수 있는데, 이를 이차우식이라고 합니다. 변연 틈이나 돌출된 부분, 결함이 있는 자리 주변에 치태가 쌓이면서 생기며 주위 법랑질이 희뿌옇게 변색되는 것으로 눈에 띄기도 합니다. 다만 겉보기 변색만으로 활동 중인 충치인지 진행이 멈춘 상태인지 구별하기는 어렵습니다. 치과에서는 탐침으로 눌러 보거나 교익 방사선사진으로 경계 아래쪽까지 함께 확인한 뒤 판단합니다.
국소 보수로 끝나는 경우와 전체 교체가 필요한 경우
확인 결과에 따라 대응은 달라집니다. 돌출된 변연처럼 결함이 작고 국소적이면 그 부분의 외형만 다듬거나 좁은 범위만 보수해 크라운 자체는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 변연 틈이 넓은 범위에 걸쳐 있거나 그 아래로 이차우식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 혹은 크라운 경계가 잇몸 부착 공간을 침범해 염증이 반복되는 경우라면 크라운을 들어내고 다시 만드는 쪽으로 판단합니다.
이때 알아 둘 점은 크라운을 교체하려면 기존 크라운을 잘라내 제거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치아를 추가로 다듬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교체는 국소 보수보다 치아 자체에 처치가 더 필요한 선택이므로, 결함의 범위와 잇몸 상태를 먼저 확인해 실제로 교체가 필요한 상황인지 가리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부착 공간을 침범한 경우에는 교체에 앞서 잇몸과 치조골을 수술로 조금 낮춰 치아가 드러나는 길이를 늘리는 치관연장술을 먼저 시행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비슷한 고민은 라미네이트가 깨지거나 잇몸이 내려갔을 때도 같은 틀로 판단합니다. 결함의 범위와 잇몸 상태를 함께 보고 국소 보수와 전체 교체 중 무엇이 맞는지를 정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