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앞니를 크라운으로 씌우기로 했는데, 크라운은 옆 치아와 색이나 모양이 달라 티가 난다는 이야기를 자주 봤습니다. 자연스러운 앞니 크라운을 만들려면 치과에서 실제로 무엇을 확인하고 준비하나요?
짧은 답변
앞니 크라운이 자연스러워 보이는지는 크라운의 재료 하나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기존 치아의 색, 주변 치아와 어울리는 형태, 잇몸 상태, 씹는 면이 맞물리는 관계(교합)를 함께 살펴 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는 재료를 고르는 과정 전체가 결과를 만듭니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건너뛰면 지금은 색이 맞아도 시간이 지나 잇몸선이 어색해지거나 가장자리가 드러나는 식으로 티가 날 수 있습니다.
왜 그런가요?
색: 치아가 마르기 전, 짧은 시간 안에 정합니다
크라운 색을 정하는 과정을 색조 선택이라고 합니다. 자연광이 드는 북향 창가나 색을 정확히 보여 주는 특수 조명(연색지수 90 이상의 치과용 형광등) 아래에서 진행합니다. 일반 조명 아래에서는 같은 치아도 다른 색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점도 중요합니다. 치아를 깎기 시작하면 표면이 마르면서 실제보다 밝게 보이므로 색은 치아가 촉촉한 상태에서, 50cm 거리를 두고 20~30초 이내에 결정합니다. 한 번 비교해서 보는 시간도 5초를 넘기지 않도록 짧게 여러 번 나누어 봅니다. 눈으로 보는 것 외에 분광광도계 같은 전자 측색 장비를 보조로 쓰기도 합니다.
색을 맞출 때 생각해 둘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새하얀 색을 기대해 먼저 앞니 두 개를 크라운으로 씌운 뒤 나중에 스스로 치아 미백을 한 사례에서, 자연치만 밝아지고 이미 만든 크라운은 상대적으로 어둡게 도드라져 보인 경우가 있습니다. 크라운 재료는 미백에 반응하지 않아 색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미백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면 미백을 먼저 마친 뒤 크라운 색을 정하는 편이 이런 어긋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형태: 깎기 전에 모형에서 먼저 만들어 봅니다
치아를 실제로 깎기 전에 진단 모형 위에서 최종 크라운의 형태를 미리 만들어 보는 과정을 진단 wax-up(진단 왁스업)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만든 모양을 실리콘으로 본떠 틀(실리콘 인덱스)을 만들고 그 틀에 임시 재료를 채워 입안에서 미리 씌워 보는 것을 진단 mock-up이라고 합니다.
이 단계는 두 가지 역할을 합니다. 하나는 상담입니다. 치아를 깎기 전에 완성될 모양을 미리 보여 주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실제로 깎아 내는 양을 줄이는 것입니다. 미리 정한 최종 형태를 기준으로 어느 부위를 얼마나 다듬을지 정하면 필요한 만큼만 법랑질을 삭제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크라운을 씌우기 위해 치아를 넓게 깎아내는 경우가 많았지만 접착 기술이 발전하면서 지금은 꼭 필요한 만큼만 최소한으로 삭제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치아를 깎는 양과 방향은 형태만 보고 정하지 않습니다. 치수(치아 신경)와 잇몸 상태, 씹을 때 위아래 치아가 맞물리는 교합 관계, 충치가 잘 생기는 정도까지 함께 살펴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잇몸: 시간이 지나도 가장자리가 드러나지 않으려면
크라운은 만들 당시에만 자연스러워 보이면 되는 것이 아니라 몇 년이 지나도 그 모습을 유지해야 합니다. 여기서 잇몸의 상태가 중요해집니다.
잇몸과 그 아래 치조골(잇몸뼈)의 두께와 형태를 치은 생체형(잇몸의 타고난 두께 유형)이라고 합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얇고 굴곡진 생체형은 치아 사이 접촉면이 좁고 치관이 삼각형에 가까우며 자극에 잇몸이 내려앉는 치은퇴축이 비교적 쉽게 일어납니다. 반대로 두껍고 평탄한 생체형은 치관이 사각형에 가깝고 접촉면이 넓으며 수복물 가장자리에 대한 저항성이 높지만 자극이 쌓이면 깊은 치주낭(잇몸과 치아 사이 틈이 깊어지는 상태)이 생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얇은 생체형이라면 크라운 가장자리 위치를 더 신중하게 잡아야 나중에 잇몸이 내려앉아 가장자리가 드러나는 상황을 줄일 수 있습니다.
크라운 가장자리가 놓이는 깊이 자체도 잇몸 건강과 연결됩니다. 잇몸 속에는 치아와 잇몸이 붙어 있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생리적 공간이 있는데 이를 생물학적 폭경이라고 합니다. 잇몸이 파인 곳(치은열구)의 바닥에서 잇몸뼈 꼭대기까지 이 부착 공간만 최소 2mm 정도이고 그 위로 치은열구 자체의 깊이도 더해지므로 크라운 가장자리는 잇몸뼈 꼭대기로부터 최소 3mm 이상 떨어진 위치에 놓여야 이 공간을 침범하지 않습니다. 가장자리가 이 공간을 침범하면 그 틈을 깨끗이 관리하기 어려워져 만성적인 잇몸 염증과 출혈로 이어질 수 있고 더 진행하면 잇몸뼈가 줄어들면서 잇몸이 내려앉아 가장자리가 드러나게 됩니다. 이미 침범이 있는 경우에는 크라운을 만들기 전에 잇몸과 잇몸뼈를 다듬어 가장자리를 놓을 공간을 넓히는 치관연장술 등을 먼저 검토합니다.
재료: 무엇으로 만드는지도 영향을 줍니다
앞니처럼 빛이 비쳐 보이는 부위에는 금속 뼈대가 없는 전부 도재관(금속 없이 도자기 재질로만 만든 크라운, 올세라믹 크라운)을 주로 씁니다. 금속을 안에 넣은 금속도재관보다 빛을 투과하는 정도가 자연치에 가까워 심미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강도는 금속도재관의 3분의 1에서 4분의 1 수준이어서 주로 앞니처럼 씹는 힘이 상대적으로 덜 걸리는 단일 치아 수복에 적합합니다. 어금니처럼 큰 힘을 받는 부위에는 지르코니아를 결합해 강도를 보강한 도재관을 쓰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