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신경치료를 마치고 크라운까지 씌웠는데 몇 주가 지나도 씹을 때 통증이 남아 있다는 고민입니다. 치료가 잘못된 것은 아닌지, 다시 신경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합니다.

짧은 답변

신경치료와 크라운을 마쳤다고 통증이 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치아 뿌리 끝 주변 조직이 아무는 데는 원래 시간이 걸리고, 두드렸을 때 아픈 반응도 신경 문제만으로 생기지 않습니다. 크라운이 씹히는 높이가 살짝 맞지 않거나 치아에 남아 있던 균열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치과에서는 통증이 남아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치료 실패나 재치료 필요성을 바로 정하지 않고 임상 증상과 방사선사진을 시간을 두고 함께 확인합니다.

왜 그런가요?

치근 끝 주변 조직이 아무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신경치료로 근관 안의 세균과 염증 물질을 제거하면 치아 뿌리 끝(치근단) 주변 조직으로 가던 염증 신호가 줄어들면서 회복이 시작됩니다. 이 과정에서 뼈와 잇몸 섬유조직을 새로 만드는 세포들이 늘어나 무너졌던 뼈가 새 뼈로 채워지고, 치아와 뼈를 이어 주는 치주인대(치아뿌리를 감싸는 섬유질 막)도 다시 붙습니다. 방사선사진에서는 뿌리 끝의 검은 부분(병소)이 점점 줄고 뼈 사이의 흰 선이 다시 이어지는 모습으로 이 과정이 확인됩니다. 다만 이 회복은 하루아침에 끝나지 않으며 완전히 아무는 데 6개월에서 1년 정도가 걸립니다. 뼈 대신 치밀한 섬유 조직으로 채워져 흉터처럼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치료를 마친 지 몇 주 안에 통증이 남아 있는 것은 이 회복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일 수 있습니다.

신경치료 후 뿌리 끝 병소가 치료 직후, 몇 개월 후, 6개월에서 1년 후에 걸쳐 점점 작아지다가 정상 뼈로 회복되는 과정을 3단계로 비교한 치아 단면 그림

두드렸을 때 아픈 것이 신경 문제만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치과에서 치아를 가볍게 두드려 보는 검사(타진 검사)는 치주인대에 염증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통증이 있다면 치주인대 염증을 의미하지만 이것이 치아 신경(치수)의 상태와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수복물을 씌운 뒤 씹히는 높이가 달라진 조기 접촉이나 치아 균열, 잇몸 가장자리의 염증만으로도 두드릴 때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치근단치주염(치아 뿌리 끝 주변 조직에 생기는 염증)처럼 신경 쪽 문제로 생기는 통증과 겉으로 드러나는 반응이 비슷해서 치과에서는 두드림 검사 하나만으로 원인을 정하지 않고 다른 검사를 함께 봅니다.

크라운이 씹히는 높이도 함께 봅니다

수복물을 새로 씌운 치아는 반대쪽 치아와 맞물리는 높이가 원래와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힘이 한 곳에 먼저 닿는 것을 조기 접촉이라고 하며 앞서 말한 대로 두드림 검사에서 통증을 일으키는 비근관성 원인 가운데 하나로 함께 살펴보는 항목입니다. 그래서 신경치료 자체는 잘 되었더라도 크라운이 씹히는 높이가 원인이 되어 통증이 남아 있을 수 있어 이 부분도 함께 확인합니다.

크라운을 씌운 아래쪽 치아와 위쪽 치아가 여러 지점에서 고르게 맞물려 힘이 분산되는 정상 교합과, 한 지점에서만 먼저 닿아 힘이 집중되는 조기 접촉을 나란히 비교한 단면 그림

치아에 남아 있던 균열도 살펴야 합니다

균열치는 치아에 완전히 부러지지 않은 금이 가 있는 상태로 씹을 때 순간적으로 찌릿한 통증을 일으킵니다. 근관치료를 하게 된 문제와 별개로 치아에 균열이 남아 있었다면 신경치료와 크라운을 마친 뒤에도 통증이 이어지거나 시간이 지나 다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두드림 검사에 유독 예민한 치아는 크라운으로 완전히 덮은 뒤에도 비가역적인 신경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되어 근관치료 전후로 증상이 나아지지 않을 때는 균열 여부를 함께 확인합니다. 진단에는 교두 하나하나에 힘을 줘 보는 검사가 흔히 쓰이는데, 어느 교두를 씹을 때 통증이 재현되는지를 통해 균열 부위를 좁혀 나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임상 증상과 방사선사진을 함께 지켜봅니다

근관치료가 잘 된 것으로 보려면 자발적인 통증과 두드리거나 눌렀을 때의 통증, 흔들림, 붓기가 없고 씹을 때도 불편감이 없어야 합니다. 방사선사진에서도 뿌리 끝의 병소가 줄고 뼈 사이 흰 선이 이어져야 합니다. 이 두 가지는 시간을 두고 여러 번 확인해야 판단할 수 있는 값이라 치료 직후나 몇 주 안의 통증만으로 실패를 단정하지 않습니다. 지켜본 뒤에도 통증이 줄지 않거나 방사선사진에서 병소가 그대로거나 커진다면 재감염이나 다른 원인을 다시 살펴보게 되며, 비슷한 상황에서 재치료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씹을 때의 뻐근함과 달리 밤에도 욱신거리는 통증이 계속되거나 잇몸이 붓고 열이 난다면 감염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 경과를 더 기다리지 말고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