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캐너 회사가 교정 교육기관을 인수했다
구강스캐너를 만드는 메디트(Medit)가 미국의 치과교정 전문 교육기관을 인수하며 투명교정장치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이 인수를 발판 삼아 글로벌 교정사업부(Global Orthodontic Business Division)라는 새 조직도 만들었습니다.
미국 치과 전문매체 오소돈틱프로덕츠온라인에 따르면 메디트는 지난 5월 7일 미국 자회사 메디트 USA를 통해 프로그레시브 오소돈틱스(Progressive Orthodontics) 인수를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새 사업부에는 치료 계획을 세우는 소프트웨어 메디트 오소돈틱 스위트(Medit Orthodontic Suite)와 얼라이너 제품이 함께 담겼고 현재는 미국에서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40년 넘게 이어진 프로그레시브 오소돈틱스는 진단과 힘의 작용, 치료 실행까지 실습으로 가르쳐 온 교육기관으로 60개국이 넘는 나라의 치과의사를 길러냈습니다.
스캐너 회사가 왜 교정으로 갔나
류한준 당시 메디트 대표는 이번 인수에 대해 교정 시장에 단순히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 시장을 다시 짜겠다는 뜻이라고 밝혔습니다. 메디트는 이미 지난해 9월 얼라이너 제품 메디트 얼라이너를 미국에 내놓은 상태였습니다. 치과의사가 구강스캐너로 찍은 데이터를 진료실에서 곧바로 시뮬레이션하고 설계까지 마치면 최대 일주일 안에 얼라이너를 받아볼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여기에 그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다룰 치과의사를 길러내는 교육 통로까지 갖춘 셈입니다.

인비절라인의 자리를 넘본다
메디트가 겨누는 자리는 투명교정장치 시장을 오래 이끌어 온 인비절라인입니다. 인비절라인을 만드는 얼라인 테크놀로지(Align Technology)는 최근 행동주의펀드의 이사회 개편 요구를 받아들였고 3D 프린팅 얼라이너의 도전까지 받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구강스캐너 시장을 선점한 메디트까지 가세하는 셈입니다. 메디트는 2018년 첫 구강스캐너를 내놓은 지 4년 만에 세계 시장 점유율 24%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고 2023년에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MBK Partners)가 2조 4,250억 원을 들여 지분 99.5%를 사들였습니다.
국내에는 아직 메디트 얼라이너의 출시 계획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메디트 구강스캐너는 이미 국내 여러 치과에서 표준 장비로 쓰이고 있고 국내에도 오스템임플란트의 매직얼라인처럼 투명교정장치 브랜드가 여럿 나와 있어 경쟁이 낯설지 않습니다. 메디트가 얼라이너까지 국내에 들여온다면 스캐너로 찍은 데이터가 그 자리에서 교정장치로 이어지는 치과를 국내에서도 만나게 될 수 있습니다.

